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0장 215화 죽은 자의 기억(1)
    2023년 07월 27일 21시 58분 2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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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기사와의 협상 끝에 대장장이를 눈앞에 두고서 철수하는 샹클레어 일행.



    "싫어 싫어! 그 녀석은 데려갈 게야!"

    "에에이, 말 좀 듣거라. 편지의 약속으로 연결고리는 얻지 않았는가. 이번엔 그걸로 만족해라."

    "여자를 빼앗긴 오라버니의 말 따위는 안 들어!"

    "크윽!? 크, 크으으...... 좀 치는구나."



     깨어난 형제에게 업혀 억지로 끌려가는 게텔. 선두에 있는 샹클레어에게 무자비한 말이 날아든다.



     등 뒤에서 시선을 받으면서도,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시끄럽게 돌아간다.



    "...... 흠."

    "안됐구랴. 당신이 나서서 인재를 탐내었던 적은 처음 아니었수?"

    "그는 단순한 검사로서 저보다 훨씬 뛰어난 인재입니다. 우리 진영에 끌어들이면, 반드시 국외에도 이름을 떨치는 기사가 되었겠지요."



     헤어질 때 나눴던 듀어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테토는 아쉬운 마음을 바바카에게 토로했다.



    [ㅡㅡ나와 같이 가지 않겠나? 넌 더욱 발전할 수 있다. 나 따위는 한 손으로 쓰러뜨릴 수 있을 만큼 강해질 수 있어]

    [미안하지만, 내게는 돌아갈 곳이 있다. 게다가 ...... 운이 좋게도 좋은 스승도 두었고. 충성심도 없으니 그쪽을 따라가도 서로에게 이익이 되지는 않겠지]
    [...... 그런가. 하지만 마음이 바뀌면 내게 물어봐라. 언제든 환영하지."



     망설임 없는 눈빛으로, 직설적인 말로 대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이 튀어나왔던 것은, 닮았기 때문이다. 아깝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 괜찮으십니까, 귀중한 유물을 내어놓게 되어버려서 ......"

    "됐다. 그 흑기사, 그 녀석과는 적대시하면 안 돼."

    "............? 아직 테토 님도 바바카 님도 건재하신데요......"



     바바카의 본업은 유물 <도마온온 요괴그림두루마리>가 아니라 마술에 있다. 마법대국 차르카에서 망명한 마술사의 제자이며, 보유한 마력의 절대적인 위력을 활용한 그 마술은 제국 내에서도 따라올 자가 없다.



     그리고 테토 역시, 부하가 적은 샹클레어를 다른 황자들에 뒤지지 않는 세력으로 성장시킨 명기사다.



     하지만 샹클레어는 물러났다.



    "내 직감만이 아니라, 게텔도 알아차렸다. 황족의 피가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저 녀석과는 우호적이어야 한다면서."



     샹클레어는 말한다.



     왕은 단련해서는 안 된다.



     목숨을 걸어서 창과 방패가 되어야 할 부하들을 배신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왕은 겁먹어서는 안 된다.



     그 얼굴을 다른 나라들이 보고 있다. 그 뒷모습을 신하들이 보고 있다. 그 모습을 백성들이 보고 있다.



     왕은 용감할지언정 어리석어서는 안 된다.



     한 번의 판단으로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 분별해야 할 것을 그르쳐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은, 짐이 황제가 되는 새벽에 꽃 피우리라......"



     인재 확보도, 인맥 형성도, 전력 증강도, 고진감래의 시간이 지나, 황제가 되기 위해. 그렇게 된 이후를 위해 .......




     ♢♢♢♢




     영문 모를 일행이 떠난다.



    "...... 그러고 보니, 대장장이 공은 어떻게 되었지?"

    "............"



     ...... 대장장이 보봉의 이야기도, 놀해머의 이야기도 듀어 군에게 들려줄 수는 없다.



     뭔가 귀찮은 일에 휘말릴지도.



     저기서 일어난 일은 내 가슴에 묻어두자.



    "...... 호들갑이다. 그 대장장이가 이쪽으로 오고 있군."



     큰 도끼 두 개를 가볍게 들고 있는 보봉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소란으로 파괴된 동상 등으로 인해 분노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지, 듀어 군에게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 대장장이 공, 미안하다. 이상한 일당으로부터 이곳을 지키기 위해 전투를 벌이다가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그럴듯한 핑계로 넘어가려는 듀어 군에게, 보봉은 큰 도끼를 내밀며 말한다.



    "...... 의뢰비는."

    "아, 여기 있습니다"



     놀랍게도, 보봉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나 앞에서 당당하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뻔뻔하게도ㅡㅡ"

    "흐, 흑기사!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덤벼들려는 나를 재빨리 알아차린 듀어 군에게 멋지게도 제지당했다.



     아직도 처음의 엄격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 보봉의 앞에서 보호하듯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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