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0장 203화 일류 씨, 여행을 떠나다(1)
    2023년 07월 22일 21시 49분 2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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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고, 그 사이로 육해에서 이어지는 바다의 잔해가 바람을 타고 불어온다.



    "그렇게, 첫 회의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래."

    "그들에게도 말했다시피, 넴이 유물을 손에 넣었으니 더욱 주의가 필요하겠죠. 그 남자는 조금은 경력이 부자연스러운 점이 있어서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



     아르스의 길을 걷는 남자와 여자.



     수많은 인파에 섞여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다. 어디선가 볼 수 있는 연인끼리의 만남이다.



     남자의 팔짱을 끼고 걷는 빨간 머리의 여자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외모인 것과 열렬함을 보아 신혼여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 정말로 진짜 베네딕트를 찾을 수 있는 거지?"

    "네. 특정은 물론이고, 잘하면 제거까지 기대할 수 있어요."

    "...... 가득 가짜가 널려 있는 데다가, 아크 대성당에서 싸웠던 그 강인한 천사의 상위호환인데도?"

    "네, 특정까지는 확실히 할 수 있어요. 그냥 내버려 둬도 조만간 소식이 올 거예요."

    "그럼 ............ 좋아."



     대화는 나란히 앉은 남녀에게만 들릴 정도의 성량으로 하며, 관광지로 조성된 구역에 있는 목적지를 바라본다.



    "베네딕트는 《성역》을 제외하고는 그렇게까지 손이 많이 가는 상대가 아니에요. 그보다는 쿠쟈로 왕이 훨씬 더 많은 계획이 필요할 거예요."

    "흠............ 아, 예약한 아키 타코마치입니다. 한 명 추가해도 될까요?"



     분위기 있는 식당에 도착하자, 웨이트리스에게 이름을 알리고 다정하게 입장한다.



     안내받은 자리에 앉자 남자는 가게 안을 둘러보았고, 여자는 남자에게서 조금도 시선을 떼지 않는다.



    "...... 아키 님께 도움을 청하고 싶은 일이 지금 세 가지가 있어요."

    "가명으로 이야기하는 데서 풍류를 느꼈으니, 승낙."



     시끄럽게 떠드는 손님도 없이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차분한 공간에서, 주방에서 풍기는 향긋한 냄새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첫 번째로, 몇 명을 불로화시켜 주셨으면 해요. 아직 정확한 인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요."



     얼어붙은 진지한 표정으로, 경외심에 뛰는 심장을 감춘다.



     두려움을 억누르며 내뱉은 소망에, 남자는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 전에 말했던 것 같은데, 그걸 적극적으로 할 생각은 없어. 내가 파악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면 악용될 수도 있으니까. 넌 노리는 사람이 많아서 주저하지 않고 베풀었지만. 게다가 불로의 강화만 해도 몇 년에 한 번씩은 다시 시술을 해야만 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은근히 긴장하며 몸을 굳히는 여자에게, 남자는 변론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필요한 거지? 알고 있다면 해줄게. 일단 이유를 물어보고 싶지만,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게 최선인 것 같아서."

    "............"

    "두 번째는?"



     웨이트리스가 가져온 물 한 병을 받아 잔에 붓고는 여자에게 건넨다. 동시에 긴장하는 여자에 대한 배려인지 다음 화제를 꺼냈다.



    "...... 언제쯤 돌아오실 수 있나요?"

    "............ 응? 으응?"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없었고, 내민 남자의 손을 유리잔을 사이에 두고 붙잡으며 참다못해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내뱉었다.



    "재촉할 생각은 없었지만, 막상 만나고 보니 둘이서 보내는 시간이 그리워져서요."

    "...... 기쁜 말을 해 주잖아. 너 어디 갔었냐는 말만 듣던 참이라 너 정도면 다행이야. 하지만 ...... 음~ 나도 나대로 조사나 칼의 의뢰가 있어서 언제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을지도."

    "...... 알겠어요. 마술진을 이용해 거리에 상관없이 순간적으로 이동이 가능한 전이 마법의 복원을 서두르고 있어요. 완성되면 이 번거로움도 지나간 추억이 될 거예요."

    "전이라... 여행의 추억이 사라지니 가급적이면 사양하고 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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