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쓰러진 악한들의 리더로부터 흥미를 잃은 두 사람은, 냉방이 잘 되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멀리서 신고를 받고 달려올 경찰의 마차가 도착하는 것은 시간 문제지만, 그때쯤이면 이미 이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을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ㅡㅡㅡ
"자진해서 야근이야? 수고하네, 오스카."
"어 사장님"
골드 상회 본점의 복도. 절전과 비용 절감을 위해 다소 어두컴컴한 복도 한가운데서, 간부인 오스카는 이미 퇴근했을 이글 골드의 존재를 발견하고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그는 20년 넘게 골드 상회에서 일해 온 고참 임원으로서 이글에게는 익숙한 인물이다. 하지만 친구 사이라고 할 만큼 사적인 관계는 아니었고, 단지 사장과 임원으로서의 관계 이상의 관계는 없었다.
"오스카, 넌 지난 26년 동안 잘 일해주었다. 그 일에 걸맞은 월급을 지급해 왔다고 생각한다. 횡령도, 착복도, 거짓도 하지 않고 성실하게 일한 그 성실함은 평가받을 만하다."
"예. 사장님께서 잘 대해주신 덕분입니다."
"하지만 넌 나의 신뢰를 배신했어. 나쁜 놈들과 손을 잡고 에어리얼 바이크의 이권을 가로채려고 했지. 그 대가를 치르기 전에 그 이유를 자백할 생각은 있나?"
" '그' 사장님이 정말 친절해지겼군요. 오랫동안 이 회사를 위해 헌신해 온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실 수 있을까요?"
"아니, 재발 방지를 위한 참고자료로 삼고 싶을 뿐이다. 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해 주는 것도 좋은 경영자의 소양인 것 같아서."
하얗고 작은 체구의 백발의 중년 남자와, 검은색에 건장한 체격의 중년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노려보고 있다. 호크가 경영에 간섭하기 시작한 이후 골드 상회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야근을 철저하게 하지 않는 깨끗한 기업이기 때문에, 정시 퇴근 후 회사에 있는 사람은 야근하는 사람과 야간경비를 서는 사람뿐이다.
다시 말해, 그 외의 사람이 이렇게 늦은 밤에 회사에 있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습격자에서 그것을 명령한 자에게로. 더 나아가 그 사람에게 명령을 내린 사람에게로. 올리브가 신속하고 꼼꼼한 일처리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범인인 오스카의 존재를 알아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악당들에게 가족을 인질로 잡혀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었다고 하면 사장님은 믿으시겠습니까?"
"그게 사실이라면."
이글의 눈이 가늘어진다. 아들한테는 그대로 물려줬지만 딸한테는 물려주지 못한 푸른 눈동자. 사막의 맑고 푸른 하늘을 비추듯, 짙푸른 눈동자가 부하를 꿰뚫어 본다.
오스카는 그런 상사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작은 병이다. 서둘러 뚜껑을 열려고 했지만, 그가 뚜껑에 손가락을 대기도 전에 한 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놀란 그의 손에서 튕겨져 나와 공중에서 산산조각이 난 병. 내용물이 튀어나와 유리 파편과 함께 바닥에 흩뿌려진다.
"끄악!"
"그렇겐 안 된다."
자해용 독약을 마시려던 오스카를 붙잡은 것은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한 마리의 검은색 들개였다. 올리브는 그를 넘어뜨려 바닥에 눕힌 후 주저 없이 팔을 비틀어 꺾어 버렸다. 양팔에 이어 양다리도. 무력화에 성공한 그를 바닥에 눕히고서 올리브는 일어섰다.
"히이! 히이이이! 아파, 아파아아아아!"
"이것 참. 이래 뵈어도 중용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옛날에는 그렇게 해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사람은 변덕스러운 존재다. 그에게도 심경의 변화가 있었을지 모른다."
"너희들도 언젠가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지만, 나도 그렇게 되길 바란다."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생물이다. 그것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거짓말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사교계 인사말이나 애교 섞인 웃음. 이글은 손바닥에 마력을 담고는, 비명을 지르는 오스카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