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이제야 일어섰군."
역수로 잡은 <밤의 검>으로 그것을 받아낸다. 비늘가루에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그 특성을 어렴풋이 이해하며 이로스와 서로 노려본다.
한때는 누가 먼저 대주교의 자리를 차지하느냐를 두고 경쟁하던 사이였다. 모의전도 여러 번 치렀다. 베네딕트도 기대를 걸었던 두 사람이었다.
"네가 이런 쓰레기일 줄은 몰랐다."
"큭 ............ 하아아앗, 아아악!!!"
내면의 분노를 투지로 바꾸는 듀어에게, 이로스 역시 오랜 시간 쌓인 질투심의 송곳니를 드러낸다.
비교당하여 더욱 훈련을 거듭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달하지 못한 존재만큼 원망스러운 것은 없다. 현재에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일수록 성공한 사람을 부러워한다.
"너 따위는 사라져 버려! 듀어어!!"
"그래, 누군가를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 ...... 이제는 알겠다!"
"큿 ......!?"
받아낸 채로 복음을 사용해,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다가오는 물총알과 바람구슬에 맞기 직전에 뛰어내려, 좌우에서 각각 비연의 참격을 이로스와 가니메데에게 날려버린다.
착지 후, 완전한 전투태세를 갖춘 가니메데 일행과 대치한다. 복음의 날개를 펴고 폭풍을 날리며 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바라본다.
용이 나타난다면, 이런 식으로 불타는 마력을 발산할 것인가.
하지만 .......
(......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선생님의 말씀대로, 단순한 양아치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
모두가 동급이라는 인상이었다. 적어도 어제까지는.
"............ 먼저, 한 명을 죽인다."
"정말로 이길 셈이야 ......?"
"당연하다. 먼저 한 명을 죽인다. 그리고 두 명, 세 명 ......그렇게 죽이면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겠지?"
돌아오는 대답에, 창을 잡은 손의 감각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두 놈째도 정해놓았다. 무뢰한들을 한 명씩, 확실하게 보내주마. 저승에서 카난에게 계속 사과해, 영원히."
"얕보지 마라......!"
우직하게 쏘아버린 바람구슬은, 폭풍을 일으키며 거대화하며 다가온다.
"큭 ......!"
베어버리긴 했어도, 소용돌이치는 기세에 검이 튕겨져 나갈 뻔했다. 두 개로 갈라져 흩어진 뒤에도 강한 풍압에 휩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오오오오오오오!"
회전하는 칼날을 가진 오니와 거대한 연통을 휘두르는 여자가 앞으로 나온다. 이로스와 가니메데가 위치를 바꾸며 뻗어나가는 창은, 틈틈이 공격하기에 적합하다. 원호는 물을 조종할 수 있는 <아쿠아>와 <풍선(風仙)>.
질 이유가 없다.
"하압----!!!"
도망치고, 교묘하게 유인하고, 단독으로 공격하며 일곱 명을 농락하던 유미에 비해, 듀어는 정면 돌파에 집착한다.
궁지에 몰리고 상처를 입으면서도, 복음을 쓰고 두 칼을 휘두르며 이겨내고 있다.
<밤의 검>으로 도끼를 받아내고, 왼쪽 검으로 물구슬을 베어버린다. 또한 <비취>와 검격음을 울리며, 극악이라 할 수 있는 회전도끼를 피한다.
"큭........"
"큰소리친 것에 비하면 싱겁게 끝날 것 같구만!!"
후퇴하면서 끈질기게 위협을 가하지만, 가니메데 일행이 기세를 몰아 밀어붙이기 시작한다. 역시 수적 우위는 뒤집기 힘들어 보인다.
"큭 ......!"
상처를 늘려가던 듀어는, 연이어 휘두르는 회전날을 피하며 왼쪽 검을 칼집에 집어넣었다.
"뭐지 ......?"
의아한 표정을 짓는 가니메데였지만, 곧 다음 행동이 시작되었다.
등을 돌리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도중에 유미가 떨어뜨린 식칼을 집어 들고, 장애물을 발판으로 삼아 건물 벽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벽에 식칼을 꽂고서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뛰어올랐다. 그리고 베란다를 차례로 뛰어올라 계속 위를 향했다.
"녀석, 옥상으로 갈 생각인가!"
"그렇게는 안 되지!"
작전을 바꾼 모양이다. 유미에게 당했던 만큼, 오니는 무리하게 쫓아간다.
회전 칼날을 멈추고 벽에 부딪힌다.
"오옷!?"
"올라가고 있네 ...... 그런 무모한 ......"
오른쪽 도끼를 박고 왼쪽 도끼를 박으며, 팔 힘만으로 순식간에 벽을 타고 올라간다.
오니족의 피가 그렇게 만드는지, 일생일대의 대전을 앞두고 짐승 같은 충동은 더욱 가속도가 붙는 것 같다.
"놓치지 않는다고오오! 자자 이제 어쩔 거냐 쥐새끼야아아아!!!"
"............"
옥상 가장자리에 손을 걸고 매달린 듀어가, 수직으로 뛰어오르며 맹추격하는 오니를 내려다본다.
그리고 듀어는 ............ 손을 놓았다.
"뭐 ......!"
"말했을 터. 먼저 ...... 첫 번째다!"
떨어지면서 바로 왼쪽 검을 뽑아 <밤의 검>과 교차시킨다. 그 모양은 가니메데 일행이 잘 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