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안네마리의 두근두근 휴일 데이트 (가칭) ⑫
    2021년 01월 02일 10시 06분 4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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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421du/71/





     "왜 그렇게 되는 건가요!"


     놓치지 않고 태클을 넣는 소녀, 안나. 하리센이 있었다면 탁 때렸을 기세다.


     "뭐, 정말 사이좋아 보이길래 그만 결혼을 보고하러 왔나 생각했지 뭐니."


     "잘 봐요! 둘 다 여자라구요!"


     안나는 자신과 멜로디를 교대로 지목하면서, 당연한 주장을 했다. 하지만, 수녀 아나벨은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젓고는, 어느 사이에 빗자루를 놓았는지 가슴 앞에서 천천히 양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마치 성모와도 같은 미소를 띄우며ㅡㅡ.


     "아니, 사랑 앞에선 사소한 일. 세상이 뭐라고 말한다 해도, 나만은 그걸 부정하지 않을 거란다.....신 앞에서 사랑을 속일 필요는 없지 않니?"


     정말 고결해 보이는 대사를 말하는 것이었다.....하지만.


     "그~러~니~까~, 아니라고 했잖아요!?"


     물론 태클의 대상이 된다. ......고아원 현관 입구에서 뭘 하는 것인가. 내심 그런 의문이 떠오르는 안나의 옆에서, 갑자기 킥킥대며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멜로디.......?"


     "후후후, 두 분은 사이가 좋네요."


     멜로디가 마주 보는 두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자, 수녀 아나벨이 얼굴을 상기시키며 미소지었다.


     "그렇게 보이나요? 네, 저와 안나는 사이 좋아요."


     "어머, 그랬나요......혹시, 두 분의 관계는.......부부?"


     "멜로디!?"


     일부러 눈치채라는 듯이 물어보는 멜로디에게, 안나는 무심코 언성을 높였다. 설마 그 이야기를 따라갈 셈이냐며.

     수녀 아나벨은 "어머" 라며 놀라는 목소리를 내고는, 훅훅 하며 웃기 시작했다.


     "정말 멋진 오해지만, 전 연하의 남편은 조금......"


     "그, 러, 니, 까, 우리들 둘 다 여자라고 말했잖아! 그보다 이번엔 나랑 시스터가 결혼하는 거야? 그것도 내가 남편!? 거기다 어느새 차여버렸고! 애초에 그보다, 당신은 수녀니까 결혼하지 않잖아! 정말, 태클을 걸 곳이 너무 많아아아아아!"


     ......아니, 정말 고아원에 현관 입구에서 뭘 하고 있는 걸까. 단번에 말을 쏟아낸 안나는 헥헥하며 어깨를 들썩이며 뭐가 뭔지 모르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두 사람의 입에서 "푸훗" 이라는 웃음 소리가 새어나온다고 생각하니, 시원한 웃음소리가 주변에 울려퍼졌다. 그 모습에 잠시 동안 멍하게 있던 안나였지만, 곧바로 얼굴을 찌푸리며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멜로디."


     "큭큭, 미안해요. 하지만, 안나 씨가 대단한 기세로 부정하니까....."


     "그, 그건......!"


     "후후후, 어떻게 봐도 수녀님의 농담이잖아요. 그런데도 안나 씨는."


     "우웃!"


     듣고 보면 그렇다. 그런 대사, 그냥 흘려들었다면 이런 전개까지는 안되었을 텐데, 왜 난 이렇게나 전력으로 부정하고 만 것일까. 안나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지, 진짜! 수녀님이 이상한 말씀을 하시니 그렇잖아요!"


     "우후훗, 미안해. 약간 농담이 지나쳤던 모양이네. 하지만 사이좋다고 생각한 건 사실이란다? 언제나 혼자서 오던 안나가 누구랑 같이 있다고 생각했더니, 똑같은 가방을 갖고 나란히 있는걸, 후후후, 귀여워."


     "꺄아아아아! 그렇지 않다니까요! 이건 선물, 선물이라니까요!"


     "안나 씨, 그건 부끄러워 할 부분이 아닌데요?"


     멜로디의 냉정한 태클에, 안나는 더욱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였다. 수녀 아나벨은 그런 두 사람의 대화를 미소지으며 바라본다. 그리고 탁 하고 양손을 마주쳤다.


     "자, 언제까지나 그런 곳에서 서 있지 말고 안에 들어갈까요, 아가씨들?"


     "확실히 그렇네....아, 전부 수녀님 때문이잖아요!"


     "고아원에 어서 와요, 두 분 모두. 환영할게요."


     수녀 아나벨은 상냥한 미소를 띄우면서 두 사람을 초대하였다.







     "와아~ 안나 누나다!"


     "어서 와, 안나 누나!"


     "안나 누나, 같이 놀자!"


     "자, 잠깐 기다려! 순서, 순서대로 하자, 꺄악! 치마를 잡아당기면 안돼!"


     고아원에 들어온 두 사람은 식당에 안내되었다. 들고 온 과일을 주고 약간 쉴까 하고 생각한 순간, 안나의 방문을 들은 아이들이 찾아온 것이다.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는 아이들의 무리가 주저없이 안나를 덮쳐서.....가 아니라, 달라붙는다.


     "아, 이 차, 맛있네요. 마셔본 일이 없는 차예요."


     "그거, 요즘 여기서 기르기 시작한 허브로 만들었지요. 괜찮으면 레시피를 가르쳐 드릴까요?"


