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5화 슈와 댄스를(1)
    2023년 08월 13일 03시 05분 5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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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그럼 시작한다. 준비되었지?"



     다소 떨떠름한 표정의 휴버트가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왈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 박자다. 이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은 멜로디와 렉트의 페어, 루시아나와 슈의 페어, 마이카와 류크의 페어의 세 쌍이었다.



     결국 라이언의 일갈에 의해 처음에는 이 조합으로 춤을 추게 되었다.



    "다 큰 어른들이 춤 순서 때문에 싸우다니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라는 라이언의 고마운 꾸지람을 받고서, 휴버트가 박수를 치는 역할을 맡았다. 어느 정도 연습이 진행되면 남자들끼리 차례대로 교체할 예정이다.



     박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멜로디와 렉트가 왈츠를 춘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춤을 춘 지 4개월 이상 지났지만, 서로의 숙련도가 높은 덕분인지 봄 무도회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호흡이었다.



    (일단 나는 문제없어 보여.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멜로디는 주변을 관찰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마이카와 류크의 페어였다. 몸놀림은 그야말로 댄스 초보자. 그 움직임은 역시 어색하여 흐뭇함을 자아내는 풋풋함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류크는 몸이 탄탄한 편이라 자세도 좋고, 마이카도 이에 영향을 받았는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이제는 익숙함의 문제일 것이다.

     애초에 마이카와 류크는 연습하는 인원수를 맞추기 위해 춤을 추는 것이니, 일단은 합격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춤을 추면서 멜로디는 무심코 미소를 짓는다.



    (마이카와 류크는 괜찮아 보여. 이제는 아가씨와 슈 씨인데.......어?)



     멜로디는 눈앞의 광경에 눈을 의심했다.



     솔직히 말해서, 루시아나와 슈는 결정적으로 궁합이 안 맞는다.

     그래서 두 사람의 춤이 어떤 모습일지 조금 불안했지만, 루시아나와 슈는 멜로디의 상상을 뛰어넘는 멋진 퀄리티를 보여주었다.



    (대, 대단해, 아가씨. 이건 내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잘 추는 거 아닐까 ......)



     하지만 춤을 추는 루시아나 본인은 매우 불쾌한 표정이다.



    "크으! 슈 주제에 건방져!"



    "아하하하하. 좀 더 엉뚱하게 굴어도 괜찮슴다, 아가씨."



     반면 슈는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다. 한참 동안 두 사람의 춤을 바라보고, 멜로디는 드디어 깨달았다.



    (리드하는 건 아가씨. 그리고 슈 씨는 이에 완벽히 호응하고 있어).



     원래 춤의 리드는 남성의 역할인데, 슈가 마음에 들지 않는 루시아나가 억지로 리드를 빼앗아간 모양이다. 하지만 그래도 춤이 망가지지 않은 것은 슈가 루시아나의 움직임에 완벽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시아나의 행동은 솔직히 칭찬할 만한 짓은 아니지만, 옆에서 보면 두 사람의 춤은 대담하면서도 섬세하고, 폭력적이면서도 유려하여 아름다운 춤으로 승화되어 있었다.



     이것에는 멜로디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슈가 춤을 잘 춘다는 이야기는 본인에게서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현관에는 휴버트의 손뼉 소리만 울려 퍼지는데도, 그들의 춤을 보고 있으면 정말 왈츠 음악이 흘러나오는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다.



    "...... 저 녀석, 잘하네."



    "네, 조금 놀랐어요."



     어느새 렉트도 슈의 춤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다른 곳을 쳐다보면서도 한 걸음도 틀리지 않고 춤을 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뛰어나지만, 그들도 슈의 춤 솜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느 가문 사람이지? 저렇게 춤을 출 수 있을 정도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지도를 받았을 텐데."



    "집을 나가서 쓰러져 있는 것을 휴버트 님이 발견했다고는 들었지만, 어느 집 출신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평소에는 아주 밝고 유쾌한 사람이라 귀족 출신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는 별로 없지만요."



    "...... 그런가."



    (왕도에 돌아가면 한번 알아보는 것이 좋을지도 ......?)



     만약 정말로 고위 귀족의 자식이 가출한 것이라면 나중에 멜로디와 루틀버그 백작가의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 렉트는 왕도로 돌아가서 해당 인물이 없는지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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