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0부 370화 호크가 없는 심야(3)
    2023년 08월 08일 20시 36분 4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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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오스카는 호크가 아주 싫은 모양이다. 상품개발부 부장과 함께 친하게 지내며 자기가 생각한 최강의 뚱보밥과 뚱보과자를 고안해 내어 신나 하는 모습이 그저 놀고 있는 것만 같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약자를 철저하게 착취하는 옛 방식, 즉 사리사욕에 물든 악덕상인으로서 범죄에 가까운 악랄한 수단으로 이글이 권장했던 블랙기업으로서의 존재방식에 편승해 성희롱과 갑질로 단물을 빨아왔던 그는 호크가 골드 상회의 경영을 철저하게 정상화시키는 것에 불만을 품게 되었다.



    요컨대 자신만 좋으면 그만, 남을 이용하고 부하를 발판으로 삼아 자신만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방식이 뼛속 깊이 박혀버린 그는 '아니, 역시 그건 아니지. 앞으로는 그런 짓은 용서받지 못할 거 아냐?" '라고 주장하는 젊은 사장과 의견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이대로 이글이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준 미래, 깨끗한 것만 고집하는 호크와 사이좋게 지낼 생각이 없었던 그는 조기 퇴직금을 노리고 골드 상회를 노리는 악당들이 계획한 악행에 가담한다. 그것은 호크와 이글에 대한 모함도 겸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참고로 인질로 잡힌 가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부인과는 20여 년 전 애정결핍으로 이혼했다. 아이와는 교육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면회 불허 상태. 업무밖에 삶의 보람이 없는 고독한 말년을 보낸 것 같지만, 그 점에 관해서는 자초한 일이라 동정할 가치가 없다. 게다가 그것 때문에 부하직원에게 앙갚음을 하고, 그 화풀이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하면 더더욱 그렇다.



    "내가 싫어서 날 배신하는 것도 용서할 수 없지만, 호크가 싫어서 골드 상회를 배신하는 것은 더 용서할 수 없다. 어느 쪽이든 용서하지 않을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골드 상회가 마마이트 제국에서 구입한 하늘을 나는 바이크는 브랜스턴 왕국군에 우선적으로 보내기로 이미 이야기가 되어 있다. 그것을 가로채서 납품하지 못하게 되면 골드 상회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이번에 오스카를 끌어들여 공격을 감행한 녀석들의 목적도 그것일 것이다. 구매하려던 대량의 물품을 송두리째 강탈하고, 동시에 골드 상회의 체면을 구겨버리는 것이다.



    그다음은 훔친 물건을 악용하든 재판매하든 마음대로. 아니면 이번에는 내분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었지만, 어느 쪽이든 기우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지금쯤이면 그들의 아지트에는 골드 상회 경비부라는 이름의 막강한 사병을 이끌고 있는 크레슨이, 기꺼이 달려들어 모든 것을 무너뜨릴 준비를 하고 있을 때이기 때문이다.



    "엄청난 퇴직금을 날려버렸구나, 오스카. 이상한 욕심만 부리지 않고 정년까지 얌전히 살았으면 남들보다 더 나은 노후를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우, 웃기지 마! 당신도 같은 죄라고!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당신 때문에 불행해졌다고 생각해! 그런데 이제 와서 무슨! 나는 당신 흉내를 냈을 뿐이다! 심판받아야 할 건 당신도 마찬가지다! 이 위선자 새끼!"



    "위선? 아니. 내가 호크가 원하는 대로 깨끗한 경영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순전히 귀여운 호크가 미워하지 않고 사랑받을 수 있도록, 친절하고 이해심 많은 최고의 아빠로 남기 위해서다. 그에 따른 평판의 개선은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지만, 선악의 실체에는 관심이 없다. 호랑이의 위엄을 빌리고도 얄팍한 원숭이 흉내만 낼 수 있는 버러지 따위는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너무도 담담하게 부하를 버린 이글의 말에 오스카는 절규할 수밖에 없었다. 어안이 벙벙한 그에게 재갈을 물리면서, '나으리답다'라며 어이없어하는 표정의 올리브. 우주 제일의 아들바보라는 칭호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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