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네마리의 두근두근 휴일 데이트 (가칭) ⑯【完】2021년 01월 02일 17시 06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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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왔어요."
"어서 와, 멜로디!"
"꺄아아아아! 아가씨, 메이드가 갑자기 사람을 껴안다니 방정맞아요!"
안나와 헤어지고 백작가로 돌아온 멜로디를, 루시아나는 포옹이라는 이름의 돌진으로 맞이하였다.
"미안미안. 그래서 어땠어? 휴가는 잘 보냈어?"
"예. 오늘은 정말 즐거운 하루였어요. 감사해요, 아가씨."
"후후후, 그건 잘 다행이네."
만족스럽게 미소짓는 멜로디. 그 표정에 거짓이 없다고 판단한 루시아나도 기쁜 듯이 웃었다.
"아, 맞다. 오늘은 아가씨께 선물이 있어요."
"선물? 그런 거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은데."
"그렇게 말씀하지 마시고, 눈을 감고 오른손을 내밀어 주세요, 아가씨."
"뭐야, 서프라이즈?"
말한대로 눈을 감고 오른손을 내미는 루시아나. 중지에 뭔가가 끼워진 느낌이 들었다.
"이제 괜찮아요."
"와아, 반지네!"
"학교와 무도회에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싸구려라 죄송하지만....."
"그럼 평소에 쓰면 되겠네. 고마워, 멜로디. 남색의 돌이 정말 예쁘네!"
그건 시장의 잡화점에서 인형의 앞에 놓여져 있던, 히로인이 손에 넣었을 반지였다.
놀랍게도 멜로디는, 고의는 아니었지만, 안나가 눈치챌 틈도 없이 루시아나의 선물로 주려고 반지를 구입하였던 것이다.
".....사실 이 반지의 돌, 돌아가신 어머니의 눈동자와 쏙 닮았어요."
"뭐?"
"항상 저를 지켜봐 주시던 따스한 분이셨어요. 병에 걸려 자기가 죽을 것 같은데도, 마지막까지 남겨진 절 걱정하며 메이드가 되는 꿈을 응원해주셔서......어머니의 그 부드러운 남색 눈동자는, 잊을 수 없는 저의 소중한 추억이에요."
어머니의 일을 떠올렸는지, 멜로디는 덧없는 미소를 띄웠다.
"시장에서 봤을 땐 약간 놀랐어요. 이제 만나지 못했을 어머니께서 절 보고 계신 느낌이 들어서요."
"어머님의......그럼, 내 선물이 아니라 멜로디 자신이 갖는 편이 좋지 않을까."
루시아나는 반지와 멜로디를 교차로 보면서 그렇게 말했지만, 멜로디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니요, 그렇기 때문에 아가씨께 드리려고 생각했어요. 어머니께서 지켜봐 주셔서 제가 안식을 얻은 것처럼, 아가씨에게도 평안이 찾아와 달라고 하는 저의 기원이에요......그래도, 아가씨에겐 안주인님이 계시니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멜로디!"
눈꼬리를 내리며 미소 짓는 멜로디를 보며, 루시아나는 왠지 가슴이 두근하고 고동쳤다. 그리고 기세 좋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니, 아니! 고마워, 멜로디! 난 지금, 정말 마음이 평온해! 분명 천국에 계신 멜로디의 어머님이 나를, 아니, 우리들을 지켜봐 주시는 걸 거야!"
"어머, 아가씨도 참, 과장이세요. 후후후."
오랜만에 어머니를 떠올려서, 약간 감상적이 된 걸지도 모른다. 이쪽을 배려하는 듯 크게 기쁨을 드러내는 루시아나의 마음에, 멜로디는 정말 기뻐하였다.
"그러고 보니 아가씨, 슬슬 저녁 시간인데 준비는 어떻게 되었나요?"
"어? 아, 으, 응.......멜로디가 밑준비를 끝내줬으니, 조금 더 있으면 될 거라.....응, 되었을, 거야?"
