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8 마리 누나와 생각지도 못한 제안
    2023년 08월 23일 19시 15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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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 식을 마치면 조금은 허전하지 않겠습니까. 괜찮으시다면, 리베르타가 자랑하는 여흥 공연을 한 번 봐주셨으면 합니다."



     벤 씨가 말을 마치자마자 서쪽의 거대한 철창이 열리더니 안에서 굵은 쇠사슬에 묶인 거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몸길이는 5미터가 훌쩍 넘고, 다리에 비해 팔이 두 배 가까이는 굵다.



     하지만 가장 기괴한 것은 눈이다.



     눈이 있는 것은 정상이지만, 너무 많은 것이 문제다.



     얼굴만이 아니라 팔다리와 몸통에도 무수히 많은 눈이 존재하며, 그것이 무늬가 아니라는 것을 과시하듯 개별적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네메시스도 기괴한 모습이었지만, 이쪽의 체격이 사람에 가까운 만큼 위화감이 ...... 아니, 솔직히 말해서 좀 징그럽다.

     

     좀 기분 나쁘다 .......



     입을 꾹 다물고 참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그레이엄 씨도 같은 동작을 하고 있었다.



     다만 나와는 달리 그 표정이 험상궂다.



    "설마, 저 녀석이 왜 이런 곳에."



    "어라, 뭔가 알고 있어? 그레이엄쨩."



     칸나 씨도 본 적이 없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예전에 여러분과 함께 갔던 '대마의 수해'를 기억하십니까?"



    "마리아의 레벨업을 했던 곳이지. 나는 몬스터를 적당히 끌어모으는 역할로 참여했지만, 정작 루레트의 공격을 견디느라 바빴던 기억이."



     아련한 눈을 하는 마레우스 씨.



    "그때는 정말 힘들었어~"



    "실감을 담아서 하는 말은 그게 아니라고!"



     약간의 울음이 섞인 외침에서 마레우스 씨의 진심이 엿보인다. 



     그때는 몬스터의 공격보다 가끔씩 날아오는 루레트 씨의 공격이 훨씬 더 강렬했다.



     그리고 나는, 어떤 사실을 알고 있다.



     본래는 적이어야 할 몬스터가, 루레트 씨의 공격을 받고 눈물을 흘리는 마레우스 씨를 보더니 슬며시 공격의 기세를 늦추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런 모습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고 있자, 다음 순간 그 몬스터는 루레트 씨의 발길질에 쓰러져 있었다.



     아마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몬스터가 죽기 직전의 눈빛은 마레우스 씨를 향해 '강하게 살아가라'고 말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도 말씀드렸지만, 수해의 안쪽에는 저희 유성교단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도전해도 죽어서 돌아올 정도로 강력한 몬스터가 있었습니다. 그중 한 마리가, 바로 지금 눈앞에 있는 거인입니다. 이름은 아르고스라고 합니다."



    "아르고스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백 개의 눈을 가진 거인 말이지? 사각지대가 없다고 하던데, 저걸 보니 납득이 가."



     확실히 온몸에 눈이 저렇게 많으면 기습을 하려고 해도 다 감지되겠지.



    "예. 게다가 저 눈이 대단해서, 보는 사람에게 상태 이상을 일으킵니다. 게다가 방어력도 높아서 원거리에서 자잘하게 깎아내어 어떻게든 쓰러뜨릴 수 있었던 ...... 그것이 아르고스입니다."



     강력한 몬스터를 동시에 여러 마리 상대해야 했던 탓도 있지만, 가장 까다로웠던 것은 아르고스였다고 한다.



    "하지만 콜로세움에서 쇠사슬에 묶인 몬스터를 상대를 한다면 ......"



     무언가를 눈치챈 마레우스 씨가, 동쪽의 철창으로 눈을 돌린 직후.



     그쪽의 철창도 열리고, 그 안에서 한 남자가 나왔다.



    "어?"



     나타난 사람을 보고 나는 무심코 놀란 목소리를 냈다.



     거기에는 부두에서 만났던 그 제이드 씨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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