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 화 의욕과 실망의 멜로디의 학교 첫날.2021년 01월 03일 13시 59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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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교복으로 갈아입은 루시아나는 현관 앞에 서 있었다.
은실의 자수가 새겨진 짙은 청색의 블레이저에, 무릎 밑까지 오는 프리츠 스커트. 맨다리 금지였기 때문에 검은 타이즈를 입고 있으며, 가슴에는 1학년을 뜻하는 새빨간 리본이 달려있다.
그 모습은 그야말로......2차원 세계에나 있을 법한, 멋진 학생복이었다.
중세 유럽풍 이세계임에도 불구하고 18세기 경에 생겨났을 블레이저를 당연하다는 듯이 채용하고 있는 걸로 보아, 역시 여성향 게임의 세계다. 비바・디자인중시!
"멜로디, 이상한 점은 없지?"
"예, 아가씨. 정말 잘 어울리세요. 그보다, 잊은 물건은 없으신가요?"
"그래, 이번에야말로 괜찮아. 제대로 확인했어."
루시아나는 학생용 가죽가방을 탁 하고 두들기며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멜로디는 불안해 보인다.
"........가방 안, 전부 꺼내거나 하진 않았지요?"
떠오르는 입학식 날 아침. 한 번 전과가 붙으면 신용을 되찾기란 정말 어려운 법이다.
"다, 다시 한번만 확인해볼까."
.......꺼낸 듯 하다. 루시아나가 가방을 열고 내부를 확인해보자ㅡㅡ.
"꺄아~! 필통이 없어~!"
마치 어딘가의 코미디 드라마처럼 아침부터 분주한 루시아나였다.
".....그럼, 이 정도면 되었을까."
방의 청소를 끝낸 멜로디는, 휴우 라고 한숨을 쉬면서 이마의 땀을 닦았다.....정확한 포즈로. 솔직히, 평소의 백작 저택보다 더욱 좁은 이런 방의 청소 정도는 멜로디가 땀을 흘릴 정도도 아니다. 학생 기숙사에선 마법금지라고 못이 박혔지만, 애초에 저택의 청소를 할 때도 마법을 쓸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땀을 닦는 시늉을 하는 이유는, 멜로디가 그냥 형식을 중시하는 소녀이기 때문이다....정말 쓸데없는 고집이다.
"청소의 다음은, 세탁이네!"
멜로디는 각 학생 기숙사에 설치된 공동세탁장으로 향했다.
'후후후, 이제야 포라 이외의 메이드 친구가 생기겠네요!'
왕도에 오고 나서 바로 루틀버그 백작가를 모시게 된 멜로디의 행동반경은 놀라울 정도로 좁았다.
'어제는 인디비아 가문의 메이드와 거의 대화하지 못했으니, 오늘은 메이드 친구가 백 명 정도 생기면 좋겠네.'
소학교 1학년 같은 말을 생각하면서 의욕에 차서 세탁장으로 향하는 멜로디. 그리고 그녀는 미소를 띈 얼굴로 세탁장에 도착하여ㅡㅡ.
"안녕하세요, 실례하......응?"
세탁장은 설마 하던 무인 상태였다.
"어? 어라? 어째서........?"
평민 기숙사나 하급 귀족 기숙사라면 금전적인 이유도 있어서 무료인 공동세탁장을 이용하는 자도 나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위 귀족 기숙사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곤궁하지 않아서, 공동세탁장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세탁한 것이 되돌아올 때까지 나름대로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의류를 들고 오지 않으면 안되겠지만 상위 귀족이라면 역시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이다.
필요가 없는 이상 이용하는 자가 있을 리 없기 때문에 상위 귀족 기숙사의 공동세탁장을 이용하는 사람은 '빈곤귀족' 으로 이름높은 루틀버그 가문의 메이드, 멜로디 정도였다.
"......그런."
아무도 없는 세탁장을 바라보며, 곧바로 그 결론에 도달한 멜로디는 세탁물을 끌어안은 채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커다란 한숨을 쉬고 나서 해야 할 일을 하러 세탁장에 발을 디디는 것이었다.
다른 이용자가 없었기 때문에, 조금도 지체되는 일 없이 작업이 끝났다.
"으으으, 넓은 세탁장을 독점하는 개방감은 조금 즐겁지만, 역시 쓸쓸해."
멜로디는 재빨리 끝나고 만 세탁물을 바라보면서 아쉽다는 듯 중얼거렸다.
낮이 되었다. 점심식사의 시간이다. 멜로디는 즐거운 듯 콧노래를 부르며 복도를 걷고 있다.
"흐흥~ 이번에야말로 메이드 친구가 천 명은 생기려나~"
......0이 하나 더 늘어난 것 같지만 무시한다. 그보다 천 명이나 있겠냐고.
