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0장 227화 괴물 퇴치(2)
    2023년 07월 31일 21시 45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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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기 때문에 힘이 쇠퇴하는 사태 따위는 고려해본 적도 없어서, <비취>로 인해 낮아지는 신체 능력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



     거기다ㅡㅡㅡㅡ.



    "ㅡㅡㅡㅡ아야아아아앗!?"



     토니의 집게손가락에서 단검을 연상시키는 날카로운 발톱이 날아가 버린다.



     최강의 마검인 <밤의 검>이 별하늘을 동반하자, 뿜어져 나오는 마력에 '무게'가 더해진다. "악의가 담긴 칼날"을 쳐낼 때마다 하나 ...... 또 하나, 칼날에 별빛이 반짝인다.



    "이제 연극은 할 수 없게 되었을 텐데?"

    "뭘 이 정도로! 이럴 때의 전법 정도는 알고 있는걸! 히트 앤드 어웨이!"



     토니가 주변에 우거진 나무들의 어둠 속으로 도망쳤다.



    [비겁하다고 말하지 마! 책략가, 책략으로 이겨내라!]



     순간, 왼쪽 뺨이 뜨거워졌다.



    "............"



     서늘해지고서 바로, 베인 뺨에서 피가 흐르는 느낌이 든다.



    (...... 눈으로 쫓지 못했다. 이제부터는 진심이겠지. ......)



    [방금 그건 서비스! 얕보았으니까 사례로 받아도 돼!]



     <밤의 검>은 스물여덟 합이라서, 최고의 도달점에 이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니의 손톱을 베는 데 성공했다.



     즉, 토니 자신도 베일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요컨대, 문제는 듀어 자신이 토니를 알아볼 수 있느냐 없느냐다.



    ".................. 큭!"



     소름 끼치는 예감을 느낀 듀어는 재빨리 검을 오른쪽 뒤편으로 휘둘렀고, 넘어지면서도 토니의 강습을 받아내었다.



    [이 정도도 버텨주지 않으면, 곧 끝나버릴 거야!]

    "치잇 ......!"



     직감으로 몇 번이고 위기를 넘기지만, 토니의 기척이 느껴지는 것은 발톱이 가까이 다가온 순간뿐.



     화가 나고, 내심 스스로에게 짜증이 난다.



     몇 번을 경험하고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자신에게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 드디어 위화감을 깨닫게 된다.



    (몇 번이나 ......?)



     토니와 싸우는 것은 처음이다. 그렇다면 어디서 경험했던 것일까?



     그 의문은 곧 해소된다.



    [느리게 하면 되잖아. 알기 쉽게 휘두르면 된다구]

    [점점 더 빠르게, 눈에 잘 보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걸]



     그 장면이 떠올랐을 때, 스승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는다.



     상황은 매우 비슷했다. 설마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서 마지막 날에 그런 훈련을 시킨 것일까.



    "......시야를 넓히고, 힘을 빼라......"



     살의를 감지하는 직감에 맡겨버리면, 바로 직전에야 감지할 수 있다. 자세를 취하고 힘을 주면 초동이 늦어진다.



     주변에 집중하여 미세한 변화를 읽어낸다. 그리고 탈력의 정도는 강하게, 마검을 순식간에 휘두를 수 있을 정도로만 근육을 이완시킨다.



    [응? 지쳤어~? 그건 달리기 연습이 부족하니까 그래!]

    "........................ ----"



     빠르게 뒤돌아선 듀어에게,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토니가 눈을 부릅뜬다.



    "이 녀석 ......!?"

    "간다."



     여기다.



     놀라서 급정거를 하려다 발을 헛디딘 토니. 그에게 겹쳐놓은 쌍검을 휘둘러 X자를 그리며 베어버린다.



    "노오오오우!?"



     토니일지라도 밤의 무게를 받으면 가볍게 날아가 버린다.



     추격하는 <밤의 검>에 의해, 토니의 거대한 몸은 호수 쪽으로 굴러간다.



    "뻥이지롱~~~"



     거꾸로 서버린 라이칸슬로프가 포효를 내지른다.



     지면을 말아 올려 입자로 만들어 듀어를 휘감는다.



    "ㅡㅡㅡㅡ"



     하지만 포효하기 직전에 본 듀어는, 이미 교차시킨 쌍검을 서로 부딪히며 휘두르고 있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미리 읽은 것인지, 음파의 충돌로 인해 환수의 포효가 묻혀버린다.



    "밤이여!!"

    "앗 ......!?"



     뛰어오른 듀어가 수직으로 회전하며, 밤하늘에 궤적을 남기며 마검을 내리꽂는다. 수직의 <회전>.



     밤의 무게가 라이칸슬로프를 때린다.



     풍경이 흔들린다. 전달된 무게는 땅으로 빠져나가 호수로 이어진다. 물 표면이 튀어올라 안개가 되어 달빛을 반사한다.



    "............



     ...... 듀어는 그 광경을, 자신을 조용히 내려다보는 토니 너머로 바라본다.



    "...... 영웅놀이는 재밌었냐? 이것이 영웅의 교체에 대한 내 방식의 사과다."



     밤하늘의 검을 받아 든 토니가, 온화한 표정으로 말했다.



     <밤의 검>을 든 듀어의 오른팔이 갈가리 찢겨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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