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16 화 임시숙소에 어서오세요(1)
    2023년 08월 03일 23시 59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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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로디가 지은 오두막집은 2층짜리 목조 저택이다. 2층은 백작 일가의 생활공간이며, 하인들의 방은 1층 안쪽에 통로를 사이에 두고 남녀별로 구분되어 있다. 작지만 응접실이 있고, 저택 뒤뜰과 부엌 옆에는 우물도 설치되어 있었다. 물론 멜로디가 직접 파서 마련한 것이다. 원래의 저택에도 우물이 있었기 때문에 파면 나왔던 것 같다.

     각자의 방 배정을 정하고 최소한의 짐을 옮긴 후, 멜로디 일행은 식당으로 모였다.

     휴버트가 상석에 앉고, 오른쪽에는 루시아나 일행이, 왼쪽에는 영지의 하인들이 줄지어 앉았다.



    "자, 여러 가지로 바빠졌지만 일단 서로 자기소개를 해볼까?"



     그 말을 시작으로 먼저 영지의 하인들로부터 자기소개를 받았다. 물론 루시아나에게는 예전부터 잘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새 하인들을 향한 인사말이 주가 된다.



    "집사 라이언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메이드장 루리아입니다. 라이언의 아내이기도 하고요. 잘 부탁드려요."



     품위 있는 노부부가 나란히 인사를 하였다. 두 사람 모두 근속연수가 30년이 넘는 베테랑이라고 한다.

     라이언은 회색 옷의 노신사지만, 시골에서 자란 탓인지 실제 나이보다 더 젊어 보인다. 루리아는 갈색 머리를 멜로디처럼 묶어 올린 상냥한 여성이다.



    "메이드 미라야. 루리아 씨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일단은 동기니까,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



     쾌활한 말투의 미라는 연두색 머리를 뒤로 묶은 날씬한 여성이다. 독신인 것 같다.



    "메이드 아샤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는 아샤는 붉은 머리를 뒤로 땋은 단아한 느낌의 여성이다.



    "루틀버그 가문의 호위병인 다이랄이다. 뭐, 제대로 호위를 못하게 하는 분들이지만..."



     백작 일가를 노려보는 다이랄. 거세게 노려보지만 익숙해졌는지 이들은 무반응이다. 다이랄은 팔짱을 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아샤와는 어릴 적부터 친한 사이인 것 같다.



    "마지막은 접니다! 제 이름은 슈. 귀여운 여자아이에게는 일단 말을 걸어서 친해지고 싶은 색남입니다. 여친 수시 모집 중! 아, 덧붙여서 수습 하인으로 훈련 중입니다!"



    "덧붙여서라니 그게 뭡니까, 슈."



    "으엑, 죄송합니다, 라이언 씨."



     빙그레 웃으며 자기소개를 하는 슈우. 갈색 피부와 찰랑이는 금발이 일본의 옛 양아치를 떠올리게 한다. 이런 남자가 지진 발생 시 순발력 있는 판단으로 모두를 탁자 밑으로 대피시켰다는 것이 놀랍다. 마이카는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 이 사람, 얼굴의 각 부위가 굉장히 잘 다듬어져 있고 몸도 날렵하면서도 다부진 것이 옷 위로도도 보이는,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잔근육남. 다시 말해 미남...... 이겠지만, 말투와 행동이 너무 엉망이라 전혀 잘생겨 보이지 않아!)



     헤벌쭉대는 저 웃는 얼굴도 감점 요소 중 하나다. 저 통제가 안 되는 표정이 얼굴형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좀 더 빠릿빠릿한 표정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아, 애인 모집 중인데 미카짱이었나? 넌 아직 작으니까 앞으로 5년은 더 기다려야 돼. 너처럼 작은 아이는 나도 대상에서 제외하니까."



    "그냥 평생 말 걸지 말아주세요"



    (여성향 게임의 들러리 캐릭터 같은 남자가 이런 곳에 있다니! 네가 왕립학교에 있었다면 히로인은 절대 안 끌릴 테고, 공략 대상자에게 한 방 먹었을 거야!)



     마이카는 루시아나 같은 냉소로 그렇게 대답했다. 하지만 슈는 딱히 상관하지 않는 모양.



    "5년 후가 기대되는 미소네!"



     유혹을 멈출 생각이 전혀 없는 그의 태도에 마이카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그녀 옆에서 킥킥거리며 품위 있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멜로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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