미소가 경직되고, 약간 시선을 돌린다. 그것만으로 상황이 이해되고 말아서, 멜로디는 무심코 쓴웃음을 짓고 만다
"아가씨, 제가 저녁 준비를 돕도록 해주시겠나요?"
"으으.....응, 미안해, 도와줘."
풀썩 고개를 숙이며 순순히 구원을 요청하는 루시아나. 아무래도, 루시아나에게 일일 메이드는 아직 빠른 모양이다.
"그럼, 바로 옷 갈아입고 올게요."
"미안해. 하아, 적어도 한 명 정도만 더 메이드가 있다면 좋았을 텐데....."
"그쪽은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는데요?"
"어, 진짜? 어떻게?"
루시아나는 놀라서 물어봤지만, 멜로디는 안나에게 보여준 것처럼 득의양양한 미소를 띄우며 "아직 비밀이에요." 라고 고할 뿐이었다.
멜로디는 자기 방에 돌아가서 바로 메이드복으로 갈아입고 몸단장을 하였다. 그리고 등나무제 가방에서 인형을 꺼내들고 그걸 침대 옆 나무 상자에 놓은 후, 부엌으로 향하려 걸어갔다.
하지만, 문이 닫히기 직전, 멜로디는 인형 쪽을 돌아보았다.
".......어머니, 갔다올게요."
그렇게 말하며 인형에게 미소지었다. 기분 탓인지 인형도 멜로디에게 미소로 대답해준 느낌이 들ㅡㅡ.
"꺄아아아아! 그레일, 메인 디쉬를 먹으면 안돼에에에에에!"
"그레일!?"
부엌에서 비명이 들리자, 멜로디는 서둘러 방을 나섰다.
.......이제 여운이고 뭐고 엉망이 되었지만, 오늘 밤도 루틀버그 가문은 평소와 다름 없다.
한편, 멜로디와 헤어진 안나는......
"아가씨, 기분은 풀리셨습니까?"
안나에서 안네마리로 돌아온 그녀가 자기 방으로 돌아오자, 화가 난 듯이 대기하고 있던 시녀 클라리스가 그렇게 추궁하였다. 그에 대해 안네마리는ㅡㅡ.
"어머, 클라리스. 당신, 아침부터 어디로 간 건가요? 오늘 하루 종일 찾아다녔다고요."
ㅡㅡ제대로 시치미를 뗐다.
안네마리는 자기 방의 소파에 앉으면서 "곤란한 일이네요." 라고 말하며 얼굴에 살짝 손을 대며 고개를 갸웃하였다.
당연히, 클라리스는 반론했다.
"무슨 말씀 하는 건가요! 찾아다닌 건 제쪽이라고요!"
"어머, 무슨 말인가요. 우리들, 지금까지 계속 엇갈린 모양이네요. 우리 집이 넓다고는 해도, 정말 곤란한 일이네요."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이 말괄량이 아가씨가아아아아아아!"
우아하게 한숨을 짓는 안네마리의 모습에, 클라리스는 폭발해버렸다...... 뭐,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안네마리는 태도에 변함이 없다.
".......클라리스. 숙녀가 그렇게 큰소리를 치면 아니되는 것이에요. 그리고, 말투에도 신경쓰도록 하세요. 우리 후작가를 모시는 시녀되는 자로서, 항상 정숙하고 아름답지 않으면 안된답니다."
안네마리는 우아한 미소를 띄우면서 클라리스를 질책하였다.
네・가・그・런・말・하・는・거・냐! ㅡㅡ라고 소리를 치고 싶은 클라리스. 하지만, 맞는 말이기 때문에 반론하기도 어렵고, 모시는 자로서의 긍지도 있었기 때문에 이미 분노를 억누르는 것이었다.
".........기분은, 풀리셨나요, 아가씨?"
