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9장 180화 마왕, 침대를 빼앗기다(1)
    2023년 07월 10일 19시 52분 5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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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두 시간에 걸친 고민 끝에 선택한 격조 높은 '호텔 워오프'로 돌아왔다. 워오프의 의미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게 마련된 방은 워오프에서 가장 호화로운 방이었다. 테니스를 칠 수 있을 것 같은 넓은 방에 큰 침대, 테이블과 소파, 샤워실, 게다가 술과 과일, 테이블 게임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악당이라면 죽여도 괜찮지~?"
    "............"
    "마왕님, 마왕인데도 이상해. 그래도 따를 테니 잘 봐주세요~"

     그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포도주를 들더니, 나조차도 손대지 않은 술을 마시고서 침대에 다이빙.

    "............"
    "그런데도 마왕님, 이렇게 커질 수도 있구나~ 나는 그쪽이 더 좋아. 남자답고 아이는 시끄러운 벌레 같아서 싫다니깐~"

     무일푼이라고 한다.

     기모노를 사고, 나를 찾기 위해 돈을 다 써버려서 빈털터리. 그래서 내가 좋은 호텔에 묵고 있다는 걸 알고 방까지 따라와서는 ............ 이거다.

    "...... 자지 마라? 아슬아슬하게 봐주고 있다는 자각 있냐고?"
    "안자요~ 후우우............................. ..."

     꼼짝도 하지 않고 잔잔한 호흡을 반복할뿐. 나는 곁에 서서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결정했다. 일을 시키자.

     침대 같은 건 쓸 계획이 없었지만, 뭐야 이 녀석은. 이 침대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 도와준다고 했으니, 잠깐 잠입해서 내부를 조사해 봐. 아직 대주교니까 그 정도는 간단하지?"
    "............"

     잠든 채로 말없이 침대 오른쪽의 테라스 바깥을 가리키는 이상한 녀석이지만, 한숨을 참고 그쪽으로 걸어간다.

     저 멀리 영주의 저택이 있으니, 바깥에서 마음껏 보면 된다는 듯한 몸짓이다.

    "...... 이번에는 아무리 나라도 잠입이 어려워서 어떻게 할까 생각했는데, 너라면 안전하겠지? 평소에는 신기하게도 쉽게 잠입할 수 있었는데."
    "...... 그럼, 진짜로 잠입하고 올까요~?"
    "그래서 그렇게 말했잖아. 그 침대를 사용할 거라면, 그 정도는 해줄래?"
    "하겠냐......"

     뭐야 이 녀석!

     작은 소리로 불만을 토로하면서, 온 힘을 다해 게으름을 피우며 몸을 일으켜 세운다.

    "아~아~ 오랜 여행으로 허리 아파서 ............ 흘끗."
    "...... 마사지를 해달라는 것처럼 힐끗힐끗 쳐다보지 말아 줄래? 그보다 너, 애초에 왜 이 방에 있어?"




     ♢♢♢




     마왕에게서 하루치 밥값을 받고 쫓겨난 유미는, 어쩔 수 없이 숙소를 나와 아르스의 시가지로 향한다.

     유유자적하게 마음 가는 대로, 도시적인 거리를 걷는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를 느꼈는지 여우 귀를 세우고서 옆길 뒷골목으로 방향을 틀었다.

    "콩......"

     양쪽 벽을 번갈아 가며 발로 차며, 눈을 의심할 정도로 가벼운 몸놀림으로 건물 옥상까지 올라간다.

    "............너무 무서웠어~~~~~~!!"

     외쳤다.

     베네딕트와 마찬가지로 다른 차원의 같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유미도 마왕 앞에서는 평상시처럼 행동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뚜렷한 적대심이 없었기 때문인지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죽지 않아서 다행이다~....... 하지만 이제 이긴 거나 다름없어)

     크게 기지개를 켜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자신의 가슴에 새기기 위해, 유의해야 할 말을 중얼거린다.

    "...... 당분간은 조용히 행동해야지. 말 잘 듣고 고개를 잘 끄덕여야 해. 돈도 받았으니, 일단은 카지노 같은 데라도 가볼까 ..................... ...」...」...

     바람의 방향이 바뀌자, 침묵을 강요당한다.

    "............어, 언제부터, 있었어?"
    "계속. 옥상부터였지만, 계속 있었지. 엄청나게 재밌는 독백, 들었어."
    "나쁜 취향이잖아! 몰래 보다니, 저질!"

     뒤돌아보니, 거기에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서 있는 마왕이 있었다. 아무 기척도 없이 태연한 표정으로 서 있다.

     새파래진 얼굴을 바꾸고서, 드러난 가슴과 넓게 드러난 허벅지를 손으로 가리며 얼굴을 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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