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부-21 질주의 결착(4)
    2023년 08월 14일 02시 12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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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이 양은 다시 한 번 결판을 내서 차기 교황을 결정하자고 하는 것뿐이에요. 료, 이 이야기는 당신에게도 나쁘지 않을 거예요. 한 방에 역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랍니다. 수련회 마지막에 나오는 100점짜리 문제예요."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겠어. 그보다 알고 있다니깐, 그 말 받아줄게."

     

     그가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마리안느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

     

    "그럼 관객 분들은 제 우주로 지켜드리겠어요. 혹시 모르니 기사님들께서는 자기 방어를 잘 해주시길 바래요. 덴도 씨 일행 분들은 뒤로 물러나 계세요."

     

     대성당의 중앙에 남매를 남겨두고, 사람들은 두 사람과 거리를 두었다.

     

    "시작 신호는 어떻게 할까요?"

    "언제든 상관없지만 ...... 그럼 마리안느에게 해달라고 하자."

     

     그렇게 말하면서, 료는 등을 돌려 걷고 있는 흑발적안의 아가씨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그녀는 어느 틈에 동전을 손가락으로 쳐서 허공으로 날리려는 참이었다.

     

     에엥, 하며 료는 깜짝 놀랐다.

     너무 빨리 진행되네요 ......라며 유이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 후── 동전이 땅에 떨어졌다.

     

     두 사람의 모습이 동시에 사라졌다.

     성당의 벽면 여기저기가 부서진다. 고속으로 이동하는 두 사람의 전투의 여파인 것 같다.

     거리를 둔 관객들 앞에서 파괴의 흔적이 끊기는 것은, 마리안느가 자신의 우주를 펼쳐 모두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여기서 더 부서지는 건가."

     

     지크프리트의 눈에서 빛이 사라졌다.

     의자가 공중에뜨더니, 그 위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교차한다.

     눈으로는 추적할 수는 있지만 모든 것에 반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마리안느는 일찌감치 이해하기를 포기했다.

     

    "이거 정말 가호 없이 하는 거야?"

     

     유트가 놀라움 반 두려움 반으로 물어볼 정도로, 마법이나 신비를 사용하지 않는 인간의 움직임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왜냐면 성당의 벽을 차례로 지나가다가 천장에서 싸우다 그대로 떨어지면서 동시에 반대 방향으로 거리를 벌렸다는 것은 알겠는데, 이것들을 1초 안으로 압축하고 있는 것이다.

     

    "저 녀석이 성녀가 되면 기사들이 다 이렇게 되는 걸까? 귀족원 전체가 발광해버리지 않으려나?"

    "역시 저런 움직임은 원래의 재능이 없으면 불가능할 거다. 적어도 내게 무리다."

     

     린디의 정당한 의문에, 지크프리트가 고개를 저었다.

     그가 못하면 다른 기사들은 거의 불가능할 거라며 로이는 조금 안도했다.

     

    "...... 아, 움직이네요."

     

     눈부신 고속 기동을 멍하니 바라보던 마리안느가 불쑥 말했다.

     곧이어 예배당 중앙에서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반쯤 쓰레기가 되었던 소파들이 이번에야말로 쓰레기가 되었다.

     불행히도 그 자리에 놓여있던 것들이 원형으로 날아간 중심점에서, 유이와 료가 서로의 한쪽 팔을 붙잡고 있다.

     

    "네가 성녀를 할 필요는.......없어!"

    "필요하냐 아니냐가 아니에요. 저는 자신이 그러고 싶기 때문에 원하고 있어요!"

     

     근거리에서 불꽃을 튀기며, 두 사람이 동시에 서로의 몸에 발차기를 날린다.

     격렬한 충돌음과 함께 튕겨져 나가서, 공중에서 자세를 조절하며 착지한다.

     

    "자만하지 마, 너 같은 놈이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정말로 중요한 것은 자기가 어떻게 되고 싶은가예요!"

    "그런 것ㅡㅡ네가 할 말이냐고!? 태생부터가 유일무이했던 존재가, 그 이상을 원해서 뭐가 되려고!"

     

     유이가 발동한 진각을, 료가 뒤늦게 쓴 진각이 덮어씌우듯 일방적으로 분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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