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3화 멜로디의 결의(2)
    2023년 08월 12일 22시 11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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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시골의 루틀버그 백작령에서 자란 루시아나는 연애와는 무관한 삶을 살아왔다. 그렇다고 맥스웰에 대해서도 뚜렷한 연애 감정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첫 무도회, 첫 파트너, 첫 댄스 ...... 루시아나에게 맥스웰은 어떤 의미에서 특별한 남자였다.



     봄 무도회에서 맥스웰이 루시아나의 파트너가 된 것은 멜로디의 소개로 인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일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여름 무도회는 다르다.

     연애적인 의미는 아니지만, 특별한 존재가 된 맥스웰 본인이 직접 루시아나에게 무도회 파트너가 되어 달라고 말한 것이다.



     기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지난 무도회 결과로 자신을 인정받은 것 같은 묘한 고양감이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감정은 교만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런 감정을 가지고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 렉트가 말한 '부끄러워한다'였다.



    "아니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파파파팍!



    "큭, 이제 좀 진정해 줄 수 없을까!"



    "아가씨!"



    (아가씨, 맥스 씨의 권유에 부끄러워했어? 뭐? 부끄러워한 결과가 지금의 이거라니 어떻게 된 거람? 부끄러워한다는 건, 사실은 받고 싶지만 부끄러워서 못 받는다는 뜻이지? 결국 아가씨는, 사실 ......)



    "크억."



     반격하지 못하고 피하기만 하고 있던 렉트는 드디어 발을 헛디뎌 움직임이 멈춰버렸다. 혼란에 빠진 루시아나였지만, 그 틈을 놓치지 않는다.



     혼신의 힘을 다해 종이부채를 렉트의 머리 위로 내리치려고 해서ㅡㅡ



    "아가씨! 저도 렉트 씨의 파트너로 참가할 테니, 맥스 씨의 권유를 받아들여 함께 무도회에 가지 않으시겠나요?"



     ㅡㅡ렉트의 머리에 닿기 직전에 종이부채가 딱 멈춰 섰다.

     방금 전까지 얼굴을 붉게 물들였던 루시아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목만을 멜로디에게로 향했다.



    "...... 멜로디가 함께, 무도회에?"



    "네. 혼자서 맥스 씨ㅡㅡ맥스웰 님의 파트너가 되는 것이 부끄럽다면, 마침 저도 렉트 씨에게 제안을 받았으니 저와 함께 무도회에 가도록 해요. 메이드인 제가 무도회에서 아가씨를 잘 보필해 드릴 테니 안심하세요!"



     멜로디는 두 팔을 벌리고 웃으며 말했다. 루시아나는 종이부채를 다시 부채로 되돌리고는, 눈물을 그렁거리며 멜로디에게 달려갔다.



    "멜로디~!"



    "꺄악!"



     힘차게 멜로디의 가슴에 뛰어드는 루시아나. 멜로디는 버티려 했지만, 힘이 부족해 기세 그대로 소파에 주저앉고 말았다.



    "정말, 위험하잖아요, 아가씨!"



    "으으, 미안해. 하지만, 멜로디, 고마워~!"



    "괜찮아요, 왜냐면 저는 아가씨의 메이드니까요."



     멜로디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 루시아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멜로디.



    "그래서 렉트 씨, 파트너 건은 받아들일까 해요."



    "...... 그런가, 알았다."



     기쁜 것 같기도 하고 곤란한 것 같기도 하다. 렉트는 미묘한 표정으로 멜로디의 의사를 받아들였다.

     ...... 판단의 기준이 루시아나라는 점이 크게 불만스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루시아나가 고개를 홱 들었다.



    "역시 안 돼, 멜로디! 이런 늑대 녀석과 무도회라니, 위험해!"



    "늑대 녀석이라니 ...... 그런 말투는 어디서 배우셨어요, 아가씨? 렉트 씨가 저한테 이상한 짓을 할 리가 없잖아요. 렉트 씨는 제 친구인걸요...?"



    "큭!"



     회심의 일격. 렉트는 가슴을 움켜쥐었다.



    "...... 맞아. 그러고 보니 그랬지. 플로드 기사작은 멜로디의 단순한 친구에 불과했었지?"



    "으윽"



     통한의 일격. 렉트는 가슴을 강하게 눌렀다.



    (잘 생각해 보니 이 녀석도 연애가 잼병이었지. 최근 멜로디를 노리는 친척과 하인이 나타나서 너무 예민해진 것 같아)



     슈는 그렇다 치더라도 여전히 휴버트도 경계 대상이라는 점에서, 루시아나의 멜로디에 대한 독점욕을 엿볼 수 있다.

     역시 '질투의 화신'이다. 솔직히 조금 무섭다.



    "왕도로 돌아가면 제 드레스도 생각해야겠네요."



    "그래! 멜로디의 드레스도 생각해야겠어. 기대되네!"



    "아가씨는 이미 준비된 것이 있으시니 그럴 여유가 없으실 텐데요?"



    "멜로디의 드레스라면, 폴라가 생각하면서 즐거워했었으니 괜찮을 거다."



    "폴라가? 그거 기대되네요."



    "뭐~! 나도 생각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해서 멜로디는 다시 세실리아로서 여름 무도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여름 무도회에서 파란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닐지는. 아직 누구도 알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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