지금 멜로디는 하인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놀랍게도 왕립학교는 통도 큰 모양인지 하인 전용의 식당을 마련해 놓았던 것이다. 물론 유료지만.
이건 태자 크리스토퍼의 제안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사원식당같은 이미지다.
하인식당은 이 지하통로를 나아간 곳에 만들어져 있는데, 모든 기숙사의 하인들이 한 곳에 모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멜로디는 기대감에 가슴을 부풀리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메이드 친구가 생길 거라ㅡㅡ고.
그리고 도착한 하인 식당은......하인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앗싸아아아아아아아!'
점잖은 미소의 가면을 쓰고서, 예상대로의 광경에 가슴을 두근대는 멜로디. 식당에는 많은 메이드와 집사같은 복장의 남녀가 즐겁게 점심 식사를 먹는 모습이 보였다.
힘들 터인데도 제대로 식사비를 지급해준 백작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멜로디는 식당 안으로 걸어갔다.
역시나 여섯 기숙사의 모든 하인들이 모인 것도 있어서, 하인 식당은 정말 넓고ㅡㅡ그리고 높다.
식당은 지하에 있었지만 중간이 뚫린 2층 건물로 되어있었는데, 1층은 대학식당같았고, 2층은 급사가 있는 레스토랑같은 형태를 띄고 있었다.
하인이라고 해도, 모시는 주인의 여부에 따라 하인 자신도 귀족인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멜로디가 있는 상위 귀족 기숙사의 하인들이 그에 해당할 것이다. 상위 귀족을 섬기려면 나름대로의 신분과 신뢰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무래도, 암묵적인 양해인지 1층은 평민 하인들이, 2층은 귀족 하인들이 이용하는 모양이다. 2층으로 흘끗 눈을 주자, 사복 차림의 여성도 보인다. 시녀일까?
'음, 가능하다면 2층 사람들과도 사이좋아지고 싶지만......'
메이드 매니아로선 신분에 관계없이 많은 메이드와 사이좋아지고 싶지만, 평민인 자기가 생각없이 2층으로 올라가면 어떻게 봐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뭐, 첫날이니 오늘은 1층으로 참자. 후후후, 누구랑 앉아서 메이드 이야기를 해볼까! 렛츠 메이드 토크!'
점심시간에 구태여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메이드가 있을지 없을지는 의문이지만, 멜로디는 기쁜 듯이 대기줄 끝에 섰다. 그리고 쟁반을 들고 식사중인 메이드 그룹에게 말을 걸.....려고 했지만.
"저기, 괜찮으면 합석해도 될까요."
멜로디가 미소지으며 물어보자, 그룹의 리더같은 여자도 싱긋 웃고 미소지으며 되물었다.
하지만ㅡㅡ.
"어라. 당신, 어느 집안의 메이드?"
"예. 루틀버그 가문이에요."
".......그래요. ......죄송하지만, 그 자리는 이제 곧 지인이 올 예정이에요."
"그, 그랬나요....."
"미안하게 되었네요."
"아, 아니요. 실례했습니다."
아쉽게도 합석을 거절당했다. 내심 실망하였음에도, 멜로디는 미소지으며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리고 또 한 곳, 또 한 곳 하며 메이드 그룹에게 말을 걸고 다녔지만.....
".......설마 전멸하다니."
8그룹 정도에 부탁해보았지만, 어째선지 모든 곳에서 정중히 거절당하고 말았다. 오늘은 포기할 수 밖에 없어서, 혼자 자리에 앉았다.
'나, 뭔가 불쾌하게 만들 말을 했던 걸까? 하지만, 인사를 하고 근무처를 말한 것 뿐이었는데. 오늘은 마침 운이 나빴던 것 뿐일까? 아, 이 포테이토 샐러드 맛있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뒤에서 축복의 종소리와 같은 멋진 목소리가 들린다.
"저기, 여기에 같이 앉아도 될까요?"
그것은 합석의 확인이었다.
"그럼요!"
터질 듯한 미소로 돌아보며 승낙의 대답을 하는 멜로디. 상대 여성은 이어서 말했다.
"다행이다. 남자도 같이 있는데 괜찮을까요?"
"네, 전혀 문제 없으니 부디.......어라? 당신은."
동석자가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다. 일말의 주저함 없이 받아들인 멜로디였지만, 눈앞의 여자의 얼굴에 데자뷰를 느끼며 약간 고개를 갸웃하였다. 그리고 그건 상대 여성도 같았던 모양으로.......
"분명, 인비디아 가문의......"
"당신은, 루틀버그 가문의 메이드인......"
멜로디에게 말을 건 사람은, 어제 루시아나의 방을 방문했던 메이드였다.
728x90'연애(판타지) > 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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