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이나 눈을 깜빡이며 생각에 잠긴 남자는, 충분히 고민한 결과 당연한 질문을 던졌다.
"그건 .................. 내가 그녀들한테 가르치는 게 더 빠르지 않겠어?"
"............"
여자는 이례적으로 한숨을 내쉬며, 그 질문에 어이가 없다는 기색을 드러냈다.
"아니, 무슨 생각인지는 알겠어. 내가 너에게 가르치는 게 좋은 거지? 나도 같은 마음이야."
"그럼 ...... 아무 문제도 없잖아요?"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함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겹쳤음을 알자, 얼굴이 뜨거워진다.
잠시 눈을 감으며, 들키지 않기 위해 마음을 가라앉힌다.
"이제 먹으면서 이야기할까. 이것은......."
"좋아. 이걸 자네도 일류 맛을 경험할 수 있을 거다."
"와~오"
식기에 손을 댄 직후였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건네는 사람이 나타난다. 친숙한 투로 남자의 어깨에 손을 얹고, 제자에게 훈계하듯 말을 건넨다.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그때의 잘 말하던 여자와는 다른 파트너라서 할 말은 없지만."
"일류 씨도 식사하러 오셨어요?"
"아니, 나는 다른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왔지. 하지만 자네가 제대로 일류의 계단을 올라가는지 궁금해서 가게를 들여다본 지 사흘째, 이렇게 무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거다."
"매일이잖아요."
어이없어하는 남자를 아랑곳하지 않고, 그 사람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자, 식기 전에 한 입 먹어봐. 식사뿐만 아니라 일류는 우아하게, 스마트하게, 완벽하게. 그쪽 여성분들도 부디."
"............그럼, 아키 님부터 드세요."
여자는 가만히 그 사람을 올려다보며 무언가를 관찰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부자연스러움을 들키기 직전, 다시 시선을 돌려 대면한 남자에게 맛보기를 권했다.
"그래? 그럼, 잘 먹겠습니다ㅡㅡ"
"잠까아아아아안!!"
"다아아아아!? 무, 무슨!?"
"뭐, 뭐 하는 거냐, 자네 ......"
"그건 내 대사라고!"
소 아늠의 레드와인 조림에 포크와 나이프를 들이대는 순간, 이를 제지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제철 야채 모둠부터 먹어야 하잖나......? 먹는 순서를 잘못하면 안 돼. 자네답지 않은 실수다."
"나의 뭘 안다고? 식지 않기 전에 먹으라고 했잖아요!"
'빨리, 빨리 먹게나. 정말 식어 버리잖나......! 김이 나는 모습을 보니, 최적의 타이밍이 지나기까지 대략 40초 정도밖에 남지 않았네!"
"서, 서두르지 말라고요 ............ 야채도 좋아하는데, 서둘러서 먹어야만 하다니."
서둘러 남녀의 중간에 놓인 큰 접시에 담긴 야채를 적당히 먹고, 드디어 일류의 입맛을 사로잡은 적포도주 조림으로.
"............ 어, 정말로 맛있어."
"당연하고말고. 이 메뉴 자체는 흔한 메뉴다. 그래서 이곳 셰프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지."
"일류 씨, 정말 일류였군요."
"당연하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 그는 말수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일하다가 잠깐의 휴가를 위해 이 도시에 왔는데, 일류에 걸맞은 음식을 찾아 열여섯 군데를 돌아다녔어요. 그러다 도착한 곳이 바로 이 가게다. 적다고? 그렇다 해도 열여섯은 너무 적다. 나는 너무 많은 것을 누리고 있었다."
안경을 닦아 다시 끼고서, 이야기하는 남자는 말을 멈추지 않는다.
"특히 이 소 아늠 적포도주 조림은 향신료의 질이 좋고, 고기도 비교적 고급스럽지. 최고 품질은 아니더라도 셰프의 솜씨가 빛을 발하고 있다. 적포도주와 두 종류의 주정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세 종류라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요리를 한 입만 먹은 여자가, 이야기꾼의 말과 행동을 멈춰 세웠다.
".................. 세 종류?"
"저는 그렇게 느꼈어요. 이 요리에는 적포도주 말고도 세 종류의 술이 쓰였어요."
"...... 조금만 기다리게."
얼굴색이 변한 자칭 일류는, 주방 쪽으로 바쁘게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