"호호호, 좀 너무 놀린 것 같네요. 미안해요, 클라리스. 항상 고마워요."
평소대로 '완벽한 숙녀' 에 합당한 화려한 미소를 짓는 안네마리. 하지만, 클라리스는 요즘 들어 그 미소에 근심의 색이 깃들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는데......
"........오늘은 정말 즐겁게 보내신 듯 하네요."
"그래요, 충실한 하루였네요, 호호호."
안네마리는 이전의 미소가 돌아와 있었다. 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무단 외출로 고민과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미소를 보내주시면 화내려 해도 화낼 수 없잖아......정말, 곤란한 분.'
"아가씨, 이번 같은 일은 당분간 삼가해 주시길 바래요. 재개되는 학교의 준비도 있으니, 이 이상은 정말로 곤란해집니다."
"그래요, 알고 있어요. 내일은 왕성에서 크리스토퍼님과 만날 예정이었는데, 변경은 없나요?"
안네마리의 질문에 클라리스는 "예" 라고 대답했다. 내일, 크리스토퍼와 만나면 오늘의 이벤트와 자신의 고찰 등에 대해 여러가지로 상담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화할 일이 많네. 설령 세계가 시나리오대로 나아가지 않는다고 해도, 반드시 배드엔딩 따윈 만들지 않을 거야. 목표는 해피엔딩. 누구와 하는 것도 아닌, 나 자신의 맹세이며, 이것은 약속......후후후, 마치 히로인의 성녀의 맹세같아.....약속?'
안네마리가 갑자기 기세좋게 소파에서 일어섰다. 눈을 확 부릅뜨고 부들부들 떠는 모습에 클라리스도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아, 아가씨, 왜 그러십니까?"
".......무슨 일."
"아가씨?"
"이게 무슨 일이람!"
"갑자기 왜 그러시나요, 아가씨!?"
"클라리스, 지금 바로 펜과 종이를 가져와요! 빨리!"
"예!"
책상으로 향하면서 큰 목소리로 명하는 안네마리의 모습에 범상치 않음을 느낀 클라리스는, 당황하면서도 명령대로 펜과 종이를 가져왔다.
"여기요, 아가씨."
"그래요, 고마워요."
자리에 앉아서 종이를 들여다보며 재주도 좋게 펜돌리기를 하는 안네마리. 약간 상스럽게 생각하지만 그 눈동자는 진지함 그 자체여서, 클라리스는 안네마리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정말, 진짜. 나도 참, 이게 무슨 실수람......"
안네마리의 입에서 분함이 담긴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완벽한 숙녀' 로 이름 높은 그녀가, 잊고 있던 일을 분해할 정도의 중요사실이란 대체.....클라리스는 무심코 침을 삼켰다.
그리고ㅡㅡ.
"이 내가, 절대영역 메이드복의 디자인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니!"
".........................................예?"
"그래, 해피엔딩에 절대영역 메이드복은 필요불가결! 그걸 보고 행복해하지 않는 자가 있을 리가 없는걸! 렛츠 디자인, 절대영역!"
마치 안네마리의 텐션을 나타내는 듯 펜돌리기의 속도가 상승하고, 생각이라고 해야 할까 망상이 가속되어간다.
"정숙하고 가련한 메이드에게 어울릴 절대영역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삭스의 색은 검은색? 아니면 흰색? 가, 가터벨트 따위를 해서 보여지면 어떨까나! 꿈이 부풀어 오르네!"
망상에 치닫는 채로, 새하얀 종이가 약간 야한 메이드복 디자인의 그림으로 메꿔져 간다.
사교계에서 '경국의 미희', '완벽한 숙녀' 등으로 불리는 마음다운 후작영애, 안네마리・빅티리움. 하지만, 정작 후작가에서는 전혀 다른 인상으로 보고 있다.
