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4 화 분홍색 머리의 소녀2021년 01월 04일 23시 36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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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10살 정도일까. 그렇게 길지 않은 머리를 트윈테일로 묶은 소녀는,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진지한 눈빛을 세레나에게 보내고 있었다.
"어라, 너. 오늘도 왔어?"
"아는 사이인가요?"
상업길드의 접수처 여성은 소녀를 알고 있는 모양이다.
"네, 고아원의 아이예요. 요즘 들어 일거리가 없나 하고 자주 방문하러 오네요."
"고아원 아이인가요. 하지만, 이런 자그마한 애를 고용해줄 곳은....."
"그렇단 말이지요."
접수는 곤란한 듯 탄식했다.
"몇 번이고 말했지만, 너 정도의 나이로는 일할 수 있는 일이 없단다."
"저기, 그러니까, 그......"
소녀는 고개를 숙이면서 세레나 쪽을 보았다.
"......우리한테 고용해 달라고?"
"예, 옛! 소개장이 필요없다고 말씀하신 걸 들어서요. 부탁드려요!"
소녀는 기세좋게 고개를 숙였다. 세레나는 어떻게 할까 하고 얼굴에 손을 대며 생각한다.
'일단, 어떻게 보아도 즉시전력은 안되겠네. 아직 어려서 힘이 약하니까 맡길 수 있는 일도 적어보이고, 정말 어떻게 할까.'
설마 카운터에서 접수를 하는 도중에 취직 희망자가 나타나다니 상정 외였다. 어린아이라는 점도 있으니 이 자리에서 거절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지만......문제는 그녀의 요청을 거절한 이후로도 과연 희망자가 나타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솔직히 가능성이 적은 느낌이 든다. 조건을 느슨하게 하면 확실히 누군가가 올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이 하인에 어울리는 인물일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될까.
'........반대로 이 아이에겐 장래성이 있어. 지금이 10세 정도라면 5년이 지나면 충분히 메이드로서의 일을 배울 수 있을 거야. 루시아나 아가씨의 재학기간이 3년. 주인님이 재상부에서 일하고 계시니, 아마 왕도의 저택에서 적어도 몇 년은 머물게 될 거야.'
세레나는 일을 부리기 쉽다는 시점에서 보아도, 의외로 소녀가 '괜찮은' 인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일은 어디까지나 구인의 대행이며 결정하는 건 주인님의 몫......'
어린 아이라고 세레나가 멋대로 거절해버리는 것은, 월권행위가 아닌가. 그런 결론에 도달한 그녀의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일의 내용은 귀족 저택의 메이드입니다. 정말 하고 싶은가요?"
한순간 귀족이라고 듣고 쩔쩔매는 기색을 보이는 소녀였지만, 곧장 뜻을 굳힌 건지 "예!" 라고 대답했다. 어린 아이여서 그런지 의외로 담은 큰 모양이어서 세레나도 일단 안심.
"참고로, 일단 묻겠지만 메이드의 경험은 있나요?"
"없습니다! 하지만, 노력할게요!"
역시 담이 크다고나 할까, 경험이 없는 일이어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다. 그렇다면 세레나가 말할 대답은 한가지 뿐이었다.
".......알겠습니다. 일단 고아원의 보호자와 대화해볼까요."
"ㅡㅡ! 감사합니다!"
소녀는 기쁜 듯이 확 밝아진 표정으로 다시 깊게 머리를 숙였다.
"저기, 그렇게 금방 정해도 괜찮은가요?"
접수의 여성이 걱정스러운 듯 세레나에게 물어본다.
"채용할지 어떨지는 주인님께서 정하게 되어있습니다. 아직 게시되지 않았다고는 해도, 소개장 없어도 접수를 받겠다고 결정했으니까요."
"그쪽이 상관없다고 하신다면, 저희로서도 다행이니 말리진 않겠지만......아, 그러면 이 구인장은 어떻게 할까요?"
"그쪽은 그대로 처리해주세요. 한 명 정도 더 메이드가 있어도 되고, 가능하다면 남자 하인도 필요하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서로에게 인사한 후, 세레나는 소녀를 데리고 상업길드를 나섰다.
"그러고 보니, 아직 네 이름을 듣지 않았네, 이름은 뭐라고 하니."
