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4 화 괴로운 세 사람(1)2023년 07월 25일 22시 57분 5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멜로디 일행이 왕도를 떠날 무렵, 왕성 크리스토퍼의 어떤 방에서는 후작부인 안네마리와 왕세자 크리스토퍼가 앞으로의 시나리오 대책에 대해 논의를 거듭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수고가 많으시다.
테이블에 마주 앉은 두 사람. 탁자 위에 준비된 자료를 읽으며 크리스토퍼는 생각에 잠긴다.
"음, 역시 당면한 문제는 이 녀석이야. 안네마리는 어떻게 생각해? ...... 안나?"
최근 가장 문제가 될 것 같은 안건에 대해 물어보지만, 안네마리의 대답이 없다. 그녀를 바라보니 안네마리는 자료를 손에 든 채 발코니 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 하아. 맥스웰 님은 잘 했으려나?"
"왜 그래? 오늘따라 뭔가 마음이 딴 데 가 있는데."
평소와 다른 안네마리의 모습에, 크리스토퍼는 의아한 눈빛을 보낸다.
"네? 아, 미안. 오늘부터 8월이라고 생각하니 그만 ......"
"응? 8월이 어째서......?"
크리스토퍼는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고, 안네마리는 "어?" 라며 놀라서는 눈을 깜빡였다.
"왜냐면, 8월이잖아, 8월."
"아니, 그래서 왜 8월이면 그렇게 되는 건데?"
"......너, 전혀 기억이 안 나?"
"응? 뭐가?"
안네마리는 테이블을 두드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갑작스러운 일에 크리스토퍼는 깜짝 놀라 몸을 젖히더니, 어깨를 움찔거리며 안네마리를 올려다본다.
"믿을 수 없어, 어떻게 기억을 못 할 수가 있담! 8월이라고 하면, 메인 시나리오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한여름의 아방튀르 한 달]이잖아!"
"뭐? 한여름의 아방튀르?"
여성향 게임 [은의 성녀와 다섯 개의 서약]에서, 유저들은 8월을 '한여름의 아방튀르한 달'이라고 불렀다. 3년에 세 번 있는 8월의 여름방학 기간 동안에는, 성녀와 마왕을 둘러싼 메인 시나리오가 전혀 일어나지 않고 공략 대상과의 친밀도를 높여주는 보너스 연애 이벤트가 쏟아지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어? 뭐야 그게, 8월이 그랬었어?"
"게임 공략에 막힌 유저들을 위한 구원의 달 같은 것이라서. 여름방학 동안 마음에 들던 그 아이와 빨리 친해지자는 식의 시즌이야. 8월은 연애 이벤트가 주축이 되며, 메인 시나리오는 일시 정지 상태가 되는 거지."
"호오, 그래서 너, 오늘부터 여름방학이라며 방심하고 있었던 거구나"
"따, 딱히 방심하고 있었던 것은......"
"거짓말 마. 내가 진지하게 자료를 읽고 있을 때 멍 때리고 있었잖아. 나비 효과에 대한 거, 이미 잊어버렸냐. 여기는 게임과 비슷해도 현실 세계라고. 아방튀르는 그렇다 치고, 메인 시나리오가 안 일어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잖아."
"으으, 맞는 말이라 반박할 수 없네."
테이블에 손을 대며 고개를 숙인 안네마리. 여성향 게임 마니아라서 그런지 게임 설정에 쉽게 영향을 받는 것 같다.
"크리스토퍼에게 훈계를 당하다니, 평생의 불찰!"
"너, 나를 얼마나 얕잡아보고 있는 거야?"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하늘을 쳐다보는 안네마리의 모습에, 크리스토퍼 역시 이마에 핏줄이 서는 것이었다. ...... 더 이상은 위험하니 아무것도 하지 않겠지만요! 반격이 무섭슴다!
몇 분 후 .......
"미안해. 겨우 진정됐어."
"그래. 일단은 이야기를 재개하자. 확인차 묻겠는데, 게임상으로 8월에는 메인 시나리오가 일어나지 않는 거지?"
"맞아. 히로인은 매일처럼 연애 플래그가 떠서 이벤트로 홍수야. 본편에 신경 쓸 겨를이 전혀 없어."
"뭐야 그게, 매일 연애 플래그가 뜨다니 현실에서 생각해 보면 정말 끔찍한 일이잖아. 뭐, 히로인이 없는 지금은 별 의미가 없지만."
"그래, 히로인이 없으면 8월의 연애 이벤트도 전부 패스니깐~"
안네마리는 테이블에 엎어졌다. 충격을 받은 것 같지만 크리스토퍼는 어이가 없었다. 진짜 어이없다. 이 녀석이 정말로 세상을 구할 의지가 있는 건지 진심으로 의심된다.
"대리 히로인 후보인 루시아나도 귀향을 갔고, 공략 대상과의 교류도 없는 이상 연애 이벤트 같은 건 일어나지 않을 테고 ...... 하아, 이제 못해먹겠어!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자!"
"...... 오늘은 네 텐션이 너무 높아서 못 따라가겠는데."
그렇게 두 사람은 지금까지 수집한 게임과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서 읽었다. 그리고 잠시 후, 맥스웰이 두 사람을 찾아왔다.
"여어, 두 사람 모두 아침부터 부지런하네."
"오, 기다리고 있었어, 맥스"
"잘 끝나셨나요, 맥스웰 님?"
"일단은 타진만 하고 왔어. 너무 갑작스러운 이야기라서 상당히 당황스러웠나 봐. 대답은 루시아나 양이 왕도로 돌아왔을 때 들을 예정이고."
쓴웃음으로 대답한 맥스웰은, 빈 의자에 앉아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728x90'연애(판타지) > 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5 화 제국의 황자가 와서......안 와?(1) (0) 2023.07.26 제 4 화 괴로운 세 사람(2) (0) 2023.07.26 제 3 화 다녀오겠습니다!(3) (0) 2023.07.24 제 3 화 다녀오겠습니다!(2) (0) 2023.07.23 제 3 화 다녀오겠습니다!(1) (0) 2023.07.23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