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6 화 학교 OT와 방과 후의 방문자2021년 01월 03일 22시 31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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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립학교의 1학년은 오전에 공통과목, 오후에 선택과목을 수강하게 되어있다.
학교 1주일 중 6일 간 수업이 있고 7일 차에 쉬게 되어있기 때문에, 6일 째의 방과 후에 실가로 돌아갔다가 다음 주 첫날 아침에 실가에서 등교한다는 방법을 써도 된다.
오전 중에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오후부터는 벼락시험 용지의 반환과 채점이 이루어졌다.
"흠. 총평으로는, 우리 반의 성적은 세 반 중에서 제일 좋구나."
레규스의 말에 교실이 가볍게 들떴다. 역시 첫째라는 말은 누구나 기뻐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걸 제지하는 듯한 레규스의 시선이 학생들을 노려보았다.
"확실히 총합은 우리가 제일이었다. 하지만, 그 원인은 1등에서 4등까지가 우리 반에 있기 때문이라는 걸 잊지 말도록. 그들을 빼면 이 반의 평균점은 다른 반과 그리 큰 차이가 없다. 명심해둬야 한다."
한층 더 예리해진 안광에, 학생들을 일제히 "예!" 라고 대답했다.....어딘가의 군대인가?
채점이 끝나고 레규스가 교실을 나갈 무렵에는 이미 날이 저물 시간이 되어있었다. 다른 학생들도 교실을 나가서, 교실 안엔 학생이 드문드문 남았다.
"그럼, 루시아나. 우리들도 돌아갈까."
"음, 그렇네. 돌아가면 시험에서 틀린 부분을 복습해야겠어. 하아, 우울해......"
"후후후, 3등인 너보다 10등인 내 쪽이 복습할 부분이 많은데? 내 쪽이 큰일이야....."
우울한 표정을 띄우는 루시아나의 모습에 루나는 웃어보였다. 하지만, 루시아나는 씁쓸한 미소를 띄우며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도록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것이었다.
"루나한텐 없잖아, 무서운 가정교사가.......어라?"
돌아갈 채비를 끝내고 서 있던 루시아나는, 아직 교실에 남아있는 안네마리와 크리스토퍼, 그리고 공작영애 올리비아의 모습을 보았다. 세 사람이서 모여서 대화를 하고 있다.
"돌아가기 전에 전하들에게 인사하고 가자, 루시아나."
"으, 응....."
"태자 전하, 올리비아 님, 안네마리님, 저희들은 이걸로 실례하겠어요."
신분 순으로 루나가 예의바르게 인사를 보냈다. 루시아나도 이에 따랐다.
"오, 일부러 와서 인사하다니 고마워. 이제 곧 날이 저무니 조심해서 돌아가. 그건 그렇고, 모처럼 동급생이 되었으니 이름으로 불러주면 기쁘겠는데."
눈꼬리를 내리며 쾌활하게 미소를 짓는 태자 크리스토퍼. 알맹이가 보통의 남고생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우아한 태도다.
"그건 너무 황송한 일이라서요."
"곤란하네. 모두 그렇게 말하며 날 전하라고 부르지 뭐야. 조금 섭섭하게 느껴지는데."
"어쩔 수 없사와요. 모두 전하에 대한 경의를 버리지 않았다는 뜻인걸요."
씁쓸한 미소를 띄우는 크리스토퍼. 올리비아와 따스한 미소를 보낸다. 루시아나 때와는 다르게 진짜로 상냥해 보이는 표정이다. 그런 얼굴도 지을 수 있구나 하고, 루시아나는 약간 놀랐다.
"그러고 보니, 모두들 아직 돌아가지 않는 건가요? 학생 기숙사가 가깝다고는 해도 슬슬 날이 저물 것 같은데요."
루나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였다. 그 의문에는 안네마리가 대답해 주었다.
"이제 곧 저희들의 친구가 방문할 예정이에요. 저와 전하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사이만이라도 올리비아님이 남아서 같이 대화해 주시던 거예요."
"신경쓰게 만들어서 미안하다, 올리비아 양."
"전혀 그렇지 않사와요, 전하. 저는, 전하와 대화할 수 있어서 즐거운걸요."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는 올리비아의 얼굴이 약간 붉다. 루시아나는 눈치챘다. 적어도 올리비아는 태자 크리스토퍼에게 호감을 품고 있다고.
'하지만, 태자 전하의 혼약자후보 필두는.....'
루시아나는 안네마리에게 눈길을 주었다. 그녀는 환담을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을 미소지으며 바라볼 뿐이고, 그렇다 할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질투심조차 없는 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였다......왜냐면 질투하지 않았으니까. 올리비아가 좋은 애라면 오히려 정식 약혼녀가 되어주지 않을까, 라고 안네마리가 생각하는 걸 추측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 때, 교실의 문이 열렸다. 나타난 인물은 루시아나도 아는 인물이었다.
"맥스웰님?"
"어, 오랜만이네. 루시아나 양. 봄의 무도회 이래인가. 잘 지냈어?"
허니블론드의 긴 머리카락을 뒤로 묶은 아름다운 소년의 이름은, 맥스웰・릭렌토스. 현 재상을 역임하고 있는 릭렌토스 후작의 후계자다. 봄의 무도회에선 루시아나의 에스코트 역을 해주었던 사람이다. 루시아나보다 한 살 연상인 16세이며, 학년은 2학년.
"정말. 태자인 나보다 먼저 루시아나 양에게 인사라니. 여간내기가 아니네, 맥스."
"그렇지 않아. 우연히 처음 눈에 들어온 사람이 그녀였을 뿐이라고."
"어머. 저희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나요, 릭렌토스님."