"아, 예. 제 이름은ㅡㅡ"
ㅡㅡ마이카라고 합니다.
일의 허가를 얻기 위해 고아원으로 향하는 도중, 소녀 마이카는 내심 정말 기합이 들어가 있었다.
'이걸로 고아원에 돈을 줄 수 있어! 시나리오 같은 곤경에 처하지 않을 거야!'
병원에서 문득 잠이 들었다고 생각했다가 깨어나 보니 이런 상태가 된 구리타 마이카였는데, 여기가 여성향 게임 '은의 성녀와 다섯 가지 맹세' 의 세계라는 걸 깨달은 것은 고아원에 들어가고 나서 며칠이 지난 무렵이었다
자기를 주워준 수녀의 얼굴을 '어딘가에서 본 느낌이 나' 라고 의심하면서 지내던 어느 날, 그녀에게서 이런 대화를 들은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전에 왕성에서 무도회가 열렸을 때, 습격사건이 일어났다고 하지 뭐니. 무서운 일이야."
점심 식사의 뒷처리를 돕고 있었더니, 수녀 아나벨이 그런 말을 한 것이었다.
"무도회에 습격자?"
'왕성이라는 말은 왕도 있다는 말이겠네? 그런 장소에 습격자라니, 이 세계는 무섭구나.'
여기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이 아닌 것은 틀림없다. 애초에 말하는 언어도 일본어도 영어도 아닌 것이다. 지구인지 어떤지도 수상하다고나 할까, 절대로 지구가 아니다. 왜냐면......
"물이여 오너라 [파-레디앗카]"
식기를 씻기 위해 수녀 아나벨은 손끝에서 물을 만들어냈다. 그렇다, 마법이다.
'아니 정말, 상황을 보면 완벽하게 이세계전생이네. 아이 시절에 꽤 유행했던 장르인데......난 죽은 기억이 없는걸!!? 어? 혹시? 그때 잠들었을 때 죽었단 뜻?'
납득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현실에 탄식하고 싶어진다.
"왜 그러니, 마이카?"
"아, 아니. 아무 일도 아니야. 그래서 그 습격사건은 어떻게 되었어?"
"뭐, 우리들에겐 직접 관계없는 일이지만, 그 영향으로 왕립학교가 당분간 쉬게 되었다는, 단순한 잡담이란다."
"와, 그거 큰일이네."
"소문으로는 왕성에서 정말 당황했다고 해. 왜냐면 습격범이 노렸던 자가 바로 태자 크리스토퍼님인걸. 빅티리움 후작가의 아가씨도 같이 있었다고 하고, 무사하다고 하지만 걱정이야.......정말 괜찮으려나, 그 아이."
수녀 아나벨은 불안한 듯 어딘가 먼 곳을 보았다. 마이카를 의아해한다.
"그 아이라니, 수녀님은 그 후작영애와 친해?"
"후후후, 조금 친근한 척 했네. 한번 뿐이지만 만나 뵌 적이 있어."
"오, 그렇구나. 분명 고압적이고 거들먹거리며 머리나쁜 분이......응?"
"거들먹? 아니, 정말 고귀하고 마음씨 상냥한.......마이카?"
말하는 도중에 마이카는 정지하고 말았다. 머릿속에서 뭔가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빅티리움 후작......어라? 어딘가에서 들어보지 않았었나? 그리고 태자 크리스토퍼도.....어디? 어디서 들어봤더라? 음.......'
"왜 그러니, 마이카. 몸이라도 나쁘니?"
"어, 아,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수녀님. ......수녀.......수녀, 아나벨?"
"? 응, 그래. 정말 괜찮아? 감기라도 걸려서 열이 있다던가......"
"수, 수, 수수수녀 아나벨! 고아원의 관리인!?"
"왜 그러니, 마이카? 처음 만났을 때 그렇게 설명했잖니?"
갑자기 뜨악 하고 눈을 부릅뜨며 당연한 사실을 외치는 마이카에게, 수녀 아나벨은 놀라움을 숨길 수 없었다. 하지만, 마이카의 기행은 그치지를 않는다. 왜냐면, 점점 떠오르고 말았으니까.
"수녀 아나벨. 고아원. 그리고 태자 크리스토퍼와 악역영애 안네마리・빅티리움! 그, 그럼, 여기는 혹시.......테오라스 왕국의 왕도 바르테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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