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장이 공을 때리려고 했지? 집 앞도 난장판이 되어서 마음도 편치 않으실 텐데, 그럼에도 조용히 화를 참아주시는 걸 모르는 건가?"
제대로 된 어른의 훈계, 두 번째.
"............"
그런 듀어 군의 뒤에서 '씨익~~'하고 웃는 보봉을 노려보며, 학교 선생님에게 혼났던 학창 시절의 기억을 떠올린다.
"흑기사, 이건 너무 무례하다. 대장장이님께 사과해야 한다."
"...... 한 번이면 돼."
이 녀석!
뒤에서 넌지시, 사과를 요구하고 있어!
"한 번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자, 나와 함께 사과하자"
"............"
"흑기사, 아무리 강해도 우리는 어른이다. 실례를 범했다면 사과해야지."
".................. 미안하다."
이를 악물며, 억울한 사과의 말을 내뱉었다.
"............"
그러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라고 말없이 호소하는 보봉에게, 내 풍선 크기만 한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낼 지경이다.
방금 전의 괴물들보다 훨씬 더 큰 주먹을 날려버리고 싶다.
학창 시절 3년 동안 신세 졌던 사범이 가르친 정권이다. 보봉의 삐뚤어진 성질도 고쳐줄 것이다.
"이제 집에 가자~ 지금쯤이면 한밤중에는 집에 갈 수 있잖아? 나, 침대에서 자고 싶다구."
"잠깐, 수리가 필요한 무구가 두 가지 더 남았어."
더 이상 놀해머가 없는 보봉의 안색이 나빠졌지만, 마지막 자비로서 집까지 동행하게 하여 무구를 수리해 주었다.
지금은 그것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이 있다.
[그 <사령의잔광>은 죽은 자의 죽는 순간의 기억도 볼 수 있다. 토니라면 나쁜 말은 하지 않으마. 흑기사여, 신속히 도망치거라]
샹클레어가 남긴 충고를 무겁게 받아들이지만, 바보처럼 정직하게 흑기사로 싸울 이유는 없다. 범인만 밝혀서 몰래 퇴치해 주자.
♢♢♢♢.
<사령의잔광>을 손에 들고, 새벽녘에 영주관 근처에서 세 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한 명은 자다 깬 모양이다. 참지 못하고 큰 하품을 하고 있으며, 삐친 머리도 그대로인 채 서둘러 옷을 갈아입은 상태였다.
다른 한 명은 새벽 훈련을 위해 일찍 일어난 젊은 청년.
"그자가 말하길, 시체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몸에 남은 기억은 희미해지고 사라져 버린다고 한다."
"...... 누구인지 말하라고 했잖아."
듀어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사돈. 마구 등의 수리를 마치고 일찍 돌아오자마자, 방에 들이닥쳐서는 정말 기묘한 이야기를 늘어놓았으니 당연하다.
더군다나 유물을 갖고 왔다는 말을 들으면,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약속은 약속이다. 게다가 유물과 맞바꾼다고 하면, 지키지 않을 수가 없지."
"...... 솔직히 말할까? 저쪽도 지켜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건너 듣기만 했지만, 피해를 주지 않고 화해하기 위해 한 일이고, 이미 보고를 했을 거라 생각해야 돼."
"우리들은 국가와 적대하고 있다. 국군에 보고할 수는 없는 일이고, 그렇다면 너희들한테 얘기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어."
"흥미는 있지만 ......"
억지로 끌려가면서 중요한 정보도 못 듣는 입장에서는, 매우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 듀어 씨, 그 유물은 앞으로 어떻게 하실 셈입니까?"
"소유권은 나에게 있을 것이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논의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용할 계획은 없다. 일단은 개블 씨의 금고를 이용하게 해 줄 수 있는지 상의해 볼 생각이지만."
"그렇, 습니까.?"
쿠라는 약간의 놀라움을 감춘 채, 두 사람과 나란히 서서 평상심을 유지하며 걸었다.
유물을 영주에게 바칠 거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설마 사용할 생각이 없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밤의 검>과 함께 <비취>의 소지를 권유받았을 때, 한 사람이 두 개를 가져서는 안 된다며 완강히 거부했었다. 결국 아체에 의해 억지로 맡게 되었지만, 무구 자체의 힘에 대한 집착은 없는 모양이다.
아니, 사라졌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