서로 놀리는 남자 두 명의 대화에, 약간 불만스러운 모습의 올리비아가 끼여든다. 맥스웰은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잠시 눈을 깜빡이다가, 평소대로의 미소를 띄우며 공손이 인사했다.
"실례했습니다, 올리비아 양, 그리고 안네마리 양. 심려를 끼쳤군요.....그리고."
맥스웰의 시선이 루나에게로 향했다. 그녀와는 첫 대면이어서 이름을 모르는 모양이다.
"맥스웰님, 그녀는 제 친구인 루나・인비디아라고 해요."
"저, 저기, 인비디아 백작가의 딸인, 루나라고 해요. 다음에도 잘 부탁드리겠어요."
루나는 약간 수상한 거동으로 맥스웰에게 카테시를 하였다.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는 모양이다. 태자에게는 태연했는데, 맥스웰에겐 긴장하는 모양이다.
'역시 남자는 얼굴인가. 젠장, 미남은 용서 못해!'
평소의 일이지만 태연한 모습으로 인사를 하는 맥스웰을 보고, 크리스토퍼는 내심 욕설을 하였다. 자기도 미남으로 전생했는데 그럼에도 다른 미남에 대한 뒤틀린 마음은 사라지지 않은 모양이다.
'속 좁은 남자네.....'
크리스토퍼의 생각 따윈 손에 잡힐 듯이 알고 있는 안네마리도, 미소의 뒷편에서 비난을 하였다. 뭐, 항상 있는 일이다.
"그래서, 오늘 맥스웰님은 무슨 일로 오셨나요?"
".......관계도 없는데 주제넘은 일을 물어보면 아니되는 것이와요, 루틀버그님."
"시, 실례했어요."
그냥 잡담을 할 셈으로 물어봤떤 루시아나였지만, 홱 눈을 째려보는 올리비아에게 혼나고 만다. 확실히 그 말대로라고 반응하는 루시아나. 맥스웰은 씁쓸하게 미소지었다.
"괜찮아요, 올리비아 양. 루시아나 양, 전 이 두 분에게 학생회에 대해 설명하러 왔습니다."
학생에 의한 자치활동조직 '왕립 학교 학생회'. 일본의 여성향 게임의 세계라서 그런지, 혹은 학교라는 조직이라면 자연히 있는 것이어서 그런지, 귀족제도의 국가인 테오라스 왕국의 학교에도 제대로 학생회가 존재하고 있다.
맥스웰은 태자 크리스토퍼와 안네마리를 학생회에 받아들이기 위해 왔다고 한다.
"그럼, 태자전하께서 학생회장이 되는 건가요?"
"역시 1학년의 시점에선 아니겠지. 이번엔 두 명의 부회장 중 한 명을 맡게 될 거야. 참고로 또 한 명의 부회장은 나야. 학생회장은 3학년 안에서 선택될 예정이고."
루시아나가 감탄한 표정으로 끄덕이고 있자, 맥스웰은 방금 떠올랐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실은 학생회 임원의 자리가 하나 비어있어. 괜찮으면 임원이 되어주지 않겠어? 루시아나 양."
"......네?"
""""뭐!?""""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되묻는 듯이 목소리를 내는 루시아나. 다른 네 명은 놀라움을 포함한 목소리를 내었다. 특히 안네마리가 크게 놀랐다. 게임에선 이런 씬은 없었으니까. 히로인이 학생회 임원이 된다는 시나리오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뭐야 이 급전개!? 어떤 의미로 히로인같지만, 역시 여러가지로 게임과 달라!'
"어때? 들어보니 어제의 벼락시험 결과가 3위였다고 하던데. 우수하잖아. 학생회는 우수한 인재를 구하고 있어. 네가 참가해준다면 기쁘겠는데."
맥스웰은 기쁜 듯이 미소지었다. 당분간 멍해져 있던 루시아나였지만,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정신차린 후 맥스웰의 제안에 대답하였다.
"저기~ 매우 영광이긴 하지만, 거절하도록 할게요."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죄송해요. 단순히 그런 큰일을 맡을 자신이 없을 뿐이에요. 아, 대신에 루나는 어떤가요? 시험의 순위도 10위인걸요. 충분히 우수해요. 저기, 어떨까, 루나?"
"어!? 나. 나, 나아!?"
갑자기 화제가 넘어온 루나는, 루시아나와 맥스웰을 몇 번이나 번갈아 보고는 기세좋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무무무무무무리무리무리! 나, 나한텐 무리야!"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에."
자신의 일을 덮으며 말하는 루시아나. 맥스웰은 오늘 몇 번째로 쓴웃음을 짓는 것일까.
"뭐, 강제할 셈은 없으니까, 아쉽지만 무리하게 요청하진 않을게."
"......저에겐 물어보지 않으시네요, 맥스웰님."
그런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던 올리비아는, 정말 불쾌한 듯 눈을 가늘게 하였다.
올리비아의 대사에 놀라는 루시아나와 루나. 듣고 보니, 맥스웰은 올리비아를 권유하지 않았다. 가문의 격과 성적을 고려한다면 권유해도 당연한 상대였는데.
"이유는 당신도 알겠지요. 란크도르 공작가에선 이미 당신의 오라버니께서 임원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회 안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같은 가문에선 한 명까지만 받아들인다는 규칙입니다."
"알고는 있습니다만, 그런 이유로 저만 선택되지 못한다니 썩 유쾌하지 않네요."
ㅡㅡ저 아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초대했는데.
올리비아가 원망이 담긴 시선을 루시아나에게 보냈다. 표정에선 읽을 수 없었기 때문에, 루시아나 자신도 눈치채지 못했다.
다만, 안네마리만큼은 루시아나에 대한 질투의 불꽃을 태우는 올리비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728x90'연애(판타지) > 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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