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1화 갑작스런 방문자(2)
    2023년 08월 12일 20시 36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발동에는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한 번은 발동할 수 있었으니, 일단은 한동안 연습을 해보는 수밖에."



     어떤 일이나 반복 연습이 중요하다고 한다. 직감형이자 노력형 천재인 멜로디는 조금 잘 안된다고 해서 포기할 만큼 나약한 사람이 아니다.



    "열려라 봉사의 문 [오븐쿠에포-타]"



     멜로디 앞에 소박한 문이 나타난다. 연결되는 곳은 루틀버그 백작령에 있는 오두막집의 자기 방이다. 조금 밤을 ㅅ었다며 작은 하품을 하며, 멜로디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







     8월 17일 오후. 멜로디는 오두막집 뒤편에 있었다. 설치된 티 세트에 앉은 루시아나에게 홍차를 끓여주고 있는 참이다.

     이 한여름에 바깥에서 티타임? 우아하기는커녕 지옥에서나 할 짓, 아니면 뭔가의 인내심 대회? ...... 그런 것은 물론 아니고, 류크와 슈 같은 남성들이 설치한 방수포 아래에서 티타임을 하는 것이라 생각보다 덥지도 않다.



     참고로 방수포의 재료는 무너진 전 백작의 저택의 잔해를 재활용한 것이다. 보통의 멜로디라면 마법으로 순식간에 정자를 만들겠지만, 영지에서는 마법을 자제하는 중이라 정자 짓기를 참고 있다. ...... 인내의 정의란 대체 뭔지.



    "음~"



    "무슨 일이세요, 아가씨?"



     차를 다 끓이고서, 루시아나 뒤에 서 있던 멜로디는 팔짱을 끼며 신음소리를 내는 루시아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무슨 고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확실히 영지에 도착한 이후의 루시아나에게는 다양한 난제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었으니까.



     지진으로 인한 저택의 붕괴. 밀의 흉작과 밭의 병충해. 최근에는 수수께끼의 검은 늑대와의 전투. 모두 한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문제들이다.

     하지만 그 문제들은 일단 모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데, 그럼 대체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 것일까 ......?

     루시아나는 팔짱을 낀 채 미간에 주름을 잡고 멜로디를 돌아보았다.



    "이봐, 멜로디. 내가 뭔가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것 같은데, 그게 뭐였더라?"



    "중요한 일이요? 그러고 보니 엊그제에도 그런 말씀을 하셨네요."



     조금 눈을 들고서 멜로디는 생각에 잠긴다. 잊고 있는 것, 잊고 있는 것 ......?



    "생각이 나지 않네요. 가문 이야기가 아니라면 학교 관련일까요?"



    "......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음~ 뭐였더라?"



     둘이서 팔짱을 끼고 생각했지만, 역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상하네. 이렇게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느낌인데,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아.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던 것 같은데......."



    "중요한 일이인가요. 뭐였을까요? 영지에 도착하고 나서 충격적인 사건들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에, 어쩌면 그 때문에 완전히 잊어버린 것일지도 몰라요. 나중에 미카나 류크에게 확인해 볼게요."



    "응, 부탁해 ...... 아, 말하면 온다더니."



    "멜로디 선배~"



     루시아나의 시선을 따라가자, 이쪽으로 달려오는 마이카의 모습이 보였다.



    "마이카, 아무리 저택 밖이라지만 메이드가 그렇게 급하게 뛰어다니면."



    "그런 것보다, 멜로디 선배님께 손님이 오셨어요!"



    "나에게 손님? 루틀버그 백작령에? ...... 누가 오셨어?"



    "그 사람이요, 그 사람! 만나면 알 수 있어요! 어서, 빨리빨리! 허리 업이에요, 멜로디 선배!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서둘러요!"



    "어, 잠깐, 마이카!?"



     서두르라는 듯이 멜로디의 손을 잡아끌고 달리기 시작하는 마이카. 무리하게 멈추면 마이카가 넘어질 것 같아서, 멜로디는 어쩔 수 없이 마이카의 손을 잡고 달릴 수밖에 없었다.



    "후후후후, 설마 이런 곳까지 찾아올 줄이야! 재미있어졌어!"



    "재밌어졌다니, 대체 누가 온 거니, 마이카? 아가씨, 죄송하지만 잠시 다녀올게요."



    "......나, 나도 같이 갈래!"



     멜로디와 마이카가 떠나고 혼자 남게 된 루시아나.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역시 외로웠는지 서둘러 두 사람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멜로디의 손을 잡아당기며 마이카는 생각했다. 여성향 게임은 역시 이래야 한다고.



    (후훗훗♪ 역시 히로인에게는 정통 연애 이벤트가 일어나야 하는 거야. 가까이서 즐겨야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람!?)



     즐거워하는 마이카 하고는 달리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멜로디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현관에 도착했지만 .......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