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7 화 불길한 꿈(1)2023년 07월 31일 20시 59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번쩍 눈을 뜨면서, 루시아나가 깨어났다.
(...... 어라? 여긴, 어디?)
시작은 정신없었지만, 그 이후로는 순조롭게 귀향길을 나아갔다. 어느새 나흘이 지나서, 내일이면 영지에 도착할 수 있다.
그 때문인지 기분이 들떠서인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아서 .......
(그래. 멜로디가 '그럼 아가씨, 제가 자장가를 불러드릴까요'라고 말해준 것 같은데......, 아니 그럼 여기는 대체?)
완전히 낯선 복도. 자신의 오른쪽은 벽이고, 왼쪽에는 큰 창문이 줄지어 있다. 밤이라 그런지 창 너머가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창문을 열어보려고 했지만, 도무지 열리지 않는다. 천장에 조명 같은 것이 있지만 불은 켜져 있지 않았고, 어째선지 바닥 쪽, 벽 가장자리에 약간의 불빛만이 같은 간격으로 줄지어 있다.
(일단 걷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정말 여기는 어디람?)
일단 한 걸음 내딛자 바닥에서 끼익 소리가 났다. 루시아나는 자신이 부츠를 신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옷차림도 잠옷이 아닌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어라, 이 드레스는 ......)
그것은 멜로디를 만나기 전 루시아나가 평상복으로 사용하던 드레스였다.
(왜 이걸. 이미 멜로디가 다시 만들어줬으니 남아있을 리가 없는데...)
의미를 알 수 없는 상황에 불안감이 커진다. 기억도 나지 않는 장소,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야 할 드레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기억이 나지 않는 복도가 아니라, 테오라스 왕국의 건축 양식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루시아나는 알아차렸다.
(바닥도 벽도 매끈하지만, 대리석도 아닌 것 같아. 건축 자재를 상상할 수 없어. 큰 창문이 많이 붙어 있는데도 장식도 뭣도 없고, 디자인이 너무 단순해. 너무 비싸서 평민들이 살 수 없지만, 귀족이 이렇게 장식이 없는 디자인을 원할 것 같지도 않아. 여기는 정말 어디일까?)
루시아나는 뜻을 굳히고 앞으로 나아갔다. 가만히 서 있어도 아무것도 알 수 없으며 시작도 할 수 없다. 조용하고 어두운 복도에 루시아나의 발소리가 울려 퍼진다. 누군가가 알아채고서 나타나는 일도 없이, 루시아나는 복도 끝자락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문이 있었으며 문패 같은 것이 붙어 있었지만, 아쉽게도 루시아나는 그 글자를 읽을 수 없었다.
(둥근 문고리라니 처음 봐. 돌리면 되는 걸까? 아, 열릴 것 같아)
문고리를 오른쪽으로 돌리자 문을 열 수 있었다. 이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 루시아나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의연하게 문 너머로 발걸음을 옮겼다.
(...... 아무도, 없네)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불은 켜져 있지 않았고, 제법 넓은 방이며 벽에는 커다란 유리창이 빼곡히 붙어 있다. 하지만 역시 밤이라 그런지 창문 너머를 들여다볼 수 없었다.
방 안은 어수선했다. 마주 보고 있는 책상이 여러 개 놓여 있는데, 가볍게 두드려보니 모두 금속으로 된 것 같다. 책상 위에는 책이 꽂혀 있거나 쌓여 있고, 벽면 허리 높이의 선반 위에도 서류로 보이는 물건들이 잔뜩 쌓여 있어 어수선한 인상을 준다.
그 외에도 다양한 물건들이 있다. 몇몇 책상 위에는 금속으로 만든 것 같은 반짝이는 두 겹의 판이 놓여 있다. 그것을 열어보니 무수히 많은 돌출부가 줄지어 있고 딸깍 소리를 내며 누를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변화가 없다. 무엇을 하기 위한 물건일까?
또한, 두 접이식 판과 왠지 모르게 분위기가 비슷한 커다란 판자도 눈에 들어왔다. 받침대가 있어서 마치 화장대처럼 생겼다. 그 옆에는 예의 그 돌출된 판자도 굴러다니고 있다. 판자를 들여다본다. 살짝 루시아나의 얼굴이 비치는 것 같지만, 새까만 판자라서 잘 보이지 않는다.
거기서 루시아나는 한 가지를 깨달았다.
"지금의 내가 쓸 수 있는 마법은 '파-레디아카'만이 아니었지. 으으음 ...... 부드럽게 비추어라 '루체'."
마법사에게 있어 초보 중의 초보인 마법. 작은 광원을 만드는 마법 '루체'. 멜로디에게 배워 최근에야 겨우 사용할 수 있게 된 마법이 손끝에서 발동했다. 촛불 정도의 작은 불빛이지만, 이제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거라며 새까만 판자로 시선을 돌린 루시아나는........728x90'연애(판타지) > 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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