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부 364화 위크 메이커 DIY(2)

예전의 나였다면 선배가 아이를 낳았다고 해도 '왜 굳이 내 귀중한 시간을 인싸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일에 할애해야 하느냐, 바보같다. 나는 패스야. 적당히 축전이라도 보내'라며 거절해 버렸을 텐데, 사람이 변하면 변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행복에 젖어드는 것도 좋지만, 그렇기 때문에 주변을 잘 살피고 조심하세요. 아이나 엄마라는 존재는 악의에 의한 표적이 되기 십상이니까요. 귀족의 아내나 자식을 납치해서 인질로 삼으려는 자들도 있고요."

"그래. 특히 키르슈 군은 일시적으로 출산 휴가를 다녀왔다고는 하지만 현역의 기사다. 기사는 원한을 사기 쉬운 직업이니까........"

"1년의 공백이 있다고 해도 부인께서 그렇게 쉽게 질 것 같지는 않지만, 방심은 금물인 건 확실해요. 더군다나 갓난아이를 안고 있으면 움직임도 느려지겠지요."

"외출할 때는 백작가의 사람이 호위하는 거지?"

"만약을 대비해 실력 있는 경호원을 고용했습니다. 신원이 확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내 말에 고리우스 선배와 피클스 님의 표정이 굳었다. 제1왕자파 귀족들 사이에서 특히 위험한 녀석들이 모여 있던 과격파를 작년 여신강림절을 이용해 소탕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비 온 뒤의 죽순처럼 악당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그 '불운한 희생자'가 많이 나온 대형 화재로 제1왕자파, 아니 폭주하던 과격파의 기세가 크게 꺾였지만, 그렇기 때문에 보복에 나서는 자들도 나올 것이며 그 원한의 화살은 당연히 제3왕자파에게로 향할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제3왕자파의 가장 큰 후원자인 골드 상회와 싸우는 것보다 그쪽이 더 안전하고 확실하기 때문이다.

왕족보다 일개 상인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더 무섭다는 것도 우스운 이야기지만, 돈의 힘은 언제 어디서나 보편적으로 무서운 것이다. 특히 이글 아버지가 독불장군처럼 굴리는 골드상회에는 그 특유의 정치적인 흥정이 전혀 통하지도 않고.

이득을 무시하고 제뜻만 고집스럽게 관철하는 상대는 가급적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은 법이다. 더군다나 그 이유의 대부분이 '개인적인 바보 아빠'임을 자타가 공인하고 있으니, 관계를 맺는 것만으로도 손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아내와 아이는 제가 목숨 걸고 지키겠습니다. 이를 위해 부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전하, 호크"

"물론이지. 고리우스도 키르슈도 우리를 지지해 주는 소중한 부하이며, 무엇보다 개인적인 친구잖아. 그런 너희들에게 해가 끼치지 않도록 나도 최대한 노력할게."

 

"저도. 뒷맛이 좋지 않은 것은 싫으니까요."

이런 대화를 나눴던 것이 엊그제의 일이다.



――


"도련님. 키르슈 라우라 라우라 백작부인이 친정으로 귀향하던 중 습격을 당해 그녀와 아들이 납치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범인이 백작가에 몸값+α를 요구한 모양인데, 피클스 전하께서 급히 비밀리에 만나고 싶다는 연락도 왔고요."

"뭐!?　두 사람의 신병은 무사해?"

카가치히코 선생님과 녹차를 마시며 오후의 독서시간에 임하고 있던 나는, 로리에가 가져온 소식에 차를 쏟을 뻔했다. 먹기 직전의 밤 양갱을 서둘러 입에 집어넣고는 일어섰다. 카가치히코 선생님도 책을 덮고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현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필요하면 조사해 보겠습니다만."

"부탁한다고 하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정보가 부족해서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 어쨌든 나는 피클스 님을 만나러 가볼 테니 로리에는 카가치히코 선생님과 함께 나와 동행해 줘."

"네."

"알겠스므니다."

얼마 전 방문했을 때의 행복해하던 아빠의 모습을 보건대, 부인과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고리우스 선배의 멘탈이 위험할 것이다. 서툴고 무뚝뚝하지만 성실하고 반듯하고 선량한 선배가 고단한 인생 끝에 겨우 잡은 행복이다. 그걸 망쳐버린다면 참을 수 있겠냐고!