     "예, 부디 부탁해요."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안나와 대조적으로, 멜로디와 수녀 아나벨의 주변은 조용함 그 자체였다. 안나 일행에게서 약간 거리를 둔 식단 한 쪽에서, 두 사람은 느긋하게 티타임을 즐기고 있다.

     아무래도 처음 찾아온 멜로디에게는 아직 다가오지 않는 모양이다. 안나가 아이들과 놀고 있는 사이엔 수녀 아나벨과 담소를 나누기로 한 것이다.


     "기운찬 아이들이네요."


     "후후후, 그렇네요. 안나와 만나는 건 오랜만이니까, 저 아이들도 신난 모양이에요."


     "꺄아아아아아!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건 금지라고 말했잖아!"


     아이들에게 장난질을 당하는 안나를 흐뭇한 듯이 바라보는 멜로디와 수녀 아나벨. 순진하게 안나를 쫓아다니는 모습의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그녀의 비명 따윈 대단하지 않게 생각되는 것이 불가사의하다.

     이 광경을 볼 수 있던 것 만으로 고아원에 온 보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멜로디였다.


     "우우우, 어쩔 수 없지! 모두 광장으로 가자! 따라와!"


     """네~!"""


     "멜로디, 같이 가자!"


     "전 수녀님과 조금 더 대화하고 나서 갈게요."


     "어째서!?"


     "아이들은 안나 씨와 놀고 싶은 거예요. 글치 모두들?"


     """응!"""


     기세좋게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들. 그 기세에 안나는 놀라고 말았지만, 멜로디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느끼고 있었다.


     "걱정하지 않아도 나중에 그쪽으로 갈게요. 그땐 나도 동료로 끼워줘야 해, 모두들."


     """알았어~!"""


     "으으으, 그럼, 기다릴게. 어쩔 수 없지, 모두 밖으로 나가자. GO~!"


     """GO~!"""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렴."


     수녀 아나벨은 와아아 하며 기세좋게 식당에서 달려나가는 안나 일행에게 주의를 주었지만, 아마도 발소리메 묻혀서 소리는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딱히 신경 쓴 기색없이, 모두가 나간 식당의 입구를 부드러운 시선으로 향할 뿐이었다.


     "안나 씨, 인기 많네요."


     고아원에 얼굴을 내민다고는 들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아이들이 따를 거라고는 멜로디도 생각치 못했다. 처음으로 이 광경을 보았을 땐 약간 당황했었다.


     ".......안나는 말이죠, 이 고아원의 행운의 여신이에요."


     "행운의 여신이요?"

     수녀 아나벨의 이야기로는, 요 몇 년 동안 매년 왕국이 주는 보조금이 차감되어서, 그 탓에 고아원의 운영난이 심해졌다고 한다. 


     "어떻게든 변통해서 견뎌왔지만, 요 몇 년 사이에 조금씩 물가가 올랐잖아요? 점점 보조금으로는 버틸 수 없게 되었지요."


     멜로디는 즉시 이해했다. 물가가 상승했다는 말은 다시 말해, 왕도의 경기가 좋아졌다는 뜻이다. 그건 좋은 일이지만, 고아원에게 있어선 나쁜 결과가 되어버린 것이다.


     왜냐면 보조금으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고아원은, 경제활동의 틀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요 몇 년 동안 정말 힘들게 생활했었지요. 이런 시기에 한해서 어째선지 고아도 늘어나서, 더욱 생활에 압박이 왔는데,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을 내버릴 수도 없고....."


     '.......빈부격차가 벌어진 거네.'


     아마도, 고아원같이 수입이 늘어나지 않은 사람들이 상승한 물가에 따라가지 못하게 되어, 고아가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하였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하루 한 번의 식사조차 어려워져서, 왕국에 진정을 넣어도 반응이 없고, 교회에서도 이 이상의 지원은 해줄 수 없다고 퇴짜를 맞아버려서.....정말 어찌할 바를 몰랐었네요."


     멜로디를 테이블 위에 놓여진 손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가슴 아픈 이야기다.


     "......그런 때였어요. 그녀가, 안나가 고아원에 찾아온 것은. 이제 3년 정도 전일까요."


     "안나 씨가 3년 전에요?"


     "네, 오늘처럼 갑자기 나타났다고 생각했더니, 역시 오늘처럼 당돌하게 '선물이야!' 라고 말하며 먹을 걸 들고 와준 거예요."


     "......왠지 안나 씨 답네요."


     "호호호, 정말 그렇네요."


     수녀 아나벨은 당시를 떠올렸고, 멜로디는 안나를 떠올리며 싱긋 웃었다, 그리고 수녀 아나벨은 살짝 고개를 내렸다.


     "......누군가가 말했어요. 그 때만의 지원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하지만, 저희들에겐 그 단 한번의 지원이 정말 고마웠던 걸요. 그 한번의 식사를 손에 넣는 것조차 어려웠으니까요."


     "......정말 힘든 시기에 도와줬던 사람이라서, 아이들이 안나를 따르는 거였네요."


     "네, 그래요. 그리고, 그녀는 고아원의 행운의 여신이기도 하니까요."


     "그, 행운의 여신은 대체 뭔가요?"


     "실은, 안나가 찾아온 다음 날, 어느 귀족 아가씨가 고아원에 위문을 왔어요."


     "귀족 아가씨가요? 도대체 누가....."


     멜로디는 눈치챘다. 설마 그 사람은ㅡㅡ.



     "왕국의 명문귀족, 빅티리움 후작가의 안네마리 아가씨께서 갑자기 오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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