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0장 216화 괴물이 움직이다(1)
    2023년 07월 27일 22시 40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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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재란 바로 이런 방을 말하는 것이리라.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나뭇결이 살아있는 커다란 책상이 하나. 책상 위에는 잉크병과 펜, 작성 중인 서류에 불이 켜진 촛대.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유리로 된 선반에는 책이 빼곡히 꽂혀 있다. 뒤쪽 선반에는 소품을 놓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책이 많아서 개인 서고를 겸하고 있다.



    "흠흠, 놀라는 팜의 나무 모코초스 나무 ......"



     그 사람은 놀고 자빠졌다.



    "응? 뭐야, 실례잖아. 놀고 자빠지다니  ......"



     놀다 지쳐서 쓰러졌지만, 그럼에도 또다시 놀고 자빠졌다.



    "그러니까! 나는 전혀 조금도 놀고 있지 않......"



     책상 너머의 묵직한 의자 등받이 너머로, 혼자 있는 서재에서 그 사람은 이렇게 반박한다.



    "나는 언제나 진지 그 자체야. 사람을 먹을 때도, 사람을 죽일 때도, 사람을 보며 허기를 느낄 때도, 사람은 역시 맛있다고 생각하거든!"



     이야기가 좀 달라졌지만, 이 날 아침, 이 자의 정체가 밝혀졌다.



     이름은 이미 버렸지만, 제국은 그를 '토니'라고 부르며 지명수배를 했다. 하지만 부대가 파견되어도 번번이 격파당했다.



     성별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대륙 최강 국가가 도주까지 허용해 버렸다.



    "ㅡㅡ안녕, 여러분."



     등을 돌리고 있던 의자가 돌더니, 그 모습이 드러난다.



    "내가 토니 토니 토니다. 하나로는 짧아서 서비스 차원에서 세 개를 겹쳐보았지만 ............ 아니, 됐어, 아무 말하지 마! 내가 하고 싶어서 그랬을 뿐이니까! 고맙다는 말은 필요 없으니까!"



     헌팅캡과 외투를 입고, 파이프를 입에 물며 여유를 부리는 ...... 인간형의 검은 늑대. 그 괴물은 키가 훌쩍 넘는데, 의자에 깊숙이 몸을 기대는 모습은 정말 기묘하다.



     마치 수수께끼를 푸는 탐정 같은 옷차림이 더욱 섬뜩함을 자아낸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구나 ............ 왔구나!!!!!!!!"



     그 금빛의 눈은 목표물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양치질을 게을리하지 않음으로써 유지되는 용맹한 송곳니"



     게다가 체모의 아래에는, 일반 생물과는 차원이 다른 강인한 근육이 잔뜩 뒤덮여 있다.



    "그리고 이 발톱, 날카로움도 뛰어나지. 식칼이 없어도 ...... 아니, 식칼은 필요해. 너희들한테 식칼 솜씨를 보여줄 때가 올지도 모르잖아?"



     즉, 토니는 생물학적으로 완벽한 괴물이다. 제국조차도 퇴치하기는커녕 정체를 밝혀내지 못한 진짜 괴물.



    "그 말이 맞아. 희대의 괴물이란, 바로 나엣취!! ...... 아~, 뭔가 먼지가 많네, 청소 좀 하라고 ......"



     오늘의 서재 청소 당번은 토니다. 그 재채기는 자초한 것이다.



    "............ 그런데 놀랍게도 내 정체를 알아챈 인물이 나타났다. 듀어라는 남자다."



     유연하게 다리를 꼬며, 늑대인간은 이야기를 구상한다.



     양손의 검지손톱을 맞대어 금속성 소리와 비슷한 무기질적인 소리를 내며, 예상치 못한 사태를 생각한다.



    "나는 하녀로 잠입해 항상 이리저리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는데 ....... ...... 출장 간 곳에 제국의 사람을 만났는지, 토니라는 단어가 들려왔어. 그런 일도 있을 수 있구나 ......"



     사실은 소설보다 더 기묘하다.



    "게다가 어째선지, 메이드들 사이에 있는 것까지 들통이 난 모양이고 ............ 어째서?"



     게다가 세 사람째를 살해한 후, 토니가 알지 못하는 살인이 일어났다.



    "그거야, 그거. 진짜 귀여워. 내 흉내를 내다니~ 귀엽다 귀여워 응응응응 ............ 져서 죽어버렸지만."



     토니는 다시 이야기의 창작에 착수한다.



    "그래서 말인데, 여러분. 나는 너희들 같은 방관자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아니, 정말이라고. 아무리 이야기를 엮어도 보는 사람, 읽는 사람, 아는 사람이 없으면 이야기가 퍼지지 않으니까."



     토니는 항상 다섯에서 여덟 명의 '주민'을 죽인다.



     즉, 최소한 두 명을 더 죽이지 않으면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없다.



    "두 명만 더 ...... 누가 좋을까? 여기의 등장인물들을 잘 아는 너희들에게 물어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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