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20 화 마이카의 고찰과 플라잉 메이드(2)
    2023년 08월 05일 19시 04분 3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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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내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보스 캐릭터. 바로 루시아나 루틀버그였다.

     통칭 [질투의 마녀].



     주인공이 루시아나와의 전투에서 승리하면, 쓸모없어진 루시아나는 마왕에게 죽는다. 가난한 귀족이라는 배경, 마왕에게 매료되는 전개, 그리고 죽음이라는 결말. 무엇보다 게임 내 유일한 사망 캐릭터라는 케이스. 그런 그녀를 게임 플레이어들은 '비극의 소녀'라고 불렀다.



    "분명 마음을 닫아버린 루시아나에게 마음이 상한 백작은, 실수를 거듭하여 재상부에서도 면직당하고 결국 악행에 손을 대지 않았었나?"



     하지만 원래 성실함을 무기로 삼았던 백작이 제대로 된 악행을 저지를 리 만무하여, 쉽게 발각되어 체포되고 만다. 이 사건을 계기로 루시아나와의 전투 '질투의 마녀 사건'을 클리어하면 시나리오의 결말로 루틀버그 백작가가 몰락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왕도를 중심으로 시나리오가 전개되기 때문에, 철거된 전 루틀버그 백작령에서 사건이 일어났어도 게임 내에서 언급되지 않은 것이었나?"



     그런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마이카다. 그녀는 베개를 껴안고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올려다보며 불평을 늘어놓는다.



    "그래도 이번 사건은 너무 심해. 지진으로 집이 무너지는 것만으로도 큰 피해인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밀이 흉년이 들었고 다른 채소까지 병이 퍼져버렸어. 이러다간 루틀버그 백작가는 망할 수밖에 없겠는데....... ...... 어라?"



     마이카는 눈을 크게 뜨고 다시 일어났다.



    "...... 못 버티고 ...... '가난한 귀족'으로 되돌아간다?"



     뭔가 좋지 않은 예감이 마이카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루시아나의 귀향과 동시에 루틀버그 영지에 닥친 여러 가지 불행들. 밀의 흉작만이라면 극복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를 보완하는 채소에 병이 창궐하고, 무엇보다 백작가의 본거지가 완전히 무너지는 대재앙이 일어났다. 다행히 슈의 기지로 모두가 식탁 밑으로 대피한 덕분에 붕괴를 막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휴버트 일행을 그 순간에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때 루시아나의 마음의 상처는 얼마나 컸을까. 루틀버그 가문이 입은 경제적 손실은 얼마나 되었을까.

     아마도 엄청난 빚을 지게 되어 생활이 어려워졌을 것이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루시아나는 마음을 닫아버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휴즈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고, 재상부의 업무에서 실수를 거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언젠가는 실망하여 재상부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다.



     영지의 수입도 기대할 수 없고, 재상부로부터도 버림받은 휴즈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 부추김에 못 이겨 악행에 손을 대고 희생양이 된다. 그리고 결국 루틀버그 백작가의 몰락으로 귀결된다.

     큰 빚을 지고 백작영애로서의 체면도 지키지 못하게 된 루시아나는 주변에서 경멸의 시선을 받게 된다. 가뜩이나 상처받은 마음을 더욱 갉아먹는 학교 생활. '요정공주'라는 별명을 얻었기에, 몰락한 소녀를 조롱하는 목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 순간 생각한다.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행복해 보인다. 치사하다ㅡㅡ라고.



    [아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질투'의 눈물인가. 내 장기짝에 어울리는구나!]



    "...... 그렇게 루시아나는 새로운 마왕의 수하 '질투의 마녀'로 ...... 아,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야!"



     마이카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다리를 파닥거렸다.



    (설마 루시아나를 '질투의 마녀'로 만들기 위해 세상이 사건을 일으켰다. 게임적인 강제력이 작용한 결과가 이번 사건이라니, 과연 그럴 리가 없다고 ...... 생각하지만)



    "아아, 안나 언니가 있었더라면 함께 고민할 수 있을 텐데~!"



     아무 대답도 되지 않는 생각에, 괴로워하며 잠을 청하는 마이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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