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간 레긴버스 백작의 우울 전편(1)2023년 08월 11일 19시 52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8월 10일 오전. 왕도 파르테시아에 있는 레긴버스 백작의 저택에서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있다. 집무실 책상에 앉아 있는 것은 은발의 대장부, 클라우드 레긴버스 백작. 말할 필요도 없는(?) 멜로디 웨이브, 아니 셀레스티 맥머든의 친아버지다.
클라우드 앞에 서서 미소를 짓고 있는 자는 라이작 플로드 자작이다. 즉, 렉티아스 플로드의 형이다. 렉트와 같은 붉은 머리와 금빛 눈을 가졌으며, 머리카락은 렉트보다 조금 더 길다. 기사로서 날카로운 얼굴의 렉트와는 달리, 라이작은 온화한 인상의 남자였다.
"오랜만입니다, 백작님."
"그래. 잘 왔다. 여기 앉거라."
"감사합니다."
하던 일을 중단하고서, 두 사람은 집무실에 마련된 소파에 마주 앉았다. 집사가 내어준 홍차를 마시며 한숨 돌리자 대화가 시작되었다.
"정말 오랜만이구나. 벌써 반년 만인가?"
"그렇군요, 봄의 무도회를 결석했으니 그 정도일 것 같군요."
"흐음, 영지에 좀처럼 돌아오지 못해서 미안하다. 너에게 부탁만 하고 있구나."
"저 따위는 일개 문관에 불과합니다. 대관님에 비하면 그나마 편한 일이지요."
"하하, 그건 그렇지."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 집무실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돈다. 플로드 자작가는 대대로 레긴버스 백작가에서 문관을 지낸 법복귀족의 가문이다. 필두문관은 아니지만 자작을 시작으로 여러 직책을 맡아왔며, 현재도 재상 보좌관을 맡고 있는 클라우드를 가문에서 계속 지원하고 있다. 원래는 문관 기질의 가문이라서, 기사로서 레긴버스 백작가를 섬기게 된 렉트는 상당히 드문 케이스인 것 같다.
또한 클라우드는 33세, 라이작은 31세로 나이도 비슷하고 왕립학원 재학 시절에도 선후배 사이였기 때문에 두 사람은 비교적 친근한 관계였다.
"백작님, 영지에서 각종 자료 및 최근 필요한 결재 서류를 가져왔습니다."
"그래, 보도록 하지."
라이작의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시종이 가지고 있던 서류가 클라우드의 집사를 통해 건네어졌다. 클라우드는 그 종이 뭉치를 훑어보며 내용을 확인했다.
"흠, 일단 급한 일은 없는 것 같군."
"나중에 확인해 주시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도착 인사를 드리러 왔을 뿐이니, 자세한 보고는 나중에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잘 부탁한다."
조금만 보고도 서류의 개요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레긴버스 백작의 능력을 엿볼 수 있다. 라이작이 놀라지 않는 것을 보면 이것이 일상적인 풍경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업무에 대한 이야기가 어느 정도 끝나자 라이작은 화제를 바꿨다.
"그러고 보니 요즘 렉티아스는 어떻지요? 백작님의 도움이 되고 있습니까?"
"그래, 아주 도움이 되고 있지."
그렇게 말하면서 클라우드는 쓴웃음을 지었다. 라이작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아니, 뭐, 요즘은 문관들의 일을 도와주는 일이 많아서 말이지. 기사와 문관 일을 반반씩 나눠서 하고 있거든. 솔직히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네."
"그렇군요. 확실히 그 아이는 문무를 겸비한 사람이니까요. 기사의 재능이 없었어도 영지에서 충분히 문관을 맡을 수 있었을 텐데......."
"맞는 말이다. 지금 재상부는 갑자기 중요한 안건이 급하게 생겨 바빠져서 말이다. 내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은 영지 업무의 일부를 렉트에게 맡기고 있는 중이지. 오늘도 오후부터는 왕성에 나가서 일해야만 해."
"음? 오늘은 하루 종일 저택의 집무를 보시는 날이었을 텐데 ...... 무슨 일이 있으시길래?"
"다음 달부터 왕립학교에 로드피아 제국의 제2황녀가 유학하기로 급히 결정되었다."
"세상에. 제국에서 황녀가 유학을요 ...... 그건 또 어찌 된 영문인지."
"양국은 100년 전 전쟁 이후 미묘한 관계가 지속되어 왔지만, 제국으로부터 슬슬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서한이 도착했다. 그 발판으로서 갑작스럽긴 하지만, 시에스티나 반 로드피아 제2황녀를 왕립학교에 유학시키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왔다."
"설마 여름방학이 끝나자마자? 그거 참 갑작스러운 일이군요."
"그 점에 대해서는 폐하께서도 동의하신다. 너무 갑작스러운 제안에 의아해하고 계시지만, 로드피아 제국이 진정으로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우리나라로서도 이 기회를 이용하고 싶다 하시더군."728x90'연애(판타지) > 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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