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27 화 오오 성녀여, 죽어버리다니 한심하구나(1)
    2023년 08월 09일 20시 53분 5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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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거대한 늑대는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큰 포효를 내질렀다. 무심코 귀를 막는 사람들.

     멜로디는 늑대를 올려다보았다. 모양새는 늑대 같지만, 생물로서의 늑대는 아닌 것 같다. 그것은 마치 멜로디가 구슬 크기로 굳혔던 검은 마력이 늑대 모양으로 굳어진 것 같아서, 그 모양도 상당히 불안정했다.



     몸 전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듯 검은 안개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대로 놔두면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지만, 멜로디의 강화된 눈동자는 넘쳐 나온 마력이 서서히 늑대에게로 돌아가는 광경을 포착하고 있었다.



    (하지만 순환 효율이 나빠보여. 저거라면 조금씩 약해질지도 ......?)



     늑대에게서 흘러나온 마력은 주변에 흩어지는 것이 더 많아서, 대략 절반 정도만 되돌아오고 있다. 이러다가는 도망치는 사이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붕괴될지도.

     멜로디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늑대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기 시작했다.



    (무슨 짓을 하려고 저러지?)





    "다크니스 샤우트! 브레스가 와요!"



     멜로디의 뒤에서 마이카가 외쳤다. 멜로디는 순간 생각에 잠겼다.

     브레스? 숨결? 다시 말해ㅡㅡ.



    (뭔가를 내뱉는다! 그리고 이 녀석이 내뱉는 것은 검은 마력!)



    "마력의 숨결이여 불어라 [아르젠트브레자]!"



     멜로디의 앞에 거대한 바람이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마치 상승기류처럼 모든 것을 위로 끌어올리는 돌풍이 일어났다. 그루주 마을에서 사용했을 때와는 다른 격렬한 대기의 급류를 만들어냈다.



    "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ㅡㅡㅡㅡ읏!?"



     고막을 직격 하는 듯한 격렬한 포효와 함께, 검은 마력 덩어리가 늑대의 입에서 뱉어졌다. 내뱉었다기보다는 발사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것을 멜로디의 돌풍이 받아낸다. 숨결과 바람. 솔직히 그런 말로 표현하기에는 스케일이 너무 큰 힘이지만, 마력을 담은 대기의 충돌이 늑대와 멜로디 사이에서 작렬했다.



     팔의 움직임으로 '은빛 바람'의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하며 늑대의 포효를 받아내는 멜로디. 그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날아갈 뻔한 마이카와 루시아나를 류크가 두 팔을 벌려 받쳐준다.



    "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아!"



     계속되는 포효. 하지만 멜로디도 지지 않았다. 마력의 바람은 전혀 기세가 줄어들지 않아서, 멜로디의 정밀한 조작으로 확실하게 공격을 막아내었다.

     결국 포효도 끝이 나고 공격이 멈춘ㅡㅡ 그때였다.



    "받아냈다! 이제부터 반격에ㅡㅡ"

















     ㅡㅡ부탁해. 부디, 싫어하지 말아 줘.





    "어? 아ㅡㅡ"



     늑대를 노려보던 멜로디는, 갑자기 뇌리에 울려 퍼진 목소리에 정신이 팔리는 바람에 검은 포효가 완전히 사라지기도 전에 멜로디의 '은빛 바람'이 사라져 버렸다.

     대부분의 힘은 막아낼 수 있었지만, 마지막 남은 사람 한 명을 밀어낼 만큼의 검은 물살을 그녀는 막아낼 수 없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멜로디는 늑대의 숨결에 삼켜지고 말았다.



    "치잇!"



    "꺄아아아아아아아악!"



     루시아나와 마이카를 안은 류크가 재빨리 옆으로 뛰어서 다가오는 검은 포효를 간신히 피한다. 잠시 호흡이 멎은 루시아나. 반사적으로 크게 숨을 토한 그녀는 급히 정신을 차리고 외쳤다.



    "멜로디!"



     시선의 끝, 자신들을 지켜주던 소녀는ㅡㅡ꼼짝도 안 한 채 쓰러져 있었다.



    "거, 거짓말, 멜로디 선배 ......"



    "멜로디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자기도 모르게 달려가는 루시아나. 무릎을 꿇고 멜로디를 일으켜 세운다. 몸이 축 늘어져 있고 피부도 창백하다.



    "멜로디! 일어나, 멜로디!"



     ...... 대답이 없다. 마치ㅡㅡ.



    "멜로디! 멜로디!"



     멜로디를 계속 부르는 루시아나. 류크도 무릎을 꿇고 멜로디의 입가에 손가락을 갖다 댔다.



    "루시아나 아가씨 ...... 멜로디는 이제 숨을 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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