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4 화 괴로운 세 사람(2)
    2023년 07월 26일 19시 48분 2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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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 피곤하세요?"



    "
    , 홍차라도 마셔."



    "
    고마워. , 정신적으로 조금 지쳤나 봐그렇게나 계산적인 타진을 하고 나니, 의외로 죄책감이 드는 것 같아서 좀 그래......"



    "
    그건 ...... 죄송해요. 저희 잘못이에요."



    "
    아니, 너희들의 제안을 받아들인 건 나니까. 너희들만의 책임이 아니야."



     맥스웰이 루시아나에게 했던 여름 무도회 파트너의 신청. 그것은 사적인 이유가 아니었다. 대리 히로인일 가능성이 높은 루시아나에 대한 감시 겸 호위라는 목적으로, 안네마리 일행으로부터 제안받은 것이었다.



     8월은 기본적으로 연애 이벤트의 달이지만, 마지막 날인 여름 무도회에서는 또다시 메인 시나리오와 관련된 이벤트가 발생한다. 당시 여주인공의 파트너가 맥스웰이었기 때문에, 안네마리 일행은 그에게 이번 일을 제안한 것이다.



    "
    루시아나 양이 받아준다면 좋겠는데. 너희들이 꾼 꿈으로는 결과를 알 수 없잖아?"



    "......
    안타깝게도. 애초에 저희가 꾼 꿈에서는 루시아나 씨가 아닌 성녀가 맥스웰 님의 파트너로서 무도회에 참여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어요."



    "
    , 처음부터 그렇게 들었으니 괜찮지만."



     안네마리 일행은 마왕과 성녀에 대해 '꿈에서 보았다'는 예지몽의 방식으로 맥스웰에게 전달하고 있었다. 지구나 게임에 대해 알려줘도 이해해 줄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꿈과 현실은 여러 부분에서 괴리가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는 것이 실상이다. 그런 와중에 성녀의 대리인 같은 위치에 있는 루시아나를 행사 당일에 참석시켜 감시 겸 호위를 하면서 상황을 지켜봐 달라고 맥스웰에게 부탁한 것이다.

     

     

     

     잠시 고민했지만, 맥스웰은 결국 이를 수락했다. "감시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면서.

     좀 더 고민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쉽게 승낙하여 당시의 안네마리도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랐었다.



    "
    내용에 다소 불일치가 있긴 하지만, 중요한 마왕이라는 존재가 확인된 이상 방치할 수는 없으니까. 루시아나 양에게 무도회 파트너를 제안하는 일을 맡을게."



     그렇게 말하고서, 맥스웰은 루시아나를 찾아간 것이다.

     본인은 어디까지 자각하고 있을까 ...... 안네마리의 부탁을 승낙했을 때, 그의 입이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는 사실을.



    (
    이제 루시아나 씨가 승낙만 해준다면 문제없지만 ......)



     맥스웰에게 들은 바로, 루시아나의 반응은 괜찮았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일에 놀란 것은 사실이지만, 특별히 거절의 말 등은 없었던 것 같으니 당황스러웠을뿐이었던 모양이다.

     루시아나가 대리 히로인 후보인 이상,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는 없다. 1학기 동안 일어난 사건을 떠올리며, 안네마리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아직은 큰 피해도 없고 어떻게든 해결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그렇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더군다나 대리 히로인 후보라고는 하지만 루시아나는 성녀의 힘을 갖지 못한 일반인이다. 게임에서는 중간보스였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마왕에게 매료되어 얻은 힘에 불과하며, 지금의 루시아나에게는 아무런 힘도 없다.

     그런 그녀가 만약 성녀의 역할을 요구받는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맥스웰 님에게 부탁을 드려보았지만......)



     과연 이것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행동이었는지는 현재로서는 누구도   없다그랬으면 좋겠다는 안네마리였다.



    "
    아무튼여름 무도회에서는  부탁드려요맥스웰 ."



    "
    그래, 루시아나 양으로부터 좋은 대답을 받으면 최선을 다할게"



    "
    그대로 커플이 되어도 괜찮다고."



    "
    하하하나와 그녀는 그런 관계가 아니야크리스토퍼"



     크리스토퍼의 장난스러운 말에 맥스웰은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그 영리한 대응에 감탄하면서도, 안네마리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만다.



    "
    확실히 두 분이 그런 관계가 된다면 멋진 미남미녀 커플이 탄생하겠네요."



    "
    안네마리 양까지, 부끄러우니까 그만 좀 했으면 좋겠어."



    "
    후후후, 죄송해요. 저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지만, 사실은 조금 어려운 일이니까요."



    "......
    뭐가 말인데?"



     맥스웰의 미소가 잠시 돌처럼 굳었다. 이를 눈치채지 못한 채, 맥스웰의 재촉에 따라 안네마리는 대답했다.



    "
    루시아나 씨는 루틀버그 백작가의 외동딸이잖아요. 다시 말해 데릴사위를 들여야만 한답니다. 반면 맥스웰 님은 릭렌투스 후작가의 후계자이기 때문에 부인을 들여야만 하고요. , 두 분의 결혼 조건이 맞지 않아 다소 어려운 조건이라는 뜻이에요."



    "
    우와, 꿈도 없네."



     크리스토퍼가 무심코 내뱉는 말에 안네마리는 동의하지 않을  없었다.



    (
    최고의 커플링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현실은 여성향 게임과 달리 냉혹해)



     맥스웰은 웃으며 "하하하, 그렇네."라고 대답했다. 봄의 무도회에서 파트너가 되긴 했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교제조차 시작하지 않은 두 사람이다. 맥스웰에게 있어서는 충격이 갈만한 화젯거리도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맥스웰에게 있어서는 가슴이 따끔따끔하게 아팠을 뿐이라서, 기억에 남지 않을 정도의 아주 작은 아픔에 불과했다.

     그래서 크리스토퍼가 새로운 이야기를 꺼낼 때쯤에는, 맥스웰은 가슴의 통증 따위를 이미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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