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0장 215화 죽은 자의 기억(3)
    2023년 07월 27일 22시 08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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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석한 선생님도 함께 동행한다면 좋겠지만, 시간이 시간이니까. 그리고 재빨리 해결한다면 무허가여도 괜찮겠지."

    "지지부진한
     사건에 지친 파소 씨라면 그냥 승낙했을 텐데..."



     도착한 곳은 영주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병영이다. 그 지하에는 시체 안치소가 있어서, 개블의 사병과 엔제교 관계자의 시신이 보관되어 있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왼편에 있는 지하로 통하는 문을 열고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계단을 내려간다.



     야광석을 사용한 비교적 새로운 건축물이라서, 불을 켜지 않고도 긴 계단을 내려갈 수 있었다.



     사돈이 열쇠를 열고서,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차가운 공기가 가득한 실내로 들어선다.



    "
    춥다 ......"

    "
    분명 풀 네임은, 아드리나 모라나라는 이름이었던 것 같아."



     양옆으로 늘어선 놓인 단상에 천을 덮고 누워있는 시체들. 지금은 7명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



    "............"



     자연스럽게 듀어가 걸음을 멈추고, 한 명의 시신을 바라본다.



     며칠 전만 해도 당연하게 함께 했던 사람. 그 미소도, 웃음소리도, 내일도 모레도, 앞으로도 계속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미 잃어버린 사실을,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
    듀어, 여기 있어."

    "
    그래, 알았다"



     가장 가까이 있던 듀어의 심정을 생각해도, 사돈에게는 신경을 쓰는 정도의 배려가 최선이었다.



    "
     <사령의잔광>이라는 걸로, 본인과 이야기를 듣거나 할 수는 없을까요?"

    "
    못 해. 이걸로 사령화 시킨 자는 사용자의 꼭두각시가 된 인형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아. 말을 주고받지도 못하며, 전투 능력을 그대로 둔 마물이 되어 사역받을 뿐이다."

    "
    그렇게 편리하진 않군요, 역시."



     사역하는 사령에 한계가 없거나 한계치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엄청난 성능이지만, 죽은 자를 되살리는 것은 아니다.



    "
    게다가 사용자가 바뀌면, 전 사용자가 저장한 사령은 리셋된다. 빼앗겨도 마찬가지고. 조금 다루기 힘든 유물이기는 해."

    "......
    뭐든 좋으니 빨리 끝내버리자. 추워서 얼어버릴 것 같아."

    "
    그래, 그러자."



     칸테라를 들고서, 듀어는 손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따라, 내부의 빛으로 세 번째로 살해당한 피해자의 시신을 비춘다.



     그러자 ............ 시체에서 붉은 연기 같은 것이 피어오르며 그녀에게 찾아온 죽음의 순간을 재현하기 시작했다.



    [
    ㅡㅡ이런 시간까지 고생이 많네. 하지만 독서에 집중하고 싶으니 빨리 회수하고 나가줄래?]



     어렴풋한 시작은, 곧 선명한 목소리로 바뀌며 그 풍경을 비춘다.



     보이는 것은 피해자의 실내책상에 놓여 있는 책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아무래도 <사령의 잔광> 의해 피해자의 시야가 반영되는 모양이다.



     죽은 지 일주일이 넘었기 때문인지, 이미 범인을 불러들인 부분부터 시작되었다.



     뒤에서 이어지는 발자국 소리까지 들리지만, 뒤돌아보지 않으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
    뒤를 향하면 ......"

    "
    쿠라조용히 "

    "
    ............"



     끼어드는 쿠라를 꾸짖고서, 듀어는 비치는 풍경에 집중한다. 여기에 있는 정보를 모두 찾아내야 한다.



    [
    하지만 머리핀 같은 게 있을는지....... 애초에 너라면 굳이 안 해도 괜찮지 않을까?]

    [
    뭐야! 문제 많거든!]



     그 목소리에, 온몸이 벌벌 떨린다.



     여성스러운 말투로 말하지만, 목소리의 톤이 너무 낮아서, 듣는 순간 이 범인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알 수 있었다.



    [
    , 무슨 소리를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마지막으로 본 것은, 무수한 이빨과 기다란 혀.

     

     

     그것은 자신의 키를 상회하는 마수의 입안이었다.



     그제야 돌아본 피해자였지만, 그곳에서 본 광경을 마지막으로 붉은 연기는 안개처럼 흩어졌다.



    "
    ............"

    "............"



     얼굴에서 핏기가 가신 세 사람은, 제각기 공포에 질려 있었다.



     사돈은 식은땀을 흘렸고, 듀어는 굳은 표정으로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



     엉덩방아를 찧은 쿠라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떨고 있다.



    "......
    유감스럽게도, 범인은 그 토니인 것 같아."

    "............
    저것은."



     확신에 찬 듀어는샹클레어에게 들은 토니의 정체를 고한다.



    "
    ㅡㅡ라이칸슬로프 ....... ...... 늑대인간이라고도 불리는 전설의 마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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