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0부 369화 호크가 없는 밤(1)
    2023년 08월 08일 19시 34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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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인 길드 브랜스턴 왕국 본부의 길드마스터인 라비니아 에이프릴. 6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인 여걸이자, '그' 이글 골드의 몇 안 되는 친구인 그녀로부터 개인적인 저녁 식사 초대를 받은 이글은 정장을 차려입고서 호위인 올리브와 함께 저녁의 고급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너무 늦었잖아. 레이디를 기다리게 하는 것은 매너가 아닐 텐데, 젠틀맨."



    "처자식이 있는 남자에게 약속도 없이 갑자기 '오늘 밤 꼭 만나고 싶다'고 연락을 하는 것이 레이디의 매너냐? 만약 아내가 불륜을 의심하면 어떻게 하려고?"



    "당신이 그런 말을 할 줄이야. 자기만 생각하던 자학증은 이제야 졸업했나보네? 독수리 도련님."



    "그게, 내가 스스로 말하기도 뭣하지만 입은 피해가 상상 이상으로 컸지. 불쌍한 나를 위로해 줄래? 라비니아 누나?"



    농담 100%의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으며, 두 사람은 VIP룸에 차려진 맛있는 음식과 술을 먹는다. 두 사람 모두 환갑을 넘긴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다.



    이글의 뒤에는 올리브가 있다. 라비니아의 뒤에는 그녀의 호위인, 검은 옷을 입은 늑대 수인 여성이 각각 서 있다. 두 사람의 표정에도 경계심이 없다.



    "...... 나한테 무슨 일이라도?"



    "딱히?"



    게다가 호위하는 여자는 특이하게도, 귀엽게 생긴 미소녀가 아니라 얼굴이 야수처럼 생기고 온몸이 털로 뒤덮인 미인이었다. 상인 길드 본부의 길드 마스터라는 그녀의 호위라는 중요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혼자서 이 자리에 동행한 것을 보면, 그녀도 꽤나 실력이 있는 모양이다.



    "널 부른 것은 다름이 아니라. 마마이트 제국으로부터 최신 무기를 수입하는 일로 말이지."



    "조금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라비니아. 1인용 소형 비행선은 어디까지나......."



    "장황한 말은 그만 이글. 그게 그냥 하늘을 나는 자전거 같은 게 아니라 기존의 전쟁을 완전히 뒤바꿔버릴 물건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너는 아니겠지?"



    "그걸 알면서도 마마이트 제국이 단계적으로 저걸 수출할 준비를 시작한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신도 아닐 텐데?"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한다. 라비니아의 눈빛은 날카롭지만 이글은 마이동풍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조롱의 느낌이 없다.



    "사적인 인맥을 이용해 어느 나라의 누구보다도 먼저 판매 계약을 획득. 네 아들이 대략 괴물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말이야. 유유상종이라는 건가?"



    "뭐, 늦건 빠르건 반드시 누군가가 먼저 나서야 했을 첫걸음이었지. 그게 마침 우리 호크였던 것에 불과해, 10년 전을 떠올려 봐."



    "아니. 이번에 나선 것은 너다. 철부지 아들을 안은 네가 먼저 발을 내딛었잖아."



    시대는 변한다. 싫어도 세상은 변한다. 고대 문명의 유적지에서 발굴된 비공정이 오랜 세월에 걸쳐 분석되어, 그 모조품으로서 만들어진 비공정이 이 세상의 하늘을 지배했듯이. 언젠가는 마마이트 제국 기술연구소가 개발한 하늘을 나는 자전거가 일반 가정에 보급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알기 어려운 떠보기는 그만하자, 라비. 요구는 뭔데?"



    "요구사항 같은 건 없어. 너는 우리한테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지. 언젠가는 문호를 개방하고서 선구자적 입지를 굳건히 다질 셈이지? 그렇다면 길드마스터인 내가 할 말은 기껏해야 살살 달라는 정도랄까. 하지만 그렇지 않은 녀석들도 많이 있거든."



    그때였다. 올리브의 귀가 쫑긋거렸다.



    "나으리."



    "무슨 일이냐?"



    "아무래도 마중 나온 모양이다."



    "어이, 할멈. 나를 미끼로 삼았겠다?"



    "모함은 그만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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