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부-21 질주의 결착(1)
    2023년 08월 14일 02시 08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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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이 양과 료, 기절해 있는 선생 세 사람과 함께 지상으로 돌아온 나.

     성당은 여러 가지가 파괴된 영향인지, 커다란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비치는 달빛 외에는 조명이 없었다. 그래도 남의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는 아니니 발밑만 조심하면 괜찮을 것 같다.

     

    "다녀왔냐고 말할 겨를도 없이 문제를 일으키지 말지 그래."

     

     지하 깊은 곳에서 '카오스'가 나와서 혼내줬다고 보고하자, 지크프리트 씨는 엄청나게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트러블이 멋대로 저쪽에서 뛰어들어 왔어요. 하지만 제대로 처리 했답니다."

    "냉정하게 생각해 봐라. 성당이 반파된 것도 큰 문제인데, 지하 깊은 곳의 태고의 성당에서 임해학교에서 싸웠던 '카오스'가 재등장했고,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좋지? 정보량이 너무 많아서 처리할 수 없을 거라고."

    "......? 기뻐하면 되잖아요, 저의 귀환을."

     

     그건 그렇긴 하지만, 하면서 지크프리트 씨가 머리를 긁었다.

     주변 기사들도 뒷처리에 귀찮아했지만, 스치는 길에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라고 말을 건넸다.

     추방 지망자로서는 마이너스 5억 포인트는 되겠네 이거 ......

     

    "아, 맞아요. 일단 방금 얘기는 옆으로 치워두기로 하고."

    "치워두면 상당히 곤란하다만, 또 뭐지?"

    "제가 없어서 외로웠던 에피소드를 다섯 가지 부탁드릴게요"

    "...... 흠"

     

     씨익 웃으며 말하자, 붉은 머리의 기사는 팔짱을 끼고 신음을 했다.

     

    "네가 사라지고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일상 업무에서도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많았지."

    "........................... ...아, 그래요?"

    "그 다음은 순찰 중에 네가 좋아할 만한 음식을 발견했을 때에......."

    "아, 이제 됐어요, 됐어요, 충분해요!"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제발 좀 그만해. 완전히 상대를 잘못 골랐어.

     

    "잠깐, 이쪽은 인사도 없어?"

     

     지크프리트 씨의 무시무시한 공격력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자,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돌아보니 지친 모습의 린디와 유트가 벤치였던 나무토막 더미에 어정쩡하게 앉아 있었다. 그 꼭대기에서는 내 약혼자가 딴데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다녀왔사와요, 린디, 유트. 전부 다 끝냈답니다."

    "전부 네가 시작한 거니까 네가 끝내는 게 당연하잖아."

    "그 초대형 눈사람을 왜 말리지 않았냐고 엄청나게 욕을 먹었다고. 진짜 말릴 걸 그랬어."

     

     재회의 기쁨보다는 피로감이 더 강해 보이는 목소리였다.

     뭐야 이 녀석들. 내가 돌아왔으니 춤이라도 추며 기뻐하지 그래.

     

    "아아, 그리고 유트, 당신의 걱정은 해결될 거랍니다."

    "뭐?"

    "실은 제가 유이 양의 '야마토'와 링크해서, 초거대 눈사람의 개량안을 생각해 냈사와요!"

    "절~~~대 하지 마."

    "[야마토]와 연계라니 뭔데? 너 또 이상한 짓을 한 거야?"

     

     혼이 많이 날 것 같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는 동안, 두 사람의 표정은 점점 밝아졌다.

     

    "제대로 돌아왔다는 점 하나만은 칭찬해 줄게."

    "그래. 잘 돌아왔어, 마리안느."

     

     친구이자 전우에게 다시 한 번 귀환을 축하받으니, 이쪽도 덩달아 미소가 지어진다.

     유트가 내민 주먹에 나도 주먹을 세게 부딪쳤다.

     

    "계속 딴 짓 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

     

     나는 고개를 들어 잔해 더미에 앉아 있는 로이를 바라보았다.

     

    "왜 당신은 이쪽을 보지 않나요?"

    "아니, 딱히 ......"

    "설마 삐졌어요?"

    "그런 게 아니라 ......"

     

     그럼 뭔데.

     나는 발밑에서 작은 유성을 작렬시켜, 나무더미의 꼭대기까지 가볍게 점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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