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6화 갈 때는 5일, 돌아갈 때는 1시간(2)
    2023년 08월 13일 20시 06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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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만만하게 멜로디에게 떠넘긴 루시아나의 모습에, 휴버트와 멜로디는 귀엽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또 나중에 보자~!"



    """"안녕히 가세요.""""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휴버트의 옆에서, 하인들은 깊은 인사를 했다.

     그리고 마차가 출발한다.











    조금은 쓸쓸한 마음으로 배웅을 하고 있자....



    "왈왈왈왈왈왈왈! (나를 잊지 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



     휴버트 일행의 발밑으로 낯익은 강아지가 소리를 지르며 지나갔다. 강아지는 짖어대며(울면서?) 마차를 향해 전력 질주하는 것이었다.



    "멍멍멍! (너희들, 자기들 마음대로 데리고 와서는 나를 두고 가다니 무슨 짓이냐아아아아아아!)"



    "아, 그레일."



     힘겹게 마차에 올라탄 그라일을 보고, 렉트를 제외한 네 사람의 목소리가 겹쳤다.

     여성향 게임 '은빛 성녀와 다섯 개의 맹세'의 라스트보스, 멜로디에게 정화되어 현재 강아지 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마왕 그레일은 렉트의 방문 이후 멜로디들의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린 상태였다.



     마왕인데도 이 희박한 존재감 .......



     눈물을 흘리며 쳐다보는 그 모습에, 멜로디들이 무심코 눈을 돌린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







     마차가 출발한 지 한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남겨진 일에 기분이 나빴던 그레일이었지만, 지금은 새로 마련된 바구니 안에서 배를 드러내며 꿈속을 헤매고 있다.

     그리고 예전에 지진이 났을 때 멜로디 일행이 점심을 먹었던 곳에 도착하자, 멜로디의 지시에 따라 류크는 마차를 세웠다. 멜로디가 마차에서 내린다.



     옆에서 말을 몰고 있던 렉트가 의아해했다.



    "무슨 문제라도?"



    "아니요. 슬슬 왕도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서요"



    "돌아간다? ...... 지금 가는 중인데도?"



    "네, 원래는 이대로 마차를 타고 천천히 돌아갈 생각이었지만요 ......"



    "무도회까지 시간이 없는걸. 느긋하게 있을 수 없어."



     설명을 머뭇거리는 멜로디에 이어, 마차에서 내린 루시아나가 입을 열었다.



    "나만이 아니라 멜로디의 무도회 준비도 해야 하니까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부족해. 그러니 얼른 왕도로 돌아가야겠어."



    "그건 알겠지만, 그렇다면 왜 이런 곳에서 멈추는 거지?"



    "물론 여기서 돌아가기 위해서야. 저택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니 이제 됐지? 부탁해, 멜로디."

    "알겠습니다, 아가씨. 열어라, 환대의 문 열어라, 환대의 문 [벤베누-티포-타]"



     길 한가운데에 은으로 장식된 거대한 양문이 나타났다.



    "이건 ...... 전에 봤던 것과 비슷한데."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렉트는 잠시 멍해졌다. 하지만 그는 기억을 떠올렸다. 학원이 여름방학에 들어가기 전, 저택에서 쉬고 있을 때 갑자기 나타난 소박한 문의 존재를.

     문에서 나타난 사람은 멜로디였고, 그 손에 이끌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곳은 왕립학교의 부지였다. 의식을 잃은 류크를 데리고 다시 문을 통해 들어가자 그곳은 낯선 숲 속이었다.

     그때, 멜로디가 문을 통해 공간을 이동하는 놀라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이다.



    (그때는 여러 가지 일로 동요하고 있었기 때문에 놀랄 겨를이 없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어마어마한 마술이었다. 어째선지 포라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지만. 저 녀석은 얼마나 대범한 건지 ...... 가 아니라)



    "멜로디, 혹시 이 문이 왕도로 연결되는 문인가?"



    "네. 왕도의 루틀버그 저택으로 연결돼요. 아무런 상의가 없어서 죄송했어요. 저쪽에서는 제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비밀로 하고 있어서 좀처럼 상담할 기회가 없어서요."



    "그, 그런가."



    "사실 아가씨 말씀대로 저도 무도회에 참가하게 되어서 이대로라면 준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요. 아가씨와 상의한 결과, 저택을 떠나고 나서 마법으로 돌아오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 내 탓이다. 미안."



    "아니요, 참여하기로 결정한 건 저였으니까요. 다행히 렉트 씨는 제가 마법을 쓸 수 있다는 걸 이미 알고 계셔서 숨길 필요 없이 이렇게 빨리 왕도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고요."



    "그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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