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8 화 백은의 바람(1)2023년 08월 09일 21시 36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ㅡㅡ부탁해. 제발, 싫어하지 말아 줘.
목소리가 들린다. 애원하는 듯한 그 목소리는, 간청함과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는 꿈처럼 포기하는 느낌이다.
(아아, 또 그 꿈 ......)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그 목소리는, 누구에게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ㅡㅡ부탁헤. 제발, 싫어하지 말아 줘.
(당신은 누구? 어디 있어......?)
ㅡㅡ부탁헤. 제발, 싫어하지 말아 줘.
(괜찮아. 그러니 나와 봐. 얼굴 보면서 얘기하자)
ㅡㅡ부탁헤. 제발, 싫어하지 말아 줘.
아아, 그렇구나. 멜로디는 깨달았다. 자신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 어둠 속에서 계속 중얼거리는 누군가는, 여기에 멜로디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멜로디조차 자신의 존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것이다. 타인의 존재를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ㅡㅡ부탁헤. 제발, 싫어하지 말아 줘.
(아, 대체 어떻게 해야 ......)
ㅡㅡ어둠의 잔은 가련한 영혼의 잔이니라.
무언가가 몸에서 빠져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몸 주위를 덮고 있던 것이 사라져서, 몸이 아주 가벼워진 것 같다.
"방금 저건 대체 ......어라? 내 목소리, 그리고 내 몸도 보여."
어둠 속에서 멜로디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주변이 밝아진 것도 아닌데 왜인지 자신을 볼 수 있다는 신기함. 이건 도대체 무슨 일이람 ......?
자신의 양손을 바라보며 무심코 한 발짝 물러서는 순간이었다.
뽀송뽀송하고 부드러운 무언가가 멜로디의 온몸을 감싸 안았다.
"어? 뭐야 ...... 어어!?"
멜로디의 뒤에는 거대한 백은색의 늑대가 서 있었다, 아니 앉아 있었다. 아무래도 멜로디가 늑대의 가슴을 건드린 것 같다. 자세히 보니 이 늑대, 앞발과 한쪽 귀가 없는 ...... 줄 알았지만 꼬리가 까만 탓에 어둠에 묻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자세히 보니 꼬리는 모두 검은색이라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왠지 우리 그레일과 비슷한 모습이네. 꼬리는 다르지만."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마자 은빛 늑대는 갑자기 그르릉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구토를 하려는 것처럼.
"어, 잠깐, 이런 데서 이러면 안 돼! 그만해!"
"우에에에에엑!"
하지만 늑대가 토해낸 것은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검은색의 무언가였다. 강아지 정도의 크기였다. 무엇을 뱉어낸 것일까?
"흑흑. 부탁해. 제발 싫어하지 말아 줘."
"어?"
"흑흑. 부탁해. 제발 싫어하지 말아 줘."
"설마 이 아이가 ......?"
멜로디는 늑대가 토한 것에게 다가갔다.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다. 온몸이 새까만 강아지가 울고 있는 것이다.
"왜 우는 거니?"
멜로디가 강아지에게 물었다. 강아지는 뒤돌아보더니 눈물을 흘리며 호소한다.
"흑흑. 부탁해. 제발 싫어하지 말아줘. ...... 돌아가고 싶어, 돌아가고 싶다고."
"돌아가? 집에 돌아가고 싶니? 집이 어디길래? 내가 데려다줄게."
"우에엥, 돌아가고 싶어, 돌아가고 싶어!"
검은 강아지를 안아주고 쓰다듬어 준다. 멜로디에게 안긴 강아지는 계속 '돌아가고 싶다'며 울고 있다.
"...... 돌아가야 할 곳이 있는데 돌아갈 수 없는 것은, 힘들겠네. ...... 돌려보내주고 싶어."
"정말로? 돌려보내줄 거야?"
강아지가 울음을 멈추고 멜로디를 바라보았다. 멜로디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돌아가자. 네가 돌아가야 할 곳으로. 같이 갈까?"
"...... 그래. 나, 돌아갈 수 있구나..."
안심이 되었는지, 강아지는 멜로디의 품에서 푹 잠이 들었다. 멜로디가 강아지의 등을 살살 두드리자 갑자기 강아지의 몸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하얀빛에 둘러싸이자, 강아지의 털 색깔이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멜로디는 문득 깨달았다.
ㅡㅡ이 아이는 '돌아간다'는 것을.
(부디 잊지 마. 너의 그 마음을 ...... 슬픔에 이끌리는 자비로운 마음씨를)
"뭐......?"
멜로디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은빛 늑대도 없었다.
하지만 멜로디는 그 목소리를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하얗게 변한 강아지는 형체를 잃고 하늘로 올라갔다. 저 너머에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ㅡㅡ돌아가자!
멜로디는 그렇게 들은 것 같았다.
아름다운 빛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모든 것을 씻어내는 듯한 순백의 빛이ㅡㅡ728x90'연애(판타지) > 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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