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안네마리의 두근두근 휴일 데이트 (가칭) ⑧
    2021년 01월 01일 22시 20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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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421du/67/





     "멜로디, 이 주변은 와본 적 있니?"

     

     "아니요, 처음 왔네요. 이런 곳도 시장이 있었네요."


     멜로디는 안나에게 안내되어 중층구에 몇 군데 있는 시장 중 한 곳을 방문했다.


     "하지만 의외네. 멜로디라면 왕도 안의 시장 정도는 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어."


     멜로디가 얼마나 메이드에 정열이 있는 지는 까페에서 과분할 정도로 알게 되었다. 그런 그녀라면 장을 보는 시장에 대해선 조사가 끝났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이상하다는 듯이 이쪽을 바라보는 안나의 앞에서, 멜로디는 눈꼬리를 내리며 싱긋 미소 짓는다.


     "아니요, 중층구는 기본적으로 장을 보는 선택지에 들어있지 않아요."


     "아, 그런가. 그랬었지."


     귀족은 체면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중층구의 일반 서민들이 손에 넣을 품질의 상품을 구입하는 건 원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루틀버그 백작가는 '빈곤귀족' 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난하지만 그래도 역시 귀족이다. 멜로디도 그 점은 충분히 배려하고 있어서, 기본적으로 평민 구역에서의 장보기는 상층부에서만 하고 있다. 뭐, 그게 원인이 되어 예산이 부족해져서 바나르간드 대삼림까지 가게 된 것이지만.


     "그리고 단순히 약간 멀어서 그래요."


     "아~ 루틀버그 백작가의 하인은 멜로디 혼자였지. 그럼 무리겠네."


     사실 분신 멜로디라도 보내면 전혀 문제 없지만, 확실히 여기서 귀족 구역까진 그런대로 거리가 있다. 다른 일도 있는데 여기까지 사러 오는 건 비효율적이다.


     "다른 하인을 들일 예정은 없대?"


     "주인님께서 모집을 하고 계시지만, 이게 꽤 어려운 모양이라서요."


     '빈곤귀족' 의 소문은 역시 뿌리깊다. 안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저기, 만일 괜찮다면 내가 안네마리 아가씨께 부탁해서 누군가 주선해줄까?"


     빅티리움 후작가라면 얼마든지 연줄이 있다. 안네마리는 루시아나와 친구관계를 쌓고 있으니, 지금 잘나가는 영웅희요정희에게 빚을 만든다면 아지도 아마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다시 눈꼬리를 내리며 미소짓는 멜로디가 정중히 거절하였다.


     "고마워요, 안나 씨. 하지만 이번엔 거절하게 해주세요."


     "어라, 어째서?"


     "에~, 뭐, 그....."


     약간 겸연쩍은 듯 말을 주저하는 멜로디. 왜 그럴까 하고 고개를 갸웃하자, 작게 한숨을 쉰 멜로디가 이유를 가르쳐 줬다.


     "배려해주시는 건 정말 감사하지만, 금전적인 이유로 받아들이지 못할 거라 생각해요."


     "금전적인 이유......아."


     후작가에서 보내는 인재라는 말은, 나름대로의 신분과 기술이 보증된 자라는 걸 의미한다. 무슨 말을 하고 싶으냐 하면, 한마디로ㅡㅡ급료가 높다.


     "유감스럽지만, 후작가에서 소개장을 써줄 정도의 분에게 걸맞는 급료를 준비하지 못할 것 같아요. 정말로, 와주신다면 매우 기쁘겠지만......"


     "그건, 음, 그렇네. 약간 힘들겠네."


     태자를 구하기 위해 몸을 날린 루시아나에게 보상금이 주어졌지만, 아직도 루틀버그 백작가의 호주머니는 썰렁한 그대로다. 하인을 모집해도 누구도 오지 않는 건, 이것도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미안, 멜로디. 내 생각이 부족했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풀이 죽어서 고개를 꾸벅 숙이는 안나. 전 일본인 전생자이며 왕국 굴지의 대귀족의 딸이면서도, 메이드 친구 한 명을 돕지도 못하다니.....상당한 충격이었다.


     그런 안나의 모습에, 멜로디는 온화한 눈동자를 보이며 따스하게 미소지었다.


     "어머, 안나씨. 전 딱히 부탁하려고 당신과 데이트하고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런 것 보다, 이렇게 안나 씨가 제게 신경써주는 쪽이 더욱 기뻐요. 고마워요."


     "멜로디....."


     귀족사회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거짓 없는 순수한 미소를 보자 안나의 가슴이 쿵쿵하고 뛰어오른다.


     '정말 귀여운 미소야. 이 상냥함, 대역을 할 정도라 그런지 마치 히로인같아!'


     히로인이다.


     "자, 안나 씨. 시장을 돌아다녀봐요."


     "그, 그래!"


     안나의 손을 잡고, 둘은 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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