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이 재킷 소매에서, 라비니아가 드레스 소매에서 동시에 권총을 꺼내 들며 일어선다. 이미 그녀의 경호원과 올리브도 총을 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곳의 치즈케이크가 제일 맛있는데......."
"나오기 전에 끝내면 돼."
두 사람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정반대의 그늘에 몸을 숨기고, 라비니아의 호위대인 늑대 수인이 그녀를 보호하도록 위치를 잡은 직후. 갑자기 VIP룸의 문이 부서졌다.
"으악!"
하지만 침입자들은 칼, 창, 도끼, 총 등 각자의 무기를 들고 눈덩이처럼 밀려들어온 직후, 정확히 심장에 총을 맞아 한 방에 죽어 나갔다. 아무리 튼튼하게 무장을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두툼한 갑옷이, 방탄조끼가 마치 케이크에 포크를 꽂는 것처럼 쉽게 뚫린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금속성 마법으로 양손에 총을 생성한 올리브의 쌍권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확한 사격 능력과, 그의 마력으로 강화된 관통탄에 의한 가드 브레이크 덕분이다.
"두 사람 모두 좀 더 고개를 숙여라. 협조 고맙다."
모든 악당들을 순식간에 사살한 올리브가, 이번에는 부서진 문틈으로 던져진 최루탄을 발로 걷어찬 다음 공중에서 쏘아버려 방 밖에서 터뜨린다.
"끄악!"
복도에서 들려오는 비명을 들으며, 최루탄을 사용할 거면 방독면이라도 준비하지 그랬냐고 딴생각도 하며 바람의 마법으로 기류를 조작해 최루탄이 실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바람의 방벽을 만든다. 이윽고 방의 바깥이 조용해진 것을 확인한 그는 이글에게 신호를 보냈다.
"어이 라비, 저 사람들은 뭐야?"
"우리를 협박하면 이익을 가로챌 수 있다고 착각하는 멍청한 놈들이지. 연고도 신용도 없이 상인 길드의 규율을 어겨놓고서, 이 나라에서 장사할 수 있겠어?"
"그럼 다 죽여도 좋다는 뜻이네?"
"물론이지. 청소업체에 부탁하는 것보다 당신을 끌어들이는 게 더 저렴하겠지?"
"쫀쫀하기는!"
"너만큼은 아니야!"
길을 청소하며 나아가는 올리브의 뒤를 이어, 서로 빈정대는 두 사람을 보호하며 걸어가는 늑대수인 미녀가 뒤따른다. 이미 가게 안의 사람은 점원도 손님도 모두 도망친 후인지 텅 비어 있다. 이럴 때 순순히 가게도 손님도 버리고 자기들만 도망칠 수 있는 담대함이, 고급 레스토랑을 오래 유지하는 비결이다.
"잠깐. 가게 밖에도 습격자가 대기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할 거지?"
"내가 치워도 되지만 ...... 다행히 오늘 밤은 한가한 사람이 있으니 불러보자."
올리브가 눈을 감고 침묵하자, 라비니아와 그녀의 호위는 두 사람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너랑 이 호위는 이 바쁜 때 뭘 하고 있대?"
"필요한 일을 하고 있어."
악당들이 갑자기 가게에 들이닥쳤기 때문에, 식사 도중에 도망친 모양이다. 테이블 위에 통째로 남겨진 새 고기 요리를 먹으면서, 이글은 다른 테이블에서 반쯤 남은 고급 와인 한 병을 실례하고는 나발을 불기 시작했다. 어차피 나중에 버릴 것이니 이래도 상관없다는 듯.
그의 이런 탐욕을 잘 아는 올리브는 태연하게, 라비니아는 어이없다는 듯이 어깨를 움츠렸고, 호위 여성은 포커페이스를 잊고 잠시 눈을 동그랗게 떴다. 4명이 가게 안에서 그런 짓을 하고 있자,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 밖에서 천둥이라도 치는 듯한 엄청난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 보라색으로 빛나는 번개가 고급 레스토랑의 방탄유리창을 온통 선명한 보라색으로 물들인다.
"천둥? 아까까지만 해도 맑았을 텐데."
"여름의 하늘은 변덕스럽다, 레이디."
올리브는 라비니아의 호위인 늑대인간 미녀에게 윙크하고서, 피비린내 나는 뇌우가 가게 앞을 지나갈 때까지 잠시 기다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