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순간적으로 짐작하게 된다.
"흐으읍!"
현악기가 연주하는 빠른 연주 소리와 흡사한 음파가, 벽을 타고 파도처럼 밀려온다. 건물 벽이 위에서부터 무너져 내리는 모습은 마치 웅장한 폭포를 연상케 했다.
"도망쳐, 피난해라!"
"미쳤어 ......!"
바라보던 가니메데 일행이 할 수 있는 것은, 오니를 버리고 안전지대로 도망치는 것뿐이었다.
"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휘말린 귀신은 복음으로 저항하면서 음파를 완화시켰지만, 먼지와 잔해와 함께 땅으로 떨어졌다.
"ㅡㅡ크아앗! 큭, 아 ............"
힘겹게 땅에 떨어진 귀신이 혼절 직전의 머리로 고통을 참아낸다.
"쉬벌럼이............... 큭!?"
"............"
떨어진 그림자가 오니의 가슴을 찌른다. 몸을 일으켰던 오니는 칼날을 타고 다시 땅으로 떨어졌다. 가니메데에 이어 두 번째의 전력을 일찌감치 잃었다.
웅크리고 있던 그림자가 일어선다. 피에 젖은 칼날을 비로 씻어내고, 나머지를 바라본다.
"...... 이제, 여섯 명 ......"
폭풍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직 열세인 것은 변함이 없다.
강한 감정만으로는 상황을 뒤집을 수 없다. 갑자기 강해지는 건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바라면 승리는 멀어진다.
생각하라. 운에 의존하지 말고 생각하라. 분노를 길들이고 생각하라.
격정에 휩싸여도 반복해서 마음속으로 되뇌어라.
"......! 큭 ......!"
옆에서 날아오는 도끼를 베어버린 것도 잠시, 뻗어온 창이 오른쪽 어깨를 스친다.
가장 골칫거리였던 것은, 받기도 힘든 회전날의 도끼였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전황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물의 마구도 바람의 마구도 아닌,
"반드시 원거리 공격을 끼워 넣어라! 듀어와 제대로 된 칼싸움을 벌이지 마라!"
가니메데였다.
지휘계통이 확립되어 있고, 경험이 풍부하고, 승리에 대한 욕심도 있다. 카난을 잔인하게 죽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한 명을 잃은 후 진형을 바꾼다. 다가오는 적군의 증원 도착을 염두에 둔 단기 결전의 총공격은 위험하다고 판단, 포위하면서도 확실하게 약화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읏 ......!?"
"부후우우우우......!"
갑자기 가니메데가 물러서자, 대기의 기척을 감지하고 파악하고 있던 방향으로 돌아섰다.
거기에는 이미 연통 키세라에 숨을 불어넣는 모습이 있었는데, 아낌없이 복음을 발동시켰다.
"하아앗!"
쌍검을 겹쳐서 휘두른다. 발산된 유난히 큰 마력적 음파는 강력하여, 폭염을 정면으로 막아낸다.
"............"
"훌륭하다 ......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 그 실력!"
신체 기능을 저하시키는 <비취>를 가진 이로스를 위치 변경으로 피하고, 다섯 명을 중심으로 싸우는 듀어는 적이라 할지라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처투성이지만 눈빛의 기백은 잃지 않았고, 마치 사나운 육식동물을 앞에 둔 것 같은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두 명째 ...... 생각해 보면 명백. 나 아니면 원거리 공격수의 두 명이겠지만, 이로스와 늘어나는 창이 지키고 있다. 예상이 빗나갔구만......"
"비열한 살인마들이 서로 협력하는 모습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우스꽝스럽고 거짓으로 가득 차 보여."
"뭐라 말해도 좋다. 위에 있는 자는 백성을 숫자로 보는 법이다. 한 사람의 목숨은 그저 '하나'로 본다. 일일이 감정 따위를 일으키지 않으며 냉정하게 최선의 판단을 해야 한다. 미래에 구원받을 신도 수를 생각하면, '하나'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다."
"너는......!"
카난의 죽음을, 무(無)라고 말한다.
뚫고 나오는 살의에 의해 순간적으로 발휘한 것은, 미티에게서 배운 <소닉 스트라이크>.
"그걸 몇 번이나 봤다고 생각하느냐 ......"
"앗 ............"
빙글빙글 도는 도끼를 던지고서 뻗어나간 손바닥. 가늘고 주름투성이인 노인의 손이 아닌, 무사의 두툼한 손바닥이다.
부드럽게 날갯짓하는 복음의 힘으로, 마력이 파동이 되어 음파를 상쇄했다.
"...... 마력끼리 서로 상쇄하면 남는 것은 공기의 떨림뿐. 흑기사는 이를 처음 본 순간에 알아냈다고 들었다. 그야말로 교단 전체의 숙적이지, 그 녀석은."
떨어지는 도끼를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낚아채며, 미티와 오랫동안 경쟁했던 연륜의 강함을 드러낸다.
그렇기 때문에ㅡㅡㅡ 두 명째는 결정해 놓았다.
"ㅡㅡㅡㅡ"
달려 나온 듀어는 ............ 창술사에게 검을 휘두른다.
"온다!"
"이로스, 연계해서 맞받아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