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9 화 납작!(1)
    2023년 08월 01일 22시 32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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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 고음의 비명은 누구의 목소리였을까. 갑작스러운 지진 때문에 멜로디 일행은 주저앉아 버렸다. 하지만 멜로디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서 있는 것조차도 어지러울 정도의 흔들림. 추정되는 진도는 ......)



     멜로디는 전생인 미즈나미 리츠코 시절, 유사시에도 움직일 수 있는 메이드가 되기 위해 방재센터에서 인공지진을 체험한 적이 있다. 그 느낌으로 말하면, 이번 지진은 아마 진도 5 정도.

     이곳이 실내라면 가구의 붕괴 등을 걱정해야 하지만, 다행히 이곳은 건물이 하나도 없는 도로변이다. 조심해야 할 것은 옆에 있는 나무 한 그루인데, 이 나무도 흔들리기는 하지만 뿌리가 튼튼한지 쓰러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모두가 웅크리고 앉아있자, 곧장 땅의 흔들림이 진정되었다.



    "......대체 뭐였담?"



    "아가씨, 다친 곳은 없으세요?"



    "괘, 괜찮아 ......"



     멍한 상태의 루시아나를 걱정하는 멜로디. 아무래도 지진을 경험한 것은 처음이었던 모양이다.



    "후와아, 깜짝이야. 엄청 흔들렸었네요."



     마이카는 놀라면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 같다. 가슴을 움켜쥐면서도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있었다. 류크는 이미 일어서서 갑작스러운 지진에 놀란 말을 달래고 있었다.

     일단 아무도 당황한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멜로디. 방금 전의 지진으로 쓰러진 컵에 물을 다시 채워 루시아나에게 건넸다.



    "아가씨, 일단 물부터 마시고 진정하세요"



    "...... 으, 응."



     루시아나는 시키는 대로 물을 마셨다. 그 짧은 시간에 목이 말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빠르게 물이 목구멍 깊숙이 넘어갔다. 물을 다 마시고 크게 숨을 들이마시자, 루시아나도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고마워, 멜로디. 이제 괜찮아."



     멜로디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근데 방금 것은 뭐였을까 ...... 갑자기 땅이 흔들리다니."



    "큰 지진이었어요. 저도 그런 것은 처음이라서 깜짝 놀랐어요!"



     마이카는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일본인 출신인 마이카에게 지진 같은 것은 일상적인, 아니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자연현상 같은 것이지만, 실제로 진도 5강의 흔들림을 경험한 적이 있냐고 묻는다면 이번이 처음이었다.

     다행히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서, 귀중한 경험을 했다는 느낌이 더 크다.



    "이것이 지진 ...... 정말로 땅이 흔들리는구나. 문헌을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처음 경험해 봤어."



     루시아나는 두 손으로 자신의 몸을 껴안았다. 얼굴이 창백해져 있다.

     듣기로 테오라스 왕국은 지진이 잘 일어나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백작가에 남아 있는 자료로는 백 년 가까이 전의 일이라고 한다. 또한 당시 피해 상황을 보면 당시 지진의 흔들림은 진도 2~3 정도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진에 대해 기록된 것은 당시 백작의 수기인데, 피해 보고라기보다는 [세상에 이런 일도 일어날 수도 있구나]라는 식의 위기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이렇게나 흔들렸다면 좀 더 진지하게 쓰지 그랬어."



    "분명 당시에는 약간의 흔들림이었을 거예요. 이번 정도의 흔들림이라면 경우에 따라서는 목조 가옥이 무너질 가능성, 성......도......"



     조상님에게 불평하는 루시아나를 보며 쓴웃음을 짓던 멜로디의 표정은, 어느새 푸른빛으로 변해 있었다.

     그리고 그 시선은 한 곳을 향했다. 바로 루틀버그 백작가의 저택을 향해서.



    "무슨 일이야, 멜로디?"



    "...... 아가씨, 저택은 괜찮을까요?"

    "어? 저택? ...... 아아앗!?"



     여기서 저택까지는 마차로 약 1시간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즉, 진원지가 어디든 반드시 저택 쪽에서도 지진이 발생했을 것이다. 진원지가 저쪽이라면 여기보다 더 흔들렸을 가능성도 있다.

     지진을 처음 경험했던 루시아나는,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에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다.



    "마, 맞아! 우리 집은! 마을은 괜찮아!?"



     힘차게 일어섰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루시아나는 그 자리에서 허둥댈 수밖에 없었다.



    "류크, 마차는 움직일 수 있겠어?"



    "아직 말이 안정을 찾지 못했으니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말도 지진은 처음 겪는 일인지, 류크가 달래서 난동을 부리지는 않았지만 마차를 움직이기는 아직 어려운 모양이다. 마이카의 물음에 류크는 고개를 저었다.



    "이런, 어떡하지 ......"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저택 쪽을 바라보는 루시아나. 달려가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차라리 말을 기다리는 편이 더 빠를 것 같다. 그렇다고 이대로 가만히 서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뭔가를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루시아나는 두려움이 커져만 간다.

     그래서 멜로디는 결심했다.



    "아가씨, 제가 먼저 저택에 가서 상황을 확인하고 올게요."



    "멜로디?"



    "나에게 비상의 날개를, [아-리탄젤로]"



     멜로디의 등에 빛나는 빛의 날개가 나타났다. 메이드 마법 '아-리탄젤로'. 마치 천사의 날개를 얻은 것처럼 하늘을 나는 마법이다. 마차로 한 시간 걸리는 거리라도, 하늘을 날면 상당한 시간과 거리를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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