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화 렉트의 부탁(1)
    2023년 08월 12일 21시 25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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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요?"



     차분하고 냉정한 목소리가 현관에 울려 퍼진다. 집사 라이언이다. 그리고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은 세 남녀. 루시아나, 슈, 휴버트다. 멜로디, 마이카, 그리고 렉트 세 사람은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



    "휴버트 님, 잠시 업무를 쉬신다며 방을 나간 지 한참이 지났는데, 도대체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저기, 그 ......"



    "슈, 너한테는 부츠 닦으라고 했을 텐데, 도대체 이런 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 아, 아직 안 끝났슴다."



    "호오, 아직 일하는 중인데도 불구하고 기분 좋게 현관에서 잤다라."



    "자고 있던 게 아니라 기절해 있었슴다! 아가씨에게 당했슴다!"



    "아, 잠깐, 슈! 너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마!"



    "...... 아가씨."



    "히익, 네!"



     라이언의 날카로운 시선에 루시아나는 벌벌 떨었다. 아니, 그녀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어깨가 움찔했다.

     큰소리를 낸 것도 아닌데, 그 담담한 목소리에서는 분명한 분노가 느껴졌다.



    "한심한 일이군요. 왕립학교에서는 어엿한 숙녀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계신 줄로만 알았는데, 설마 입학 전보다 더 왈가닥이 되어 돌아오실 줄은."



    "와, 왈가닥 ......"



    "멜로디, 루리아와 상의해서 왕도로 돌아가기 전에 아가씨를 숙녀 교육을 다시 시작하도록 하세요. 처음부터 다시 훈련시켜 주도록 하세요."



    "라이언!?"



    "알겠습니다."



    "멜로디!?"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멜로디에게 충격을 받은 듯한 루시아나. 하지만 멜로디는 이를 무시하고 라이언의 명령을 받기로 했다.



    (요즘의 아가씨, 아무리 생각해도 예전보다 더 폭력적으로 변한 것 같아. ...... 이건 아마도 내가 선물한 종이부채 때문이겠지)



     멜로디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최근 루시아나의 폭력 행위들. '성스러운 하리센'이 대상에게 부상을 입히지 않는 무기인 것을 빌미로, 주로 멜로디에게 접근하는 슈를 향해 거침없이 휘둘렀던 종이부채.



     사용해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설정한 기능이지만, 오히려 루시아나의 폭력에 대한 장벽을 낮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생일선물을 뺏기는 것은 불쌍하니, 여기서 내가 다시 한번 아가씨에게 숙녀란 무엇인지 알려줘야겠어!)



    "아가씨, 맡겨주세요. 여름방학 동안 잊어버린 숙녀 교육을 조금만 다시 하면 되니까요. 열심히 해봐요."



    "꺄아아아아악! 미안해, 용서해줘어어어어어어!"



     떠오르는 왕도에서의 숙녀 교육의 나날들. 노력하는 천재, 멜로디의 교육 방침은 스파르타식이었다.

     의욕이 넘치는 그 미소가 무섭다. 루시아나는 이후의 처우에 비명을 지르며 몸서리를 쳤지만, 이 자리에서 멜로디의 교육 스타일을 아는 사람은 안타깝게도 루시아나 뿐이었다.

     떨고 있는 루시아나를 옆에서 지켜보던 라이언은, 설교를 마친 후 렉트에게로 향했다.



    "저희 가문 사람들이 실례를 범했습니다. 사과드립니다."



    "아, 아니, 나도 예고 없이 갑자기 들이닥쳤다. 이쪽에서 먼저 실례를 범한 것을 사과한다."



    "그, 그래, 라이언. 먼저 매너를 어긴 건 저쪽이다."



    "맞슴다, 맞슴다! 나쁜 건 저 미남......."



    "...... 휴버트 님도 슈도, 아직 반성이 부족한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벌벌 떨며 자세를 바로하는 두 사람. 라이언은 그들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휴버트 님,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요. 손님에게 그런 태도를 취하다니 당신답지 않게."



    "아니, 그건, 저 사람이, 그 ......"



     고개를 숙인 채 멜로디와 렉트를 힐끗힐끗 쳐다보는 휴버트. 그 모습에서 어느 정도 짐작한 라이언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 멜로디, 플로드 기사작님을 응접실로 안내해 주세요."



    "그래도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멜로디를 만나러 왔다지만, 당가를 방문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저택에 초대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괜찮겠지요, 휴버트 님?"



    "음, 그건 ......."



    "괜 찮 겠 지 요?"



    "예, 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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