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0 마리 누나와 바다와 돌아온 평온(2)
    2023년 08월 21일 20시 54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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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이 안정되고 길스도 모래 위에 서는 것에 익숙해졌을 때, 나는 몸을 굽혀 천천히 바다에 몸을 담가 보았다.



     기어 올라오는 듯한 냉기가 느껴지는 것은 잠시뿐.



     몸과 바다의 온도 차이는 금방 사라져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다.



     그대로 팔다리를 뻗어 과감히 누워 힘을 빼자, 몸이 저절로 떠올랐다.



    "와우, 대단해 ......"



     루레트 씨가 만든 수영복은,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여러 가지 장비 특성이 붙어 있다.



     그중에 부력을 높여주는 것이 있는데, 덕분에 수영을 못 하는 나도 이렇게 물에 뜰 수 있다.



     잔잔한 파도에 몸을 맡기고 흔들리고 있으면 마치 요람 바구니에 들어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눈을 뜨면, 시야 가득 펼쳐진 푸른 하늘.



     기쁨과는 또 다른, 왠지 모르게 울고 싶을 정도의 해방감.



    "대단해 ......"



     자연스레 튀어나온 이 말이 무엇에 대한 말인지 나도 모르겠다.



     그저 하늘을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이 느낌은, Mebius의 세계에 오지 않았다면 맛볼 수 없었을 것이다.



     후후, 이건 동생들에게도 보고해야겠네.



     이것저것 물어볼 것 같은 동생들을 떠올리며 소리 없이 웃고 있자, 옆에서 '첨벙~'하는 소리와 함께 물보라가 튀는 듯한 파도가 덮쳤다.



    "콜록, 콜록."



     생각지도 못한 바닷물의 짠맛을 맛보며, 젖은 앞머리를 쓸어 올리고는 범인인 길스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길~스~?"



    "자, 잠깐만! 나도 마리아와 같은 짓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잘 안 되어서!!!"



     결백을 증명이라도 하듯, 길스가 그 자리에서 힘차게 등을 대며 쓰러진다.



     기세 좋게 넘어지면 주변에 피해만 주잖아 .......



     나는 또 한 번 커다란 파도를 맞았지만, 미리 벨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2차 피해는 면할 수 있었다.



     참고로 길스는 바닷속에 가라앉은 채로 떠오르지 않았다.



     길스의 몸무게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바닷새가 시야에 들어오고 그 모습이 점점 작아질 무렵, '쾅'하는 소리와 함께 길스가 일어났다.



    "이제 믿어줬겠지!"



     그래, 길스가 진지하게 말하는 건 알겠는데, 헛도는 느낌이 너무 심하다.



     어떡하지, 원래 화를 낼 생각은 없었지만, 괜찮다고 말해도 풀이 죽을 것 같은데.......



     고민 끝에 나는 양손에 바닷물을 떠서 길스에게 뿌려주었다.



    "이렇게 서로 싸우며 노는 것이 바다의 정석이라고 하더라."



     바다에서 놀아본 것은 처음이지만, 보고 들은 것에는 이런 장면이 자주 그려져 있었다.



     바다에 가면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



     처음엔 어리둥절해하던 길스였지만, 내가 정말 즐거워하는 것을 알아챘는지 반격을 해주었다.



     즐거워하며, 온 힘을 다하여.



     그 결과, 물보라라고 할 수 없는 물벽이 밀려온 바람에 나는 벨과 함께 쓸려 내려갔다.



     길스가 [꼭두각시 시종] 상태라서 STR이 올라간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어.



     꽤 떨어진 곳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자, 조급한 표정으로 길스가 이쪽으로 오려고 하는 게 보였다.



     그런데 거기서 가로막는 사람들이 ...... 그래봐야 이 사람들밖에 없지만.



    "교주님한테 이 얼마나 부러 ......못된 짓을 하다니!"



    "그래, 장난치는 것만으로도 포상 ...... 고마운 일인데, 용서할 수 없어."



    "우리가 바다에서 노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마."



     왠지 비슷한 대화가 이전에도 있었던 것 같은 ...... 윽, 더 이상은 생각하지 말라고 내 안의 내가 소리를 지른다.



     나는 벨과 함께 그 자리를 떠나 루레트 씨 옆의 비치 체어에 드러누웠다.



     곧이어 물보라가 아닌 물기둥이 솟아오르자, 맑은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 예전에 마키가 보여줬던, 고양이와 쥐가 나오는 오래된 애니메이션 노래에 딱 맞는 대사가 있다.



    "모두들 사이좋게 싸우렴?"



     멀리서 따스한 눈길로 지켜보는 나에게, 루레트 씨가 야자열매 주스를 건네주었다.



     약간 미숙한 느낌이 들었지만, 부드러운 단맛이 나는 주스는 매우 맛있어서, 나는 한가로운 시간을 만끽했다.



     오랜만에 평온이 돌아왔다고 할까, 부활한 느낌이다!



     ............ 어라? 설마 이게 플래그가 되거나 하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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