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화 렉트의 부탁(2)
    2023년 08월 12일 21시 27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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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버트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라이언은 렉트에게 돌아서서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루틀버그 백작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렉티아스 플로드 기사작님. 큰 대접은 못 드리지만, 편안히 지내시기 바랍니다."



    "...... 고맙다."



     이렇게 해서 렉트는 루틀버그 백작 저택에 들어오게 되었다.







    ◆◆◆





    "홍차입니다, 드세요."



    "그래, 고맙다."



     응접실에 들어온 멜로디와 렉토는 소파에 마주 앉았는데, 사실 응접실에 있는 것은 두 사람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멜로디에게 대체 무슨 일이야?"



     루시아나였다. 그녀는 멜로디의 바로 옆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 루시아나 양도 참석하는 건가?"



    "당연하지. 미혼의 남녀가 한 방에 둘만 있는 건 귀족 영애가 아니더라도 피해야 돼."



    "뭐, 그렇긴 하지만 ......"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가씨"



    "맡겨줘, 멜로디의 안전은 내가 지켜줄게. 그러니까, 멜로디. 나, 숙녀의 소양을 제대로 알고 있잖아? 숙녀 교육을 다시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은데."



    "그것과 이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 그, 그래."



    "후후후, 열심히 해봐요"



    "그, 금방 클리어할 테니깐."



    "네, 아가씨라면 분명 금방 하실 거예요."



     미소 짓는 멜로디와 루시아나.

     멋진 주종관계.

     잠깐의 둘만의 세계다.



    "...... 이제 내 용건을 말해도 될까?"



     렉트의 말에 두 사람은 정신을 차렸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렉트 씨는 저에게 무슨 용무가 있으셨나요?"



    "아, 그것은 ......"



    ""그것은 ......?""







     .......











     .............















     .................. 5분 경과.



    "빨리 좀 말해!"



     루시아나가 화를 냈다.

     오히려 잘도 5분이나 가만히 기다렸다.



    "ㅡㅡ! 미, 미안하다. 그 뭐냐, 음......"



    "뭔가 말하기 어려운 일인가요?"



    "아니, 아니지만. ......"



     드디어 결심이 섰는지, 렉트는 크게 숨을 내쉬며 결연한 눈빛으로 말했다.



    "멜로디 ...... 그, 나와 ...... 여름 무도회에 같이 나가줄 수 있을까?"



    ""예!?""



     결연한 렉트의 말에, 멜로디와 루시아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깜짝 놀랐다.

     그럴 만도 하다며, 렉트는 동요하는 두 사람의 마음을 이해했다.



     반쯤 속이는 형태로 봄의 무도회에 파트너로 참여하게 했을 때 멜로디한테서 이번 한 번뿐이라고 들었는데도, 이런 아슬아슬한 시기에 일부러 루틀버그 백작령까지 찾아와서 또다시 파트너를 제안한 것이다.



     놀라지 않는 게 이상하다. 그렇게 생각했던 렉트였지만.......



    ""잊고 있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뭔가 놀라는 방식이 렉트의 상상과는 달랐다.



    ([잊고 있었다]는 게 무슨 소리지. 루시아나 양의 일이니까 당연히 나를 노려보거나 욕설을 퍼부을 줄 알았는데 ...... 이 반응은 예상 밖이군)



    "아아, 이런! 내가 어떻게 이런 중요한 것을 지금까지 잊고 있었을까!?"



    "저도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 자칫하면 완전히 잊어버린 채 왕도로 돌아갈 뻔했어요."



    "하, 하지만 멜로디, 나, 어떻게 해야 좋아!?"



    "진정하세요, 아가씨. 다행히 아직 시간은 있으니까요!"



    "그, 그래 ...... 으, 응. 아직 시간은 있어."



     당황한 루시아나는 몇 번이나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어떻게든 마음을 진정시킨 루시아나는 렉트를 노려보았다.



    "그래서, 멜로디가 여름 무도회에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얘기였지?"



    "그, 그래......."



    "렉트 씨, 어떻게 그런 이야기가 되었나요? 분명, 지난번 봄 무도회 때 한 번만으로 끝내기로 했었잖아요?"



    "...... 레긴버스 백작 각하께서 여름 무도회에 참석하라고 명령하셨는데, 이번에도 파트너를 동반하라고 하셔서."



    "그래서 또 멜로디를 파트너로 삼으려고?"



     렉트는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한테는 파트너라 할 만한 사람이 멜로디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저기, 애초에 여름 무도회에 파트너가 필수였나요?"



    "파트너가 필수인 건 봄 무도회의 사교계 데뷔 때뿐이고, 그 외에는 딱히 필요 없었을 텐데?"

     

     


    "맞아요. 그런데 그 제안은 거절할 수 있는 건가요?"



     조금 곤란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멜로디의 모습에, 렉트는 눈꼬리를 내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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