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조합의 춤이 끝나자, 휴버트가 총평을 한다.
"멜로디와 플로드 공은 안타깝게도 호흡이 잘 맞아서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았어. 이 정도면 무도회에서도 별 문제는 없겠지."
"감사합니다...... 아쉽다고요?"
멜로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옆의 렉토는 살짝 눈썹을 모았다. 방문했을 때의 휴버트의 태도를 떠올리고 있는 것 같다.
"마이카와 류크는 아직 기초를 다지는 단계이니 지금은 잘하고 못하고를 신경 쓸 필요가 없겠지. 차례대로 기본 스탭을 익혀나가자."
"네~ 하지만 저희들 춤출 기회 같은 건 없는데요."
"...... 하인의 소양이라고 생각하는 수밖에 없겠지."
"그렇지 않아, 마이카, 류크. 언제 어떻게 갑자기 무도회에 참가하게 될지 모르는 법인걸. 익혀 둬서 손해보지는 않아."
"그런 일은 그리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멜로디 선배?"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나도 어째선지 봄 무도회에 참가하게 되었거든."
(그건 멜로디 선배가 히로인이라서 그런 거예요~)
멜로디와 마이카는 두 사람 모두 쓴웃음을 짓는 것이었다.
"좋아, 그럼 조합을 바꿔볼까?"
휴버트의 말에 따라 페어가 바뀌었다. 렉트가 손뼉을 치고 멜로디와 슈, 루시아나와 루크, 마이카와 휴버트의 세 쌍으로 춤을 추게 되었다.
여기서 무리하게 멜로디와 짝을 이루려고 하지 않는 것을 보면, 박수를 치는 동안 휴버트는 냉정함을 되찾았을지도 모른다 ...... '아쉽다'라는 말을 했지만.
"에헤헤, 잘 부탁해, 멜로디!"
"네, 잘 부탁드려요."
빙긋이 웃는 슈에게 멜로디는 빙긋이 웃었다. 이를 본 렉트는 벌레씹은 표정을 지으며 시작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다음 순간, 멜로디는 깜짝 놀랐다. 어느새 춤이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리드. 자신도 모르게 멜로디의 다리는 움직이고 있었다. 타이밍을 맞출 필요도 없다. 리드에 맡기면 저절로 멋진 춤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것은 슈가 렉트보다 훨씬 더 춤에 능숙하다는 증거이며, 호흡이 맞지 않는 루시아나와도 절묘한 춤을 출 수 있는 것도 납득할 수 있는 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손뼉을 치며, 렉토는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 정말, 어느 가문 사람인지)
의심하는 렉트를 뒤로 하고, 멜로디는 슈의 춤을 칭찬했다.
"슈 씨, 정말 잘하시네요"
"어? 멜로디한테 칭찬을 받았다!"
해맑은 웃음과 연동되어 기쁨을 표현하는 듯한 경쾌한 스텝으로 리드하여, 멜로디도 이에 맞춰 춤을 추게 된다. 하지만 그것이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유도되기 때문에 역시 멋진 춤으로 승화된다.
실력 이상의 춤이 되기 때문에, 이것을 실제로 무도회장에서 한다면 아마 많은 영애들이 슈를 복 가슴을 두근거리지 않을까 싶다.
춤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량이다. 놀라움과 동시에 약간의 경외감마저 느껴진다.
(슈 씨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멜로디가 고개를 들자, 눈이 마주친 슈는 행복하게 웃으며 즐겁게 춤을 추기만 하고 있다.
시선을 살짝 옮기자 류크와 루시아나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리드하는 기술이 없는 류크와 춤을 추게 된 루시아나는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아하하, 아가씨는 힘들어 보이네요."
"후후후, 그렇죠. 하지만 필요한 경험이니까요."
"확실히 그래요."
기본 스텝밖에 할 줄 모르는 댄스 초보자 류크는 당연히 리드하는 기술 따위를 익혔을 리가 없어서, 처음 경험하는 일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양이다.
루시아나가 왕도에서 연습할 때는 멜로디의 리드가 있었고, 무도회에서 춤을 추었던 맥스웰과 크리스토퍼는 충분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루시아나는 실력이 있는 사람과만 춤을 춰보았던 것이다. 아까 슈의 경우에도 리드를 한 것은 루시아나였지만, 그것은 슈에게 대응하는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지 초보자인 류크가 흉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루크와의 춤은 루시아나의 역사상 가장 낮은 퀄리티의 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