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0 마리 누나와 바다와 돌아온 평온(1)2023년 08월 21일 20시 53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학교...... 수영복에 얽힌 여러 가지 충격.
시간이 지나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던 나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바다에서 놀기로 했다.
"가자 길스, 벨"
"......"
"피욧!"
벨은 활기차게 대답해 주었지만, 여전히 내 쪽을 향하지 않은 채 굳어버린 길스.
길스는 사각팬티의 길이를 늘인 듯한 회색 수영복을 입고 있다.
세 명이 만든 그 몸은 균형이 잡혀 있고, 바닷바람을 맞은 은빛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다.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거리를 걷다 보면 모델이라고 생각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 길스의 풋풋한 반응에, 나는 빙그레 웃으며 손을 잡고서 나무 그늘에서 뛰어나와 바다로 향했다.
길스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나는 길스를 억지로 데리고 나가는 건 불가능하니까.
발바닥에 느껴지는 대낮의 모래가 뜨거워서, 서둘러 파도치는 해변으로 향한다.
입자가 고운 백사장에 발이 빠질 것 같았지만, 바닷물을 빨아들여 색이 변할 즈음에는 제대로 발을 디딜 수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는 파도에 반사된 햇살이 눈부시게 춤을 추고 있다.
바닷물은 탁하지 않고,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맑다.
파도 끝에 다다르자, 밀려왔다 돌아가는 파도가 발밑을 훑고 지나간다.
바닷물은 미지근한 물보다 조금 차가운 정도일까?
하지만 내리쬐는 햇볕이 몸을 따뜻하게 해 줘서 딱 좋게 느껴진다.
파도가 물러갈 때, 발밑 부분만 남기고 주변의 모래가 흘러간다.
간지럽기도 하고, 짜릿하기도 한 묘한 느낌.
조금은 버릇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자,
"으아앗!"
옆에서 길스가 균형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길스의 골격에는 튼튼한 금속이 사용된 것 같아서, 무게 때문에 모래에 가라앉을지도 모르겠다.
몸을 받쳐주고 싶지만, STR이 바닥인 나는 다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
길스한테만 【모이라의 가호사】에서 【꼭두각시 시종】과 【전조】로 바꾸니 움직임이 좋아지고 안정되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자, 무언가를 잊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였더라...... 앗, 벨?"
제위치가 된 길스의 어깨에, 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급히 찾아보니, 바다 위를 떠다니고 있었다.
길스가 균형을 잡기 위해 애를 쓰던 때 떨어졌나 보다.
걱정이 되었지만, 둥둥 떠다니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흐뭇해하자, 나를 발견한 벨이 날개를 활짝 펴고 기뻐했다.
"귀여워."
내가 손을 흔들며 화답하자 벨도 울음소리로 화답했다.
울음소리도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자, 그 목소리가 점점 더 멀리, 멀리 ...... 멀리 .............
"앗 흘러가고 있어!? 길스!!!"
"그래!"
길스에게 말을 걸자, 즉시 달려가려다 안면부터 쓰러졌다.
엄청난 양의 물보라를 날려서, 옆에 있던 나는 흠뻑 젖었다.
일어난 길스는 나를 보고 몇 번이고 사과를 했지만,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은데.
그런 것보다 빨리 벨을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에, 바닷물의 저항도 아랑곳하지 않고 얕은 물속을 질주하다가 중간에 멋진 다이빙을 보여주는 인물이.
"여기선 나에게 맡겨!!"
칸나 씨였다.
뛰어들 때, 꽉 끼는 파레오로 다리를 숨겨서 순간 인어처럼 보였지만 ......
"수영은 접영이 최고야! 왜냐면 나비(蝶)인걸! 화려한 나와 잘 어울려!!"
그 수영은 빨라서, 확실히 칸나 씨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다만 두 팔을 벌리고 달려드는 ......이 아니고, 뛰어드는 ......도 아닌, 힘차게 헤엄치며 다가가는 모습은 무언가를 연상케 한다.
뭐지 ...... 아, 그거다, 상어 영화.
사실, 벨을 도와주려던 교단 사람들도 접근하는 칸나 씨의 모습에 겁을 먹고 있다.
벨은 거품까지 물고 있다.
이후 칸나 씨에게 구출된 벨은, 한동안 길스의 어깨 위에서 덜덜 떨고 있었다.
젖어있어서, 바람을 맞아서 추워진 탓이겠지.
그래, 그런 걸로 해두자, 칸나 씨의 명예를 위해 .......728x90'SF, VR > 게임 초보자 마리 누나랑 가는 VRMMO 한가로운? 체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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