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장 에필로그(2)
    2023년 08월 10일 23시 29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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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뭣! 그러니까 그것은 [등에 부드러운 것이 닿았어! 아니, 닿지 않았잖아]라는 이벤트인가! 나한테는 그런 멋진 이벤트는 없는 거냐!"



    "남자의 시선에서 보면 최악의 이벤트로 들리니까 그만해. 어쨌든, 게임에서는 왕세자와 친하게 지내는 백작영애인 히로인을 함락시켜서 정보를 얻는다! 라는 식으로 제2황자가 히로인을 승마에 초대하는 이벤트야. 다만, 첫 승마에 감동한 히로인의 모습에 둘째 황태자가 되려 반해버려서 큰일!이라는 시나리오지. 으음, 내용은 아마........"



    [어떠냐, 처음 말을 타본 소감은]



    [네. 왠지 신기해요. 평소보다 조금 높은 곳에서 보는 것뿐인데, 다른 세상을 보는 것 같아서 ...... 계속 보고 싶어요]



     볼을 붉히며 제2황자에게 미소를 짓는 히로인. 무심코 황태자는 가슴이 두근거린다.



    [흐, 흥! 그럼, 모처럼이니 좀 더 즐기도록 하지]



    [네? 꺄악]



     갑자기 달려가는 말의 흔들림이 심해지자, 히로인은 황태자의 허리를 꽉 붙잡았다.



    "이런 느낌으로."



    "뭐야 그거 내가 체험하고 싶은데. 나, 필두 공략 대상자인데도 연애 플래그가 너무 없잖아. 부러워."



     그때 방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맥스웰이 왔다. 두 사람은 그에게 자리를 권했다.



    "안녕, 알려주고 싶은 게 있다면서요?"



    "그래, 실은..."



     크리스토퍼는 제2황녀의 유학에 대해 설명했다.



    "흠. 둘째 황자가 아니라 둘째 황녀가 ...... 너희들이 꾼 꿈, '둘째' 부분은 맞았구나."



    "황자와 황녀는 전혀 다르지만."



    "농담이었어. 중요한 건 제국에서 유학생이 온다는 사실이지. 누가 오느냐는 것보다 그쪽이 더 문제야. 제국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를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 것이니까. 그런데 왜 제2황녀인 걸까? 애초에 너희들이 꿈꾸던 대로 제2황자가 왔으면 제국도 더 편했을 텐데........"



    "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미정이지만 정보가 있어. 현재 제성(帝城)에 제2황자가 없는 모양이야."



    "없다고? 그럼 지금은 어디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안 나온단 말이지. 생각할 수 있는 건 외유, 시찰, 설마 요양...... 아니면 가출?"



    ""역시 그럴 리는 없겠지요.""



     후보를 손에 꼽아보는 크리스토퍼에게, 안네미리와 맥스웰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글쎄, 그건 그렇지. 황자가 가출을 하면 뒷감당이 안 될 테니까."



    "어쨌든 2학기는 바쁠 것 같아. 정말 너희들의 학년은 눈을 뗄 수가 없어."



    "그러고 보니 맥스웰 님. 그 후로 루시아나 씨로부터 연락은 없었나요? 파트너에 대한 답장 같은 건 없었고요?"



    "...... 아니, 딱히 없는 것 같았는데."



    "오~ 네게서 무도회 파트너를 제안받고 2주나 지났는데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니..."



     크리스토퍼는 조금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잠시 후, 맥스웰의 눈썹이 찡그려졌다.



    "어쩌면 완전히 잊어버린 걸지도."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요? 릭렌토스 후작가의 후계자가 부탁한 거잖아요, 전하."



    "그것도 그래."



    "그녀가 왕도로 돌아오면 알 수 있겠지, 느긋하게 기다릴 수밖에."



     맥스웰은 홍차를 한 모금 마셨다. 왠지 조금 떫은맛이 나는 것 같았다.



     ◆◆◆



     같은 날 같은 시각. 루틀버그 백작령의 오두막집, 루시아나의 자취방에서.



    "엣취!"



    "어머, 아가씨, 감기 걸리셨나요?"



    "아니, 괜찮아. 분명 누군가가 내 얘기이라도 했겠지."



    "아아, 요정공주 말이죠?"



    "영웅공주라고요, 멜로디 선배."



    "정말! 그런 얘기는 하지 말아 줘!"



     얼굴을 붉히며 소리치는 루시아나의 모습에, 멜로디와 마이카는 깔깔대며 웃었다.



    "그런 것보다 어제 일 말인데, 숙부님한테는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음, 솔직히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물적 증거 같은 건 없으니까요."



     백작 저택의 지하 깊숙이 묻혀 있던 수수께끼의 구체. 그 안에서 나타난 수수께끼의 늑대와 갑작스럽게 시작된 생사를 건 싸움. 다행히 살아남았지만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싸움이었다.

     루시아나는 그런 사건이 발생했으니 대관인 휴버트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싸움이 끝난 뒤 정신을 차려보니 신비한 공간은 사라지고 유일한 증거였던 농구공 크기의 구체는 마치 풍화된 것처럼 모래가 되어 바람에 날아가 버렸다.

     멜로디가 보니 영지에 퍼져있던 대지의 마력도 이미 사라져 버렸고, 실질적인 문제로 '어라? 이거 보고할 필요가 있어? '라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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