- 137 마리 누나와 조인식2023년 08월 23일 00시 06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수영복 동영상을 둘러싼 공방전이 끝난 이틀 후의 밤.
Mebius의 세계에 로그인하니 협상은 끝나 있었고, 이제는 조인식만 남아 있었다.
왕이 파견한 사절단에게 앞으로의 일정을 물어보니, 몇 시간 후에 조인식이 열린다고 한다.
하지만 그 장소는 리베르타를 대표하는 장소라는 애매한 설명이라서, 사절단원도 당황스러운 느낌이었다.
"상업국가에서 대표적인 장소라면 ...... 은행인가?"
"여전히 마레우스는 아이디어가 참 엉뚱하네."
안타까움을 넘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칸나 씨가 눈을 향한다.
"그렇게까지 심했나!?"
"카르디아와는 달리 왕정이 아닌 것 같으니~ 국회의사당 같은 곳이려나~"
만약 의원제를 취하고 있다면 이상하지 않겠지.
국가로 성립된 것을 생각하면, 뭔가 훌륭한 건물도 있을 것 같고.
그렇게 생각하며, 사절단과 함께 리베르타 측에서 준비한 마차를 타고 한참을 이동했다.
우리가 향하는 곳에 있는 건물은 확실히 대단했다.
다만 그 방향이 예상을 상회해서, 한 눈에 보아도 다들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돌을 깎아낸 석재를 높게 원형으로 쌓고서 아치형 입구를 여럿 갖춘 거대한 건축물, 그것은 바로 .......
"콜로세움?"
검투사들이 서로, 혹은 맹수와 싸우는 행사가 열리지는 오락시설이었나?
솔직히 조인식을 할 장소로 적합하지는 않은 것 같다.
카르디아의 사절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리베르타의 외교 담당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묻고 있다.
거기서 불온한 기운을 느낀 모양인지,
"뭔가 또 안 좋은 일이 벌어질 것 같아"
"마레우스짱의 말대로야. 그래도 공격당할 일은 없겠지만, 역시 노리는 건."
"마리아 씨겠네~"
"또 저인가요!?"
물 흐르듯 단언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불안해지잖아요.
예전에, 국가 간 교류를 하다 정말 안 좋은 일이 일어났다.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
"괜찮다, 마리아에게는 우리가 있으니."
"피욧!"
내 걱정을 덜어주려는 듯 길스가 힘차게 손바닥에 주먹을 치고, 벨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날개를 펼쳤다.
고마워, 두 사람 모두.
하지만 벨은 동그란 눈을 가늘게 해 봐야, 근엄함보다는 졸리게 보여서 흐뭇해지만.
"교주님께 해를 끼치는 일은 저희가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안심하시길!"
말 자체는 믿음직스럽지만, 그 눈은 길스를 응시하고 있다.
"......"
"......"
침묵으로 계속되는 노려보기.
왜, 무슨 일로 신경전을 하는 걸까?
상황적으로는, 불안해하는 내가 있는데도?
뭐,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끝나게 되었으니 그나마 나아졌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투기장 정문에서 마차를 세우고 내려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새하얀 카펫이 쭉 뻗어 있다.
보통 의전에 쓰이는 카펫이라고 하면 붉은색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리베르타에서는 고귀한 색이 흰색일지도 모른다.
시내 곳곳을 둘러봐도 하얀 건물일수록 더 훌륭한 건물들이었고.
그 카펫이 끝나는 곳에는, 넓은 테이블과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놓여 있다.
우리를 맞이한 것은 각각 흰색, 검은색, 회색 옷을 입은 세 사람과, 뒤에 대기하고 있는 호위병으로 보이는 사람들.
반대로 말하면 그게 끝이며, 이 넓은 경기장에 관객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원래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인데, 이렇게 인기척이 없으면 미안함 비슷한 죄책감을 느낀다.
자리에 앉기 전, 여기까지 안내해 준 리베르타 직원이 우리를 소개했다.
