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안네마리의 두근두근 휴일 데이트 (가칭) ⑤
    2021년 01월 01일 15시 40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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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421du/64/





     히로인이 부재인 현실에서도 시나리오가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 안나는 불안감을 느꼈다.


     "안나 씨, 왜 그러신가요?"

     

     ".......어? 아, 응, 괜찮아!"


     안나는 멜로디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너무나 충격적인 가설이 떠오르고 말았기 때문에, 눈앞의 상황을 잊어버린 모양이다. 그리고 조금 전의 문제를 떠올렸다.


     그건 멜로디의 취급에 대해서다.


     '이대로 내버려둘 수는.....없겠지?'


     안됐지만 '두근두근! 첫 비밀 데이트' 에도 배드엔딩이 존재한다. 그 결말로 가버릴지 어떨지는, 지금 그야말로 이 순간에 취하는 히로인의 행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안나 씨. 구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멜로디는 안나에게 우아하게 인사하면서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이젠 저 혼자여도 괜찮으니, 오늘은 이걸로 실례하ㅡㅡ"


     "잠깐 기다려!"


     안나는 서둘러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며 멜로디의 말을 제지했다.


     "아, 안나 씨?"


     '약간은 예상했지만! 왠지 이 아이는 그걸 선택할 느낌이 들었지만!'


     ㅡㅡ주저없이 배드엔딩의 대사를 선택하다니.....멜로디, 정말 무서운 애다!


     이 데이트 이벤트의 배드엔딩이란, 한마디로 '데이트하지 않는다' 라는 말이다. 데이트 이벤트를 마련해 놓았는데 그걸 거부하는 선택지가 있다니, 이 게임의 시나리오 작가는 쓸데없는 노력을 해버린 건 아닐까?


     '보통 이런 장면에서 히로인이 물러나면 역으로 쫓게 되는 거 아냐? [밀어서 안된다면 당겨봐라] 는 어디로 간 거냐고! 크리스토퍼는 게임에서도 쑥맥이라니까!'


     오히려 게임이 먼저라서 지금의 크리스토퍼하고는 관계없었지만, 그런 건 안나에게 있어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일단 전부 크리스토퍼가 나쁜 것이다......너무해.


     '이 이벤트에서 그녀를 이대로 돌려보낼 순 없어. 왜냐면, 그렇게 해버리면ㅡㅡ'


     태자가 구해준 후, 그를 기대지 않고 '이젠 혼자서도 괜찮아요' 를 선택해서 태자와 헤어져버리면 조금 지나서 등 뒤에서 남자가 말을 거는 씬으로 전환된다.

     히로인이 돌아본 순간, 화면이 검게 변하고 남자들의 대사만 표시된다.


     "이제야 찾았다고, 아가씨. 상냥하게 대해줬더니 기어오르네."


     "하하하, 너 주스범벅이 됐잖아. 웃겨."


     "시끄러! 전부 이 여자가 나쁘다고! 제대로 교육시켜 줄 테니까 각오하라고!"


     이런 말이 나오고, 끝내는 대사창도 사라지며 화면이 완전히 검게 물들고ㅡㅡ.




     ......그 이후, 그녀를 본 자는 아무도 없었다. [배드 엔드]


     


     라고 표시되면 게임오버가 된다. 데드 엔드가 아닌 점이 쓸데없이 불안감을 유도한다.


     '여중여고 취향의 여성향 게임에서 나올만한 결말이 아니잖아! 윤리규정 어떻게 된 거냐고!'


     그러니 선택해야 할 선택지는 하나 밖에 없다.


     "멜로디, 나랑 데이트하자!"


     즉시, 히로인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대는 멜로디를 남자들에게서 구한 안나의 역할이다. 잘 생각해보면 오늘 이벤트의 배역은 원래의 커플과 전부 다른 사람이다.


     '히로인도 공략대상도 없는 데이트 이벤트라니..... 성별도 같은 여자인데. 무섭구나, 강제력!'


     "데이트? 저와 안나 씨가요?"


     "그, 그래! 뭐, 데이트라고나 할까, 같이 놀자는 뜻이야. 실은 나도 오늘 갑작스런 휴일인데, 뭘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던 참이라서."


     "어머, 그랬나요."


     "오늘은 서로 한가하고, 모처럼 알게 되었는걸. 같이 왕도를 산책해보지 않을래?"


     "......"


     멜로디는 얼굴에 살짝 손을 대고 생각한다.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었지만.....자각은 없었지만, 조금 전엔 남자들이 시비를 걸었다고 했으니, 어쩌면 신경써주고 있는 것일까 하고 생각했다.

     꼬시려는 것 치곤 꽤 당돌하고 맥락없는 느낌이었다.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게 되면, 역시 사양하는 쪽이 좋을까.....'


     이것에 당황한 것은 안나다. 멜로디의 표정을 보고 '아, 이거 거절하는 얼굴이다' 라고 팍 와닿았다.


     '위험해. 이대로면 멜로디가 남자들에게 이런 꼴 저런 꼴을 당해버려. 뭔가 그녀의 마음에 들만한 화제는.....'


     

     물론 그런 건 하나밖에 없다.



     "안나 씨, 마음은 기쁘지만 그만ㅡㅡ"


     "멜로디, 같이 왕도를 산책하자.....즐거운 메이드 이야기라도 하면서."


     "ㅡㅡ거절해버리는 것도 실례겠네요. 오늘은 잘 부탁드릴게요, 안나 씨!"


     이렇게 안나는 멜로디와 데이트하게 되었다.


     "그럼 가볼까, 멜로디."


     "예, 안나 씨."


     안나가 에스코트를 해주며, 멜로디는 다시 큰길로 걸어갔다. 얼굴을 상기시키며 멍한 표정으로 안나를 바라보는 멜로디는, 마치 사랑하는 소녀같다고 누군가가 말했었나 안 했었나.,,,,


     "후후후, 어떤 메이드의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기대되네요."


     "그, 그렇네. 무, 무슨 이야기를 해볼까나......?"


     어떻게든 꼬시긴 했지만, 안나는 메이드 일 따윈 그렇게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마음 속으로 쩔쩔매면서 데이트코스를 향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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