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간 레긴버스 백작의 우울 중편(1)2023년 08월 11일 20시 33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클라우드는 집무실 책상 서랍에서 작은 액자를 꺼냈다. 사랑하는 세레나의 초상화를 바라보자, 그의 가슴은 기분 좋은 두근거림에 휩싸인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심장의 울림이야말로 사랑의 선율. 세실리아를 향한 감정이 사랑이 아님을 확인한다.
(그럼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봄의 무도회에서 만난 이후, 불현듯 소녀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다.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문득 떠오를 때마다 펜이 멈춰버리고 만다.
단 한 번 인사를 나누었을 뿐인데도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 세실리아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자신을 향해 던진 그 부드러운 미소를 잊을 수가 없다.
(사랑은 아닌데 ...... 에서 이 가슴을 조이는 듯한 이 감정은 대체)
굳건한 이성이 클라우드의 예민한 직감을 훌륭히 억제하고 있었다. 마음은 이미 알아차렸지만, 그동안 쌓아온 논리적 사고력이 직관을 가로막는 벽이 되어 버린 것이다.
눈앞에 나타난 소녀가 자신이 찾던 사랑하는 세레나의 딸이라는 것을 클라우드는 아직 깨닫지 못했다. 참고로 멜로디의 직감은 완전히 기능정지 상태인 모양 .......
(가능하다면 다시 한번 ......)
ㅡㅡ만나보고 싶다.
그런 감정이 떠오를 것 같았지만, 말로 나오기 전에 고개를 저으며 말끔히 지워버리는 클라우드였다.
◆◆◆◆◆.
저택에서 오전 업무를 마친 클라우드는 왕성으로 출근했다. 재빠르게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여름 무도회, 여름방학이 끝난 후의 왕립학교와 관련된 준비를 진행한다.
실제로 준비하는 것은 담당 부서나 학원 운영 기관이지만, 전례가 없는 제국 제2황녀의 유학을 위해서는 재상부의 총괄이 필수적이었으며, 역시 이때만큼은 바빠서 세실리아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일을 마친 저녁. 귀족 구역을 마차가 달리고 있다. 저택으로 돌아가는 길의 클라우드다. 바쁘긴 했지만, 다행히 해가 지기 전에 일을 마칠 수 있었던 모양이다.
마차에 몸을 싣고 창문에 비치는 귀족 구획의 거리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결국 클라우드가 세실리아에게 마음을 빼앗긴 이유는 깨달았다. 그녀에게 셀레나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클라우드는 단지.........
(세레나 ...... 그러고 보니 이 길을 너와 둘이서 걸었던 적이 있었지)
ㅡㅡ사랑하는 여자가 보고 싶었을 뿐이었던 것이다.
우연을 가장해, 장을 보러 나간 세레나와 처음으로 함께 나란히 걸었던 날이 생각난다. 서로 긴장한 나머지 결국 대화다운 대화도 하지 못한 채로 끝난 첫날.
당시 열여덟 살이었던 클라우드와 열일곱 살이었던 세레나. 둘 다 첫사랑이었고, 두 사람이 사랑했던 시간은 정말 짧았고, 겨우 찾아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단 한 사람, 15년 동안 계속 생각하고 있는 사랑하는 세레나.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너.
두 사람의 관계는 전 당인인 클라우드의 아버지에게 알려지면서 쉽게 파국을 맞았다. 찾고 싶어도 아버지의 방해에 부딪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한동안은 왕도의 친정으로 돌아갔지만, 몇 달 뒤에는 집을 나갔다고 한다. 그녀가 그대로 친정에 남아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은 얼마 전이었다. 그래, 세레나의 죽음을 알게 되었을 때 함께 전해 들은 딸의 존재. 분명 임신이 발각되었기 때문에 그녀는 집을 나왔을 것이다.
두 사람의 관계가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해고당했는데, 그녀의 임신이 밝혀졌다면 어땠을까. 나쁜 상상이 떠오른다. 쫓겨나서 백작가에 입양된다면 몰라도, 만일 백작이 평민과의 아이를 인정하지 않아 두 사람의 아이를........
클라우드는 무심코 주먹을 꽉 쥐었다. 아버지가 그렇게까지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당시 세레나의 심정을 생각하면 가능성 중 하나로서 위기감을 느끼는 것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방해로 인해 클라우드는 더 이상 종적을 쫓을 수 없게 되었다. 작위를 물려받아 드디어 자유롭게 세레나를 찾을 수 있게 되었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있었다.
전염병으로 인한 죽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 클라우드의 감정은 어땠을까. 두 사람 사이에 남겨진 딸이 있다는 보고가 없었다면 지금의 그는 분명 없었을 것이다.
딸의 존재라는 희망으로 버텨온 클라우드의 마음은, 그러나 세레나의 상실을 메울 수 없다.
더 이상 세레나는 없다. 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세레나, 너는 나를, 원망하고 있을까 ......?)728x90'연애(판타지) > 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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