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세실리아 양을 마주하면, 그 옆에 세레나가 미소 지으며 서 있는 것 같은 ......)
ㅡㅡ마치 세실리아가 세레나의 딸인 것 같은ㅡㅡ
"나으리, 실례합니다."
클라우드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백작다운 표정을 되찾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방으로 들어온 집사를 바라본다.
"무슨 일이냐?"
"예. 파프핀토스 님으로부터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파프킨토스 ...... 아, 세브레 말인가."
세브레 파프킨토스. 렉트와 함께 세레나를 찾아다니다 힐링 여행이라는 명목으로 고향을 떠난(이라는 설정) 세레나의 딸, 세레스티, 즉 멜로디를 쫓아 단신으로 이웃나라로 향했던 기사다.
이웃나라로 떠난 이후, 세브레는 클라우드를 향한 정기적인 연락을 빠뜨리지 않았다. 대략 2주에 한 번씩 오는 편지인데, 그 내용은 대부분 '아가씨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라는 내용이다. 간혹 그럴듯한 정보가 있으면 그 내용도 기재되지만, 아직 딸인 세레스티를 찾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방금 전 렉트의 일 때문인지, 오늘 클라우드는 성과 없는 편지를 읽을 기분이 아니었다. 작게 한숨을 내쉬며 집사에게 편지를 건네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집무로 바쁘다. 내용 좀 확인해 줘."
"......알겠습니다."
집사가 편지봉투를 뜯는 소리를 귀로 들으면서 빈 서류로 시선을 떨어뜨린다. 자, 뭐라고 써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집사에게서 말문이 막히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 아앗, 나, 나으리!"
"음, 무슨 일이냐?"
평소와 다른 집사의 목소리에 클라우드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당황한 듯, 놀란 듯한 이상한 표정의 집사의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클라우드에게, 그는 잘 모르겠다는 투로 말했다.
"아, 아가씨를 ......찾았다고 합니다."
"그런가 ...... 음? 뭐라고?"
"그, 그러니까, 찾고 있던 아가씨를 찾았다고, 세브레 님의 편지에!"
"호오. [아가씨를 찾았다]라. 그거 다행이군. 아가씨를 찾았다......뭐?"
깜짝 놀란 클라우드. '데구르르' 하고 집무실에 굴러 떨어진 펜 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졌다.
◆◆◆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 8월 10일 저녁. 세레나는 귀족 구역을 혼자서 걷고 있었다. 깜빡 잊어버린 물건이 있어 장을 보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멜로디가 만들어낸 마법의 인형 메이드라고 해도, 인간과 같은 인격을 가진 이상 '실수'라는 것도 가끔씩은 일어난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나으리도 곧 돌아오실 테니 빨리 돌아가야 해."
최근 재상부는 바쁘게 돌아가는 것 같아서, 루틀버그 백작 휴즈는 평소보다 더 피곤한 모습으로 귀가하고 있다. 휴즈가 돌아오면 바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뛰고 싶은 마음을 참으며 귀족 구역의 보도를 우아하게 걷는 셀레나. 귀족을 섬기는 하녀인 이상, 보기 흉하게 달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주인의 품위와 관련된 중대한 문제다. 서두른다 해도 세레나는 우아함과 기품을 잃지 않았다.
실제로 저녁이 되어 귀족 구역의 인적이 거의 끊긴 가운데, 귀가하는 길에 마차 한 대와 마주쳤다.
마침 교차로에 있었고, 마차와 마주친 직후 왼쪽으로 꺾어 딱히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았지만, 언제 누가 보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행동에 주의해야 한다.
(급하면 일단 저도 '통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언니가 마법을 자중하고 계신데 제가 마법을 써버리면 소용없으니까요. 역시 여기선 우아하게 파워 워킹으로, 어머나?)
뒤에서 말발굽 소리와 마차가 급정거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세레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뒤에 마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무슨 사고라도 났나 싶었지만, 기우였나 보다.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세레나는, 이내 본래의 용무를 떠올리며 서둘러 우아한 파워 워킹으로 저택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