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장 에필로그(1)
    2023년 08월 10일 23시 25분 5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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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5일. 멜로디가 메이드 마법 [은청결계]에 눈을 뜬 다음 날.

     왕성의 크리스토퍼의 방에서 후작영애 안네미리와 왕세자 크리스토퍼는, 앞으로의 시나리오 대책에 대해 논의를 거듭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안네마리가 큰 한숨을 내쉬었다.



    "뭐야, 안나, 기분 다운될 것 같은 한숨을 내쉬고서."



    "...... 응, 조금 그래."



    "조금으로는 모르겠다고."



    "...... 여름방학이 벌써 2주나 지났구나 싶더니 참을 수가 없어서"



    "아, 뭐, 이해는 하지만."



    "낮에는 귀찮은 사교에 시달리고, 틈틈이 너랑 회의하고, 밤에는 2학기를 위해 공부했던 2주 ...... 소녀의 여름방학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무미건조한 나날!"



    "나도 비슷한데..."



    "적어도 루시아나와 멜로디가 왕도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아. 루시아나를 다과회에 초대하거나 평민의 안나로 분장해 멜로디랑 아이스크림 데이트 같은 걸 즐길 수 있을 텐데 둘 다 없으니 ......"



    "너, 다른 친구 없어?"



    "하지만, 그렇게 아무 거리낌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아이는 흔치 않잖아!"



     조금 피곤한 것일까. 안네마리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울기 시작했다.



    "뭐, 확실히 루틀버그 백작은 재상부에서도 가문의 이익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성실하게 일만 하는 것 같더라. 동료나 상사와 특별히 친해지려는 움직임도 없고."



    "그래. 재상님께서 루시아나에게 '영웅공주'라는 별명을 지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언급을 안 하고, 이번 맥스웰 님의 무도회 섭외에 대해서도 전혀 물어보지 않는 것 같고."



    "무도회 습격 사건 때의 반응으로 보아 딸에게 관심이 없는 건 아닌 것 같으니, 아마 단순히 야망 같은 게 없는 것 아닐까. 딸을 이용해서 출세하겠다는 기개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게임에서는 악행을 저질러서 가문을 망하게 했던 사람이었는데..."



    "그건 루시아나를 둘러싼 환경이 너무 안 좋았던 거야. 원래 그런 일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쉽게 잡혀버린 것이고. 애초에 루틀버그 백작이 그런 사람이었다면 내가 백작가를 무너뜨리고 루시아나를 데려갔을 거야. ...... 루시아나 빅티리움. 어머, 꽤 괜찮지 않니? 근사한 자매가 생겨났다고 다들 축하해 줄 거야. 후후후."



    "...... 너, 한 번 쉬는 게 낫지 않을까?"



     꽤 진지하게 걱정하는 크리스토퍼였다. 하지만 안네마리는 그를 노려보았다.



    "이 자료를 읽어보면 그런 짓을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될걸."



    "뭐. 정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냐고 말하고 싶긴 해."



    "그렇지? 설마 제2황자가 아니라 제2황녀가 유학 온다니..."



     여성향 게임 '은빛 성녀와 다섯 개의 맹세'에서 학교의 2학기부터 등장하는 유학생은 다섯 번째 공략 대상자인 슈레딘 반 로드피아가 될 터였다. 테오라스 왕국의 가상 적국인 로드피아 제국의 제2황자이며, 유학을 명목으로 왕국 침공의 사전 준비를 위해 파견된 냉철한 황자.



    "......인 줄 알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둘째 황녀. 다시 말해 미소녀. 앗싸! ...... 가 아니라 남자가 아니라면 공략 대상도 아니잖아! 운영진, 책임자를 불러내!"



    "안네마리, 너 역시 피곤하구나. 그리고 네 안에서 제2황녀는 미소녀로 확정된 거구나."



    "왜냐면 그 제2황자와 피를 나눈 여동생이니까. 미녀가 아니라면 뭐겠어?"



    "아버지만 같은데도?"



     자료에 따르면 제2황녀는 제3측비의 딸로, 어머니의 집안은 그다지 신분이 높지 않다고 한다. 왕국에 유학의 제의가 들어온 것은 얼마 전의 일이다. 아마도 제2황자의 유학이 어려워지자 급히 유학을 명령받은 것 같다.



    "이 아이도 분명 제2황자와 같은 명령을 받았겠네."



    "제2황자를 대신해 한 학년 위인 제1황태자가 올 줄 알았는데, 같은 학년을 우선시한 건지 이 아이가 오게 되었지만."



    "...... 일단 동성이라는 거니까 내가 중심이 되어 지켜보는 것으로 해도 되지?"



    "어, 부탁해."



     안네마리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뭐야, 또 한숨을 쉬고는."



    "아니, 제2황녀가 유학을 온다는 건 제2황자의 이벤트와 스틸은 완전히 물 건너갔다는 뜻이잖아...... 보고 싶었는데........"



    "정말, 너의 그 게임 사랑도 대단하다. 위험한 남자인데도 그러다니."



    "알고야 있지만 ...... 그와 히로인의 2인승 승마 이벤트가 꽤 괜찮은 그림이란 말이야. 부럽다, 미소녀가 미남의 허리에 손을 두르며 말을 타는 모습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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