이에 화답하듯, 하얀 간두라 스타일의 옷을 입은 초로의 통통한 체격의 남자가 입을 연다.
"먼 길을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리베르타 대표, 3상(三商)중 하나인 샤헬 벤입니다."
"3상 중 하나, 샤헬 헤렐입니다."
"마찬가지로, 샤헬 사할입니다"
다들 샤헬 씨구나 ...... 남매인가?
벤 씨의 다음으로 인사를 건넨 사람은 아바야처럼 생긴, 간두라보다 여유로운 검은색 옷을 입고 있다.
그런 옷차림에서도 알 수 있는 날씬한 몸매에, 잘 들리는 목소리.
중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성의 피부 노출이 금지된 것은 아닌 모양이라서, 두툼한 입술과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인 이국적인 미인이었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건넨 사람은 3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중후한 체격의 남자.
앞의 두 사람의 말투에게서는 왕과 같은 위엄이 느껴졌다.
하지만 사하르 씨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차분했다.
"그쪽이 카르디아 국왕의 대리인인, 마리아 공입니까. 그 레기오스의 여제에게 한 방 먹였다고 들었을 때는, 이토록 귀여운 분일 줄은 몰랐습니다 그려."
"딱히 한 방 먹인 것은 아니지만요 ......"
직접 싸운 것도 아니고, 나 혼자 싸웠다면 순식간에 쓰러졌을 것이다.
그런데도, 길스와 뒤에 있는 교도들은 '잘 알고 있잖아'라고 말하듯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리베르타를 대표하는 분에게 그런 태도는 좀 그래.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자, 루레트 씨가 길스의 발을 밟고 칸나 씨가 그레이엄의 옆구리에 팔꿈치를 먹였다.
길스는 '음, 미안'하는 정도였지만, 그레이엄 씨는 몸이 ㄱ자 모양으로 휘어졌다.
옆에서의 충격으로 ㄱ자 모양이 되었다니, 대체 얼마나 충격이 컸던 것일까.
예전에 마레우스 씨의 실언에 주먹을 날린 것도 그렇고, 칸나 씨는 정말로 성직자 계열의 직업일까 .......
지팡이 대신에 건틀릿이나 통파를 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일련의 행태를 보고 어느 쪽이 불경스러운가 의구심을 품는 나와는 달리, 조인식은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조인식에서 맺을 조약과 관세에 대해서는 이미 카르디아에서 온 사절단 사람들이 조율을 마쳤다.
지금은 마지막 확인으로서, 상대방에게 전달할 문장에 문제가 없는지 서로 꼼꼼히 읽어보고 있다.
확인이 끝나면, 먼저 내 앞에 카르디아 측에서 쓴 조약의 양피지가 놓인다.
미리 배운 대로 임금님의 이름을 기재하고, 그 아래에 내 이름과 대리인임을 단서로 적는다.
원래 양피지에 쓴 잉크는 마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금방 마른다.
메마른 그것을 교환하고, 이번에는 서로 소리 내어 읽는다.
최종적으로 조문으로서 남는 것이니, 만약을 대비하는 느낌이다.
소리 내어 읽고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후, 리베르타 측에서 서명한 양피지에 나는 똑같이 임금님과 내 이름을 기재했다.
서로가 서명을 마치면, 대리인으로서 맡은 역할을 무사히 끝내게 된다.
이제 악수만 하면 조인식은 끝.......인줄 알았는데
악수를 마친 후, 우리는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되었다.728x90'SF, VR > 게임 초보자 마리 누나랑 가는 VRMMO 한가로운? 체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39 마리 누나와 불가사의한 싸움(1) (0) 2023.08.23 138 마리 누나와 생각지도 못한 제안 (0) 2023.08.23 136 마리 누나와 동생들에게 전하는 바다 (0) 2023.08.22 135 마리 누나와 이국에서 이어지는 인연 (0) 2023.08.21 134 마리 누나와 늘어나는 의문 (0) 2023.08.21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