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4 마리 누나와 늘어나는 의문2023년 08월 21일 23시 18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는 것이 실례라는 것을 알지만, 완전히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나는 무심코 말을 꺼냈다.
"저기, 그건 저도 물어보고 싶을 정도인데요 ......"
흔들리는 배 위에서, 그에 맞추는 것처럼.
"보시다시피 낮잠이다. 바닷바람과 파도소리가 너무 좋아서 말이지."
여유로운 대답이 돌아온다.
"사버린 술을 손에 들고 놀다가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이왕이면 배 위에서 파도에 흔들리면서 마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가볍게 한 잔 하려다 너무 많이 마셔버려서 잠이 들었든 모양이다."
그는 미안한 표정이 전혀 없이 유쾌하게 웃었다.
이 장소가 기분 좋다는 것은 알겠지만, 참말로 자유롭다.
약간은 어이없어하며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그래서, 아가씨는 뭘 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다시 한번 물었다.
"저는 ......"
나도 모르게 말문이 막혔다.
길을 잃고 여기까지 왔다는 말은 부끄러워서 할 수가 없다.
더군다나 상대는 처음 보는 사람인데 ...... 아니, 아는 사람이라도 마찬가지인가.
"내가 바다를 보고 싶다고 했다."
"길스 ......"
나를 감싸주려는 듯 길스가 대답해 주었다.
그 배려에 감동을 느끼고 있자,
"산책에 열중이었던 마리아가 길을 잃은 것은 결코 아니다."
"길스 ............"
정확한 폭로에, 감동이 날아간다.
정답을 말해줘서 고마워.
다만, 그렇게까지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은걸?
사실이기 때문에 부정할 수는 없지만.
"열중, 열중이라 ......"
짧은 말을 반복하는 아저씨는, 어쩐지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얼굴에는 미소가 없었고, 말을 천천히 음미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저씨는 입을 벌리며 웃었다.
"크하하하하하! 인생은 즐기는 자가 이긴다고 하니, 열중할 때가 있는 게 좋은 거라고! 작은 아가씨!!!"
"작은은 필요 없어요! 그리고 저는 아가씨도 아니니까요!"
이미 스무 살을 훌쩍 넘겼는데 ...... 나이로 따지면.
마음속에서 따지는 버릇이 자연스러워진 것을 깨닫고, 나는 남몰래 고개를 숙였다.
"그거 실례했구만, 아가씨."
"실례라고 생각하시면 반복하지 마세요! 그......"
분명히 재미 삼아 놀리는 말이라서 다시 한번 항의를 하려고 했지만,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 그만 멈춰버렸다.
그것을 눈치챘는지, 그는 계속 말하라는 듯이 대답했다.
"제이드다. 대낮부터 술 마시고 누워있는 아저씨치고는 좋은 이름이지?"
"그걸 스스로 말하는 건가요......"
은근히 피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도무지 말을 걸기가 어렵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꺼려지는 손님이 있었지만, 그때 하고도 조금 다르다.
그때는 남의 말을 듣지 않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람이라서, 힘들다기보다는 상대하는 게 피곤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 분은 그렇지 않다.
반복적으로 아가씨라고 불러도, 거기에 악의가 느껴지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꺼림칙한 느낌에, 나는 당황스러웠다.
그때, 부두의 가장자리에서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으리가 부르신다, 제이드!"
뒤돌아보니 거기에는 갈색빛 피부와 짙은 얼굴의 남성이 서 있었고,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내게 다가왔다.
언뜻 보기에 요슈아 씨와 닮은 얼굴형인 것 같다.
아니, 오히려 닮았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나가려면 누군가에게 한 마디 하라고 그토록 말했잖아. 그런데도 너는."
"개진지한 부분은 형제가 똑같구만. 그렇게 빠릿하게 굴다가는 대머리가 된다?"
"누구 탓인데! 그리고 머리숱은 너보다 더 많다고!!"
"흘려들을 수 없겠는데, 그거 ...... 있냐?"
"아니, 거기서 저한테 물어보셔도 ......"
갑작스러운 질문과, 사실을 말해도 되느냐는 이중적인 의미에서 입이 무거워진다.
하지만 그 간격만으로도 제이드 씨에게는 충분히 전달이 된 모양이다.
"훗.............시간이란 잔인하지, 아가씨."
제이드 씨가 아련해진 듯한 눈을 수면 위로 향하고서, 거기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
"음, 아직 멀었는데요?"
"...... 아가씨. 위로하는 말이 때로는 침묵보다 효과적일 때가 있지. 중요한 일이니 기억해 두도록 해. 아저씨와의 약속이다?"
말문이 막히면 말을 걸고, 입을 열면 꼬치꼬치 캐묻는다.
어떡하지, 정말 귀찮고 성가셔.......
이제 그만 이 자리를 떠나려고 하는데, 제이드 씨가 서둘러 일어서더니 배에서 뛰어 부두에 내려섰다.
착륙할 때, 요슈아 씨와의 만남에서 들었던 '삐걱'하는 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란 나는 제이드의 발목을 보고 조금 놀랐다.
"족쇄와, 쇠사슬 ......"
"응? 아, 아가씨에게는 조금 자극이 강한 물건이었나 보구나. 별 것 아닌 아저씨는, 별 것 아닌 노예였다는 거다."
노예라는 단어의 어감과, 그렇게 안 보이는 자유로움에 당황하고 있자, 한 손을 휘저으면서 제이드 씨는 자리를 떠났다.
떠날 때에,
"나중에 보자, 아가씨"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서 .......728x90'SF, VR > 게임 초보자 마리 누나랑 가는 VRMMO 한가로운? 체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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