"이참에, 오프숄더로 어깨를 보인 메이드복은 어떨까. 위와 아래, 양쪽에서 흘끗 보이는 콤보......먹힌다, 이건 먹힐 것이 틀림없어! 클라리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 변태소녀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밤의 후작가에 말도 안되는 대사가 울려퍼진다. 넓어서 다행이다 후작가. 옆집에는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변태라고 하는군."
".......잘못 들었다, 는 아니겠지요."
후작가의 집무실, 두 남자는 맥빠진 한숨을 크게 쉬는 것이었다.
"안돼에에에에에! 무슨 짓인가요, 클라리스!? 저의 걸작을 돌려주세요!"
"뭐~가 걸작인가요! 이런 건 소각처분입니다!"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
오늘 밤도 후작가는 평소와 다름 없다.....슬프게도.
시간은 약간 거슬러 돌아간다. 그것은, 멜로디 일행이 떠난 후 조금 지난 고아원의 일.
"돌아왔어요."
"어라, 이제 왔니."
식당에서 저녁 식사의 준비를 하고 있던 수녀 아나벨에게 한 소녀가 다가왔다. 옅은 핑크머리와 짧은 트윈테일을 한 귀여운 여자애다. 그녀는 지친 기색으로 자리에 앉고서, 테이블에 고개를 올리며 추욱 체중을 실었다.
"어머, 칠칠맞게. 오늘도 잘 안되었니?"
소녀는 턱을 테이블에 올린 채로 재주껏 끄덕였다. 아무래도 일거리는 찾지 못한 모양이다.
"오늘도 상업길드에 제가 할 일은 없어보였어요."
"그렇겠지."
시골 농가라면 몰라도, 왕도의 시가지에서 가능한 아이의 일 따윈 한정되어 있다. 특히 요 몇 년 동안 태자의 정책에 의해 사람들의 출입이 많아진 것도 있어서, 아이를 고용할 정도로 인력부족에 빠지지 않았다는 것도 커다란 이유다.
"으으으, 빨리 일해서 고아원을 일해 돈을 벌지 않으면 안되는데."
"마음은 기쁘지만, 넌 아직 9살이니 그런 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데? 지금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공부도 해서 무럭무럭 크는 쪽이 중요해. 일하는 건 조금 뒤에 생각해도 된단다."
"........그럼 늦는다구요."
소녀는 토라진 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왜 늦는 걸까, 뭐가 늦는 걸까, 소녀는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원래 슬럼에서 지냈던 아이다. 분명 그녀 나름의 이유가 있을 테지만, 무얼 초조해하고 있는 걸까. 수녀 아나벨로선 알 수 없다ㅡㅡ하지만, 그거야 어쨌든 식당에 "꼬르륵~" 하는 소리가 울렸다.
"아으."
소녀의 배꼽시계가 울린 모양이다. 얼굴을 붉히며 배를 부여잡고 있다. 수녀 아나벨은 쓴웃음을 띄우며 찬장에서 접시 하나를 꺼냈다.
"오늘은 오후의 간식으로 과일이 나왔는데, 이거, 어떻게 할까?"
"과일!"
소녀는 벌떡 일어섰고, 그 시선이 수녀 아나벨이 든 접시로 향했다. 그 희색에 가득찬 표정에 수녀 아나벨은 키득 웃고 말았다.
"이제 곧 저녁식사인데, 어떻게 할까? 지금 먹으면 저녁을 먹을 수 없게 될 텐데?"
"싫어요, 수녀님. 제 위장을 얕보지 말아주세요. 먹을 수 있어요, 완전 여유라구요!"
자랑하는 듯이 배늘 내밀고 자그마한 손으로 통통 치는 소녀. 수녀 아나벨은 다시 웃고 만다. 정말 사랑스러운 애라며.
"그래그래, 알았어. 준비할 테니까, 손 씻고 오렴. 마이카."
"예~!"
소녀는 우물로 향해서 달려나갔다.
제 2 장 프롤로그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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