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비난하자, '카오스'의 움직임이 서서히 느려지더니 마침내 멈춰섰다.
어? 무슨 일이야?
뭔가 효과가 있는 것 같은데? 산타클로스 지망생이라도 되는 거야?
"......아, 마리안느 씨."
"왜 그러세요?"
"[카오스]가 아슬아슬하게 링크 대상에 포착되었습니다. 방금 반응이 나왔어요."
"어. 그건 그 ...... 인격이 있다는 뜻인가요!?"
유이가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 아니, 진정해, 지금 가지고 있는 정보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이 '혼돈'이란 것은 아버지의 옛 전우인 그레이테스트 원일 것이다.
그리고 권능의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인간을 그만둔 것 같은 느낌일 텐데 ...... 어? 나 만난 적 있었나? 아니 그건 지금은 상관없어!
"인격의 발굴은 가능한가요?"
"아마 지금은 무리입니다...... 링크할 수 있을 것 같은 기운을, 성상 안쪽에서 느낄 수 있을 정도라서......"
"그런가요, 루시퍼의 단말기 현현과 비슷한 형태인가요."
요즘은 전혀 보이지 않지만, 원래는 그 녀석의 단말과 마주친 것으로 여러 가지를 시작하게 된 느낌이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뒤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또 나왔냐고.
[이해의 방향은 맞지만, 엄밀히 말하면 차이가 있다. 내 경우는 어디까지나 관찰이 주 목적이지만, 저 녀석의 단말은 단말이 아니라 척후와 본체를 겸하고 있다. 괜찮을 것 같으면 무한 증식해서 세계 침략을 완성할 거다].
해피라고 쓰인 머리띠를 장착한 루시퍼가, 빨간 응원봉을 반짝이며 보충 설명을 해주었다. 외모 때문에 조금도 참고하고 싶지 않다.
"...... 기회네요, 끝내러 가지요."
"하지만 선생님이."
"쓸 수 있는 건 다 써볼까요."
나는 위를 가리켰다.
위를 올려다 본 유이 양이 깨닫는다.
"그럼, 잘 부탁합니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혼돈'이 나를 노려본다. 눈은 없지만 시선이 느껴진다.
"무례한 ......!"
저주가 담긴 시선을 팔을 휘둘러 쳐내고서, 진흙 속을 직진해 나간다.
[맥라렌은 잘 지내나?]
"당신이 알 필요는 없잖아요."
[내가 하는 일은 잘못되었나?]
"잠깐, 당신 ...... 여러 가지를 너무 많이 섞어서, 자신의 일조차 잘 모르게 되었잖아요 ......?"
진흙 병사가 몸부림치는 듯한 움직임과 함께 나타나서는 갈 길을 막는다.
"방해돼."
뒷주먹을 턱에 갖다대자, '퍼억'하는 이상한 소리와 함께 목에서 위쪽이 날아갔다.
[...... 아니. 나는 질서를 어지럽히고 이야기를 파탄내는 자. 감정이 아닌, 정념이 아닌, 무대장치로서 폭풍을 일으키는 자]
거침없이 쏟아내는 사실은, 분명 무언가를 감추려고 하는 것 같다.
무심코 말을 걸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꾹 참았다. 지금은 그점을 건드릴 때가 아니다.
"유이 양, 동시 공격이에요."
"네."
작게 중얼거리자, 소리도 없이 성녀가 바로 옆에 나타났다.
"하나둘 하면 날아가서 동시에 발로 차는 거에요. 악역성녀영애 유성추락킥으로 가요."
"타이밍을 전부 상대에게 알려주는 거예요? 유성추락킥이라고 하면 분명 부정적으로 들리는데요, 그리고 악역성녀영애라니 또 뭔가요?"
믿을 수 없는 수준으로 두들겨 맞았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서, 이제 됐어요...... 라고 얼버무렸다.
"그럼, 어쨌든 가요!"
"네!"
바닥을 발로 차고서, 둘이 동시에 발차기를 날린다.
구령이 없어서 전혀 긴장감이 고조되지 않지만, 그 위력 자체는 아마 지구를 몇 번이나 깨뜨릴 수 있을 정도일 것이다. 주로 유이 양 때문이지만.
직격은 좋지 않다고 판단했는지, 성당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진흙들이 모여 방벽을 형성한다.
[신에 도달하는 길에 손대지 마라, 계집들아ㅡㅡ!]
"신 따위는 상관없사와요! 저는 유성이니까요!"
쨍그랑 하며 방벽이 부서지는 동시에, 나